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29 10:27

한-싱가포르 FTA 협상 타결

노무현 대통령과 리시엔룽 싱가포르 총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 정상회의를 계기로 가진 양국 정상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음을 선언했다고 29일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한-싱가포르 FTA 협상이 타결됨으로써 한국은 칠레에 이어 싱가포르와 두번째로 FTA를 체결하게 됐다.

한국과 싱가포르는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10여차례에 걸쳐 진행된 협상을 통해 상품 및 서비스 무역, 투자, 정부조달, 기술표준적합성 상호인정(MRA), 지적재산권, 협력 등 9개 분야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FTA 타결을 위해 노력해왔다.

양국은 FTA 협상을 실질적으로 타결함에 따라 앞으로 추가 실무협의, 법률 검토 등을 거쳐 협정 문안을 최종 확정하고 이후 협정문에 대한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재가를 거쳐 정식 서명한 뒤 국회의 비준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한-싱 FTA 발효시점은 양국간 비준서 교환 뒤 30일 경과 후가 되며 양국 국회의 비준 동의 일정을 감안할 때 내년 중반께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싱 FTA에서는 개성공단 등 북한경제특구 생산 제품에 대해서도 남한에서 생산된 제품에 부여하는 것과 동일한 특혜관세를 부여키로 했다.

이로써 개성공단 등 북한경제특구에서 생산된 제품의 해외 판로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선례가 마련된 셈이다.

한.싱 FTA는 금융서비스, 전자상거래, MRA, 협력분야가 추가되는 등 한-칠레 FTA에 비해 다양한 무역확대 및 원활화 방안을 훨씬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양국은 대부분의 상품, 서비스 교역의 자유화에 합의했으며, 이에 따라 싱가포르는 사실상 모든 상품에 대해 관세를 철폐키로 했다.

한국은 민감한 농산물 품목 중 상당부문, 공산품 중 석유화학제품 등 일부 민감품목을 관세화 대상에서 제외했다.

석유화학제품은 민감 품목 일부가 양허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됐으며 일부는 10년 장기 관세철폐 품목으로 선정돼 FTA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전망이다. .

싱가포르가 중계 무역지여서 제3국 제품의 한국 우회수출이 우려됨에 따라 양국은 원산지 규정을 엄격히 적용키로 했다.

양국은 급격한 수입증대에 대비해 양측 모두에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권을 부여키로 했다.

또 서비스 분야의 자유화를 촉진하기 위해 관련 제도적 장치를 마련키로 했으며 상호 공산품 수출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MRA 협정을 체결키로 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이번 FTA 체결로 국산 압축천연가스버스의 싱가포르 수출이 용이하게 됐으며 한국기업의 정부구매, 건설서비스 시장 진출이 촉진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로써 양국은 협정문안 등 세부사항에 대한 실무협상만 남겨놓게 됐다.

한.싱 FTA 체결은 동북아시아 및 동남아 허브를 지향하는 양국간 전략적 연계를 강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은 물류, 금융, 비즈니스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는 싱가포르와 FTA를 체결함으로써 서비스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고 싱가포르의 대한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간 FTA 협상이 당초 목표대로 연내 타결됨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한.일 FTA 협상은 물론 내년부터 개시되는 아세안,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의 FTA 협상 등 한국의 동시다발적 FTA 추진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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