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2-30 11:40

신년사/ 홍용찬 한국국제해운대리점협회장

"기사회생의 묘수를 찾아라”



韓流,로지스틱스(logistics) 즉 物流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는 낯설지 않고 또 기분 좋은 단어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해방을 맞이한지 60주년 즉 환갑이 되는 乙酉年이다. 그 때엔 아시아의 동북쪽 끄트머리 변방 국가였던 우리가 오늘의 立地를 꿈이라도 꿀 수 있었던가?

오늘날 물류란 운송의 개념을 넘어서 상품의 부가가치 창출을 이루는 모든 부문에서의 경제 활동을 포괄하게 되었다.

예를들어 명품의 경우, 가격 결정은 생산에 투하된 요소비용에는 크게 구애받지 않고 소비자가 지불하고자 하는 수요 곡선에 따라 최대 이윤을 보장하는 서플라이 커브(supply curve)를 도출하는 일종의 독점가격 결정이론을 따른다.

이때에 부가가치 증대를 위하여 투하되는 여타의 시장행위 즉 금융, 광고, 이미지 컨트롤, 섭외, 전시, 기업 내지는 국가의 네임 벨류 나아가 브랜드 네임을 고조시키는 활동 모두가 物流에 포함된다.

우리는 한류가 얼마나 국가 이미지 제고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는지 따라서 상품가치를 얼마나 높여줬는지를 물류의 입장에서 평가해야 한다. 얼마 전 촉한의 수도 성도를 방문할 기회가 있어 유비 묘를 찾다가 한류 우스개 소리를 지어내 보았다.

때는 바야흐로 AD 207년 유비가 40대 중반의 나이로 관우와 장비를 대동하고 약관 스물다섯인 제갈량을 찾아 나섰다. 세 번째 방문인데도 근처에 있으면서 코빼기도 보이지를 않자, 드디어 성질 급한 장비가 사달이 났다.

“요놈 자식 어린놈이 어디 감히 주군을 골탕 먹이고…”

느긋한 유비가 달랬다.

“장비야, 한류가 무언줄 아느냐?”

“아 그거 요새 한국에서는 고스톱이 유행이라면서요.”

“그렇지, 그럼 우리 기다리는 사이에 심심풀이로 行停(go-stop)학회 세미나를 열자."

삼국지를 자세히 읽어 보면 관우가 제대로 된 작전을 써서 성공한 예는 별로 없는데 장비는 스스로 미련한 체 해서 얕은꾀로 상대를 번번이 무너뜨린다. 아니나 다를까 장비가 계속 따면서 연판 고를 외치는데, 한 젊은이가 나타나더니 쓰리 고를 하려는 장비에게 훈수 한마디.

“초단을 염려하시오.”

“아니야, 못 먹어도 고야.”

그러자 말 떨어지기 무섭게 관우가 치고받고 해서 정말로 초단을 해 버리니 그것이 한류의

“삼고초려(三go草慮)”

그때부터 이들은 제갈량을 사부로 모셨다나.

그 날 밤 머나먼 그 곳 촉한 땅 호텔방 TV에서도 어김없이 우리 배우들이 능숙한 중국어를 구사하며 두 개의 채널을 차지하고 있었다.

겨울 연가의 열풍을 맞고 있는 일본은 물론이고, 東南亞 어디를 가도 이젠 그들이 나이든 우리보다도 한국배우들을 낯설어하지 않는다.

김정일이 상해와 심천을 들러본 후 상전벽해(桑田碧海)라 했다지만 이보다 더 놀랄 것이 우리 문화의 뻗어나감이다.

공산주의자들은 형식이 내용을 규제한다고 하지만 문화의 뒷받침 없는 일류상품(一流商品), 일류국가(一流國家)는 불가능하다.

우리경제를 일으킨 제품들이 대체로 브랜드 네임이 중요하지 않은 아이템에서부터 시작해서 OEM을 거쳐 일본을 따라가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의 주종인 건설, 중화학, 조선, 철강, 반도체 등도 크게는 소재산업이지 자랑하고 갖고 다니는 명품의 범주에 들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작금에 와서 자동차와 핸드폰과 같은 결정적으로 얼굴이 필요한 제품이 잘 나가는 것은 한류 열풍에 힘입은 국가 브랜드 신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러한 한류의 시초는 바둑에서 조훈현이 응창기 배를 차지한 후 계속된 세계 석권이 가져다 준 효과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올해의 경기 전망은 환율과 유가변수가 합쳐서 무역 수지는 양방향에서 핍박을 받을 것이고 따라서 성장이나 고용 등 모두가 불투명하고 어둡다고 보는 것이 대세이다.

아버지 혼자서 벌어서 온 식구를 먹여 살려야하는 우리나라의 소득구조를 가지고는 20세 이상 온 식구가 생산 활동에 종사하는 선진국의 가계 소득을 따라갈 수 없다.

그런데도 소비 구조는 비싼 부동산 값 - 글쎄 우리나라 국토 전체의 공시지가가 1800조 실거래가격은 5,000조원 정도라는데 미국 국세 조사치 4조 달라보다 많으니 우리나라 팔아서 미국 다 사고도 남는다.

이러한 고비용 이외에도 과외비, 자동차 보유 비율, 빈번한 노조 파업 언필칭 누가 가계나 기업이나 국가를 경영해도 암담하기 짝이 없다.

바둑처럼 위기를 타개하는 묘수는 없을까?

새해 벽두에 나는 엉뚱한 제안을 하나 하고 싶다. 그것은 공급자의 집단 이익에 연연하여 온갖 수단 다 동원하여 학생이나 학부모를 괴롭히고 나라를 망쳐먹는 교육 관련자들이 관여 않는 바둑이나 드라마 같은 곳에서 찾아야한다.

세계적인 일류가 되기 위한 극심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은 바둑뿐만 아니라 예술이고 스포츠고 어학이고 간에 조기 교육에서 비롯된다. 상대 졸업 후 배운 실력으로 펀드 매니저하니까 밤낮 컴퓨터 게임에서 외국인 따라 하기 바쁜 것이다.

천기를 누설하면 재능 있는 아이들을 조기에 발굴하여 컴퓨터 게임에 모의투자를 통해 혹독한 증권교육을 시켜 나중에 월스트리트로 보내는 것이다.

증권투자는 세계 챔피언끼리의 경쟁이 아니고 프로가 어린애들 손목 비트는 게임이다. 미국은 달러 찍어내 돈 버는데 우리가 온 세상 돈을 다 끌어 모으려면 증권사관학교를 즉시 개설해야 한다.

바둑처럼 성취동기를 부여하면 대성할 수 있을 것이다. 재주가 모자라 프로가 되지 못하더라도 월등한 솜씨로 제벌이는 해댈 것이니 손해 볼 것은 없다.

해운인 가족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대박 터뜨리기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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