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건화물·유조선 시황 강세 지속
KMI, ‘2005 세계해운전망’ 발표
2005년도 세계해운시황을 좌우하는 최대변수는 중국의 경기와 정책동향인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달 30일 한국선주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세계해운전망’에 따르면 2005년의 세계 컨테이너시장의 화물 처리량과 수송량은 모두 올해보다 11%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렇듯 2005년 해운시장에 드리워진 장밋빛 전망도 중국경제와 중국의 정책 방향에 좌우된다는 분석이다.
2003년까지 중국변수가 해운시황을 끌어올리는 “중국효과(China Effect)"를 연출했으나 올해 4월 원자바오 총리의 중국경제 경착륙 가능성을 암시하는 발언으로 검증된 것과 같이 중국변수는 해운경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충격효과를 연출할 수도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같이 중국변수가 긍정과 부정의 효과를 갖게 된 만큼 2005년부터는 중국의 경기변동과 정책변화가 세계해운경기의 핵심변수로 기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밖에 내년도 시황에 변수로 작용할 요인들에 대해 동유럽국가들의 성장에 따른 물류지도 변화, 중국을 포함한 브릭스(BRICs) 효과, 초대형선에 의한 메가물류시대 도래, 최근에도 문제되고 있는 항만적체 현상 그리고 선박펀드의 영향력 확대와 선박톤세제 도입 확산 등을 KMI는 거론했다.
이중 브릭스효과에 대해 KMI 임종관 연구원은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이라 해운시장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며 “‘원유’에 대해서는 거의 소비국가들로서 영향력이 크고 러시아의 경우 원유 수출국가로서의 위치에 주목해야한다”고 말했다.
브릭스 4개국은 광대한 면적에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노동시장을 지배할 만큼 풍부한 저임금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천연자원과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전 세계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이들 4국에 집중되고 있어 브릭스 4국은 세계의 생산공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브릭스’효과에 주목해야
한편 최근 항만적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상과 관련, 올해 나타난 항만적체는 일시적인 성수기 현상으로 치부하기에는 심각한 수준이며 매년 성수기마다 주요항만들이 겪어왔던 상황과는 달리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북미지역이나 유럽의 적체현상은 수출물동량을 폭증시키고 있는 중국효과 때문이며, 항만적체의 또 다른 구조적 요인은 컨테이너선박의 대형화 때문으로 분석했다. 8000TEU 이상의 초대형 선박은 2008년까지 200여척이 투입될 예정이라 이에대한 항만물류, 해상물류 및 해륙연계물류 체제까지 대비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KMI는 선박투자회사제도 활성화 및 선박톤세제 도입이 확산됨에 따라 내년도 해운시황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강조했다. 선박투자회사는 해운시황의 조절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제도가 국제적으로 활성화되는 경우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됨에따라 2005년에는 선박펀드의 역할을 주목하고,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3월부터 선박펀드가 판매되기 시작해 11월까지 15호 펀드가 인가를 받은바 있다.
이와함께 최근 우리나라가 도입을 추진중인 선박톤세제에 주목해야한다고 지적됐다. 선박톤세제는 법인세를 대체하는 조세제도로서 기업의 경영실적에 관계없이 운항선박의 톤수규모를 기준으로 법인세를 납부하게 된다. 이에따라 선박톤세제를 활용하는 경우 조세전략의 변화뿐만 아니라 선대운영전략에서도 근본적인 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 것과 함께 우리나라 해운업계는 톤세제 활용전략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5 「컨」처리량 11% 증가 전망
2005년 세계 컨테이너 처리물동량은 2004년 대비 11% 증가한 3억9,300만TEU가 예상됐다. 동북아지역은 2억500만TEU를 기록해 세계 물동량의 52.1%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북미는 4,300만TEU로 10.9%, 유럽은 7,300만TEU로 18.6%를 처리할 전망이다. 올해의 세계 컨테이너처리량은 3억 5,400만TEU로 2003년 대비 11.7% 증가량이 예상됐다.
또 내년도 세계 컨테이너 수송량은 1억1,250만 TEU로 올해보다 1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의 컨테이너 수송량은 1억90만TEU로 2003년대비 11% 증가가 예상된다.
세계 컨테이너선 선복규모는 내년에 917만TEU를 기록, 2004년대비 14%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Barry Rogliano Salles(BRS)는 2005년 선복규모가 전년대비 13.8% 증가한 942만 TEU, 클락슨(Clarkson)은 11.1% 증가한 910만TEU 그리고 드루어리는 14% 증가한 917만TEU로 전망했다.
주요정기항로별 동향을 보면 2005년 아시아-북미항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1,794만5천TEU로 전년 대비 1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수송능력은 2,935만1천TEU로 2004년대비 11% 증가할 전망이며 평균 소석률은 61.1%로 전년대비 0.8% 포인트 증가한다는 예상이다. 동향(E/B)의 경우 소석률이 76.2%로 전년대비 1.2% 포인트, 서향(W/B)은 42.3%를 기록해 전년대비 0.3% 포인트 증가할 전망이다.
운임은 지속적인 수송수요 증가와 선박공급 부족에 따라 2005년에도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운임수준은 2005년 1분기에 전년 4분기에 이어 소폭의 하락세에서 출발하지만 2분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2005년 아시아-유럽항로의 컨테이너 수송물동량은 1,130만3천TEU로 전년대비 14.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간수송능력은 1,425만7천TEU로 전년대비 11% 증가할 전망이다. 평균 소석률은 97.3%로 전년대비 2.6% 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동향은 소석률이 66.6%로 전년대비 0.8% 포인트, 서향은 89.5%를 기록해 전년대비 4.1% 포인트 증가할 전망이다. 이 항로의 운임은 지속적인 수송수요 증가와 선박공급 부족에 따라 2005년에도 계속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운임수준은 수출항로가 2분기부터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아시아 역내항로는 중국의 경제성장, 아시아 역내 국가들간 FTA 협의 진전 등으로 전반적인 물동량 증가가 예상되나 증가폭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운임은 각 항로별로 등락을 달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항로는 2005년에도 지속적인 물동량 증가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나, 이 항로 고질적인 병폐인 선복과잉과 선사간 과당경쟁으로 운임수준은 약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일항로는 2004년 5%대의 완만한 물동량 증가를 보였으나 2005년에는 양국의 경기침체로 물동량 증가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사들이 12월 1일부로 오사카, 고베 지역 서비스를 주3항차에서 2항차로 축소하는 등 선복감축을 위한 자구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임회복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연간 운임은 상반기에 소폭 상승한 후 약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다.
동남아항로 운임 점진적 상승세
동남아항로의 2005년 운임전망은 다른 아시아 역내항로와 달리 다소 긍정적이다. 동남아항로는 완만한 물동량 증가추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선복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2005년 운임은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 역내 운임협의회(IADA) 회원사들이 ‘선사간 과당경쟁 방지에 대한 상호협약’에 의거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지속적인 운임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원양선대의 시장진입 확대로 장기시황은 다소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한-러항로는 지속적인 물동량 감소와 선복과잉으로 점진적인 운임하락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05년 이 항로에 영향을 미칠 변수는 한국 가전제품의 수출규모, 중국과 일본의 수출확대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측면에서는 한러항로의 선복과잉 지속여부, 중러 항로의 선복확대 여부 등인 것으로 분석됐다.
HR(Howe Robinson)컨테이너 용선지수는 2005년에 소폭의 상승세를 보인 후 하락세로 돌아서리란 전망이다. 전문가 패널 조사결과, 2005년 1분기에는 1,775포인트를 기록, 최고치를 경신한 후 2~3분기에는 1,760포인트, 1,752포인트로 하락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도 2004년 보다 높은 수준으로 컨테이너선 용선지수는 2005년에도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부분의 선사와 관련 기관들이 2005년부터 조정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전망이 가능한 것은 역시 중국경제와 북미 등 주요항만의 적체현상 등 때문이라고 KMI는 분석했다.
HR 「컨」 용선지수 ‘고공행진’ 전망
즉 중국경제가 2005년에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세계 컨테이너선의 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북미, 유럽 등 전 세계적인 항만적체가 2005년에도 지속되면서 추가적인 선박투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고, 5,000TEU급 이하 중소형 선박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HR 컨테이너 용선지수는 2005년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드루어리는 컨테이너선 용선료가 2005년에 최고치에 다다른 후, 하락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으나 감소폭이 적어 앞으로 4-5년간은 높은 지수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화물 해상물동량은 2005년에도 증가할 전망이나, 2004년의 건화물 해상물동량 증가를 주도했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중국정부의 긴축정책 기조가 유지되면서 증가율이 2004년도의 5.9%에서 내년에는 4.0%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특히 2004년 10.9% 증가율을 기록했던 중국의 철광석 수요가 2005년에는 절반 이하인 5.0%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석탄의 수요도 전년대비 4.65% 증가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2005년의 건화물선 선박량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역사상 최고의 해운경기에 따른 해체량의 감소와 해운경기 상승기인 2002년 이후에 발주한 선박의 인도 증가로 2004년 대비 3.5% 증가한 3억3,220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건화물시장의 운임은 전 선형에 걸쳐 지난해 대비 하락할 전망이나 그래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2004년 11월 23일까지 BDI 운임지수는 연평균 4,419.1포인트로 전년 평균 2,634.2포인트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내년 원자재 가격상승에 대비한 물량이 급격히 늘면서 나타나고 있는 최근의 상승세를 감안할 때 운임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건화물시장의 호황은 2005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2005년 하반기에 접어들면 수요측면에서 전 세계 건화물 해상물동량의 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과 공급측면에서 신조선의 유입 등으로 다소 조정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중국의 철광석 및 곡물 수요 지속, 주요 원자재의 수출입선 변화에 따른 톤 마일의 증가 등으로 이 같은 조정폭은 매우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따라 케이프, 파나막스, 핸디막스 등 전 선형에 걸쳐 지난해 대비 운임하락폭은 10% 내외가 될 전망된다. 2005년 운임수준은 올해보다는 낮을 것으로 전망되나 2003년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화물시장 호황 지속
이와관련 국내 건화물선 운영선사 실무자들도 비슷한 대답을 내놓았다. KMI가 지난 11월 22일부터 27일까지 7일간 국내 건화물선 운영선사 6개 업체 실무진 17명을 대상으로 향후 건화물선 시황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05년 연평균 건화물선 종합운임지수인 BDI지수는 4,082.5포인트로 전망됐다. 한편 내년도 세게 원유해상물동량은 중국과 인도의 지속적인 원유수입증대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둔화에 따라 금년보다 소폭 감소한 약 2.4%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조선 슈요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톤·마일 수송수요도 금년대비 3.5% 증가한 11조900억 톤·마일에 달할 전망이다.
금년 9월말까지 유조선 발주잔량은 8,680만DWT에 달해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내년도 신조선 인도량은 금년을 상회하는 2,310만DWT로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도 유조선 해체량은 금년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나 VLCC(Very Large Crude-oil Carrier)의 현대화 진전 및 MARPOL 조약 개정에 따라 예년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신조인도량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반면, 해체량 증가는 그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도 유조선 선박량은 금년대비 4.8%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2005년 세계 유조선 선박과잉량은 1,750만DWT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선박공급량 대비 선박과잉량으로 정의되는 선박과잉률은 금년보다 증가한 6.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유조선 운영선사 실무진을 대상으로 향후 유조선 시황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05년 페르시아만-극동향 VLCC 운임은 연평균 WS 13.9포인트로 금년보다는 하락할 것이나 여전히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2006년도 유조선 시황 전망에 대해서는 약세(WS 70~110) 3명, 보합세(WS 150) 1명, 강세(WS 120~200) 5명, 무응답 3명으로 향후에도 유조선 시황이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WS 13.9P…유조선시황 강세 전망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사는 내년 석유수요증가율이 연간 2%에 그쳐 유조선 수요는 금년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대량의 신조선 인도로 선박증가율은 5%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내년도 하반기 이후 유조선 시황이 급락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Platou사는 금년 유조선 시장은 중국과 미국의 석유수요 증가에 따라 예상외의 급등세를 시현했으나, 내년 하반기 이후 MARPOL협약에 따른 카테고리 1선박의 해체가 일단락되면 선박공급압력의 증대로 시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 인도, 미국의 원유수요 등 수요측 요소들이 향후 유조선 시황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종관 박사는 내년도 세계해운시황의 전망을 내놓은 후 “이제는 통계 수치를 통한 예상가능한 방식의 시황전망이 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기존 해운시장의 운영 근간을 이토록 달리한 요인이 무엇인지 그 변수를 찾는 것이 요즘 해운비즈니스에 중요한 이슈다”라고 전제했다.
이러한 변수에 대해 그는 역시 ‘중국’을 또 한번 거론했으며 중국이 기존 해운시장의 운영 패턴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단순히 중국경제의 경착륙 혹은 연착륙에 대한 조명뿐 아니라 중국이 나아가고자 하는 정책적 변수까지도 해운시황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므로 이에 예의주시해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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