2005-01-05 17:29

조선주 실적부진 심화 전망속 급등

조선주가 올해 영업실적 부진이 심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훌쩍 뛰어넘어 일제히 순항했다.

전날 미국 달러의 강세 전환과 함께 원/달러 환율이 안정될 조짐을 보이고, 향후 대형 유조선 발주 및 선박가격 인상 가능성 등이 대두되면서 투자심리를 불러일으킨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거래소시장에서 현대미포조선은 외국계 매수가 유입되며 꾸준한 상승흐름을 유지한 끝에 전날보다 7.37% 오른 3만6천400원에 장을 마쳤다.

STX조선도 7.26%나 상승한 것을 비롯해 현대중공업(6.74%), 대우조선해양(4.66%), 삼성중공업(3.65%) 등 조선주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조선주의 이같은 순조로운 상승 흐름은 후판가격 인상 가능성과 이에 따른 실적 부진 심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았다.

하나증권은 이날 조선업에 대한 분석보고서에서 앞으로 후판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져 올해 영업실적 부진이 한결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재 애널리스트는 "호주 광산업체들의 철광석 고정거래 가격 인상 요구가 현실화할 경우 철강업체들은 원가 상승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판매가격 인상을 통한 비용 전가에 나설 것"이라며 "이에 따라 조선업체의 수익성 악화폭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유연탄과 철광석이 철강 제조원가의 50% 수준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유연탄 가격 인상에 이어 철광석 가격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실적악화의 가장 큰 요인인 후판가격의 상승폭이 당초 예상치보다 훨씬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신증권도 펀더멘털 측면에서 볼 때 조선업황은 지난해가 최고점이었으며 올해부터는 하향 추세라는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지난해 업황이 좋았던 데 반해 주가가 연중 하락세를 보이다 10월에서부터야 오르기 시작해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는 데다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이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전용범 선임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조선업체의 실적이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실적 터닝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미리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 지난 4일 미국 달러가 유로화 및 엔화 대비 강세로 돌아서고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천46원대에서 안정세를 보인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한 요인으로 풀이됐다.

이달중 엑손 모빌이 대규모 LNG선을 12-16척 발주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대형유조선(VLCC) 가격이 대폭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됐다.

대우증권 성기종 애널리스트는 "최근 원화 강세로 주가가 많이 빠졌는데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환율이 안정권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대형선박의 가격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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