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01 09:35

중국 내에서 어엿한 3자 물류업체로 인정받아

국내 운송회사로서는 처음으로 1997년 ‘진극저운유한공사’라는 한중합자회사를 통해 중국 진출에 나섰던 극동컨테이너가 7년이 지난 지금, 중국 진출을 꾀하는 많은 한국 물류기업들의 모델로 부각되며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 8월 30일에는 우리나라 물류업계의 내로라 하는 물류 인사 28명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 대중국 물류투자조사단’이 천진에 있는 창고를 방문, 중국 진출 및 중국에서 사업하는 것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들을 풀어보는 시간을 갖기도 하였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중국물류와 관련, 중국 장가항 진극저운유한공사(JINJI WAREHOUSE & TRANS, 이하 진극) 총경리이자 동사장(CEO겸 사장)직을 겸임하고 있는 홍현득 극동컨테이너 사장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물류와 경영 : 진극은 1997년 한중합자회사로 처음 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사에 대해 먼저 간단하게 소개해 주십시오.

장가항 진극 저운 유한공사(JINJI WAREHOUSE & TRANS)는 극동콘테이너가 80% (2년 전 진도 지분 40%를 확보해서 현재 지분이 80%에 이름) 현금출자하고, 중국운송업체인 장가항 국제 콘테이너 운수공사가 20% 현물 출자하여 한중합자 형태로 1997년 설립되었습니다.
소주 지역에서 세탁기, 냉장고 등 삼성전자의 백색가전 수출입 물류를 담당하는 것으로 시작, 현재 천진, 장가항, 남경, 동관, 성도, 청도, 심천, 심양 등 중국 내 주요 지역에 2개의 분공사와 9개 사무소를 두고 수출입 운송 및 내륙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초 공개 입찰을 통해 중국내 삼성전자 3자물류(3PL)업체로 선정되면서 각 법인의 물류 전체를 담당할 수 있는 우선권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새로 마련한 6만 평방미터 규모의 소주 물류센터 관리와 천진에 새로 지은 1만 7천 평방 미터 규모의 물류센터 관리 등 현재 소주, 천진의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한 350여 명 종사원이 화주 밀착형 제3자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국내 운송회사로서는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하였고, 현지 운송사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기반을 확고히 하여 중국에 진출하는 국내기업들의 물류비 절감에 한 몫을 하고 있음을 자부심으로 삼고 있습니다

물류와 경영 : 현재 중국 물류시장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중국 물류업체의 시장 장악 능력과 외국계 업체의 능력을 대비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중국내 산업은 ‘세계의 제조 공장’이라 불리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세계 유수 기업이 진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기업들이 중국 업체와 합작하여 만든 외자 업체들로부터 중국 내 물류에 대한 요구사항 및 서비스에 대한 품질 제고 등이 날로 추세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부응하기 위해 다국적 물류 기업들이 중국 내 업체와 합자 혹은 독자로 점차 중국 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중국이란 방대한 지역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중국 내 물류 기업도, 외자 물류 기업도 없는 것이 현재까지 실정이며 아직까지는 몇몇 중국 내 물류 기업이 TPL업무를 위해 중국내 네트워크 형성 및 선진 물류 도입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선진 기술로 무장한 외국의 대형 물류 업체는 얼마 전부터 중국 내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중국 투자에 노력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으로 중국 내 물류업체 및 다국적 물류 기업간 물류 전쟁이 예견되는 가운데, 진극저운유한공사는 중국 내 물류 네트워크 형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기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물류 업체가 유리한 상황이지만 향후 자본력 및 선진 물류 노하우를 가진 다국적 업체의 약진이 예상됩니다. 현재로서는 개척되지 않는 분야가 많이 열려 있는 이 시장에 어느 업체가 들어와 선점하느냐에 따라 열매를 거두는 것이 결정되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중국 물류업체 현실을 잠깐 살펴 본다면 운송만 하는 업체들의 상당수가 서비스 질적으로 매우 열악한 상태입니다. 최근 들어 3자 물류 전문기업이 나타나고 있는 추세이지만 아직까지 운송업체의 경우 운송만 하고, 보관업체의 경우 보관만 하는 등 한 가지 업무에만 집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중국 물류 지형은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는데 상해 이북은 물류가 발전했다고 볼 수 없지만, 홍콩을 통해 들어가는 광동, 심천 등지의 경우 물류업체 수준들이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습니다. 또한 유럽 등지에서 외자기업이 들어와 중국업체를 합병한 경우가 5-6개 정도 되는데 이들 기업이 상해까지 진출, ‘선진 물류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들 업체들 중국 물류업체의 선두그룹으로 보시면 됩니다.

물류와 경영 : 이러한 상황에서 진극저운유한공사(이하 진극)의 매출 실적은 어떻습니까? 매출액, 주요 고객, 그리고 주로 어떠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지요?

진극은 매년 3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여 작년 180억원 규모의 매출액을 시현하였고 올해는 2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삼성, L사 등의 전자업체와, H 타이어, D제과, N 식품 등 다양한 업종에 걸쳐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CJ 시스템즈를 통해 도입한 IWMS 시스템 및 자체 개발한 TMS상의 배차 및 차량 정보를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Web상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류와 경영 : 중국이 기회의 땅이기는 하지만, 그와 함께 많은 업체들이 몰려 들어 상당히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국 내부에 1,000만 개의 물류업체가 존재하고, 그 중 동부에만 500만개의 물류업체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땅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하우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물론, 경쟁업체와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이를 위해 우수한 직원을 확보·양성하고, 시스템 교육을 철저히 하여 운영능력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여야 합니다. 이와 함께 시설, 전산시스템 등의 물류인프라를 첨단화하여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기본이 되겠지요. 진극도 이 부분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부단히 노력해 온 결과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정립할 수가 있었습니다. 만약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과 살아 남는다는 것이 다른 의미가 아니라면, ‘고객과의 업무 교류 시 지녀야 할 오픈 마인드’와 사고 등 문제 발생 시 책임감 있게 사후 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한 비결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류와 경영 : 1997년만 해도 국내기업과 정부가 중국 시장에 아직 관심을 돌리기 전입니다. 많은 어려움과 고생을 겪으셨을 것 같은데 생각나는 에피소드나 일화 같은 것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소주 법인 삼성전자 물류센터의 TPL 수행 업체 선정을 놓고 프리젠테이션에 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프리젠테이션 결과 1등과 근소한 차이로 진극이 2등을 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이 프리젠테이션 내용과 그 업체 상황이 일치하는 지 여부를 실사하는 과정에서 서로 맞지 않는 부분들이 나타나 진극이 TPL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진극이 당당한 3자 물류업체로 인정 받은 그 프리젠테이션이 개인적으로 보람되고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물론 아픈 기억도 있습니다. K 사의 경우 처음에는 진극이 중국내 수송을 맡았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말한다면 중국 현지인들과의 힘겨루기에서 밀렸습니다. 진극이 제아무리 운송비 절감과 서비스 질 등을 보장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다짐해도 그 업체의 물류를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한족 담당자들의 협력을 얻지 못해 결국 철수할 수 밖에 없었던 쓰라린 경험이 있습니다.
이 일을 통해 중국에 진출하는 우리 업체들의 회사 운영 조직 체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중국에 진출하는 우리 업체라도 실무를 담당하는 것은 현지 중국인들이기에 그들에게 ‘품질이 먼저이고, 가격 경쟁력은 그 후’라는 식의 서비스 품질 보장에 대한 강한 인식을 심어주지 않고서는 물류 서비스 향상에 어려움이 많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물류와 경영 :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외국업체를 내국업체와 동등하게 취급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외국업체에 대해 차별이 존재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합작회사로서 중국에서 사업함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대 관공서 업무에 있어서 중국업체와의 차등 처분 경우가 많습니다. 노무관리, 세무관리, 공상관리 등에 있어 내국 물류 업체에 비해 항시 엄격한 법의 체제하에 조사·보고 되고 있습니다. 중국 현지인에게 적절한 대우와 처분을 통해 현지화에 성공해야 하겠으나 한국인의 생활 방식과 언어상 문제 등으로 실제 실행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따를 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최근 많은 회사들이 중국에 들어오면서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 세제 등을 연구해서 우리 기업들이 불합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는 보호막을 정부에서 쳐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취급 물량만 가지고 중국에서 경쟁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한 홍현득 사장은 최근 중국 자생 그룹인 시노트란스와 국적선사인 장금상선 등 굴지의 해운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경쟁력 향상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아직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에 대해 서로 말을 맞추어 가는 단계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건 없지만 조만간 확정될 것이라고. 이러한 업무제휴를 통해 앞으로 중국 물류의 발전이 기대된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워낙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국에서 앞일을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진극저운유한공사는 중국내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물류센터 운영과 로컬화물 운송 중심인 현재의 3자물류 사업 영역을 보다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 중에 있으며, 특히 10월부터는 상해에 미리 확보한 2만평 규모의 컨테이너 장치장(CY) 운영을 통해 향후 수출입 물류 쪽으로 사업 다각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TIP. 중국인과 만날 때는 주의하세요!

현재 진극저운유한공사에는 350 여 명의 중국 현지 인력이 고용되어 있다. 이들 중국인들은 ‘곧’을 뜻하는 ‘마상따오’ 란 단어를 많이 쓴다고 한다. 한국인들은 이들이 말하는 ‘곧’ 이란 단어를 ‘금방, 얼마 지나지 않아’ 란 뜻으로 해석하고 ‘곧 도착한다’는 연락을 받으면 하던 일을 멈추고 기다리고 있게 된다. 하지만 이들의 ‘곧’ 이란 단어는 30분 이상, 최대 2시간까지 커버하기도 하는 시간의 흐름이 매우 느린 ‘곧’ 이다. 결국 ‘곧’ 올 것이라고 기다리고 있던 한국인들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상대방을 기다리느라 시간을 죽이고 있기 일쑤라고.

㈜ 극동콘테이너

㈜극동콘테이너는 1980년 창업 이래 24년간 수출입 컨테이너의 운송을 발판으로 현재는 CY/CFS, 컨테이너 매매, 컨테이너 수리 등 수출입 물류 전반을 망라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실력을 인정 받고 있는 물류회사.
현재 전국 주요항만 및 도시에 6개의 지사를 두고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의왕, 인천, 부산, 광주, 수원, 군포, 구미 등 전국권에 거쳐 6만7천 평 규모의 컨테이너장치장(CY)을 확보하고 있고, 400여 대의 직영 차량(트랙터)을 운영중이다.
S그룹 계열사, OOCL, 장금상선 등을 주거래처로, 그 외 일반 거래처가 1,000여 개에 달하는 극동콘테이너의 가장 큰 특징은 화주밀착형 서비스. 즉, 선사 물량을 주로 취급하는 다른 수출입 물류 업체와는 달리 거래처 중 실화주 비율이 80%에 달하여 서비스의 질과 실속 면에서 뚜렷한 차별화를 이루어 내고 있다.
올해 매출액 목표는 470억원으로, “종합물류회사”와 “물류전문회사”의 두 가지 기치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21세기 “초일류 물류기업”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공격적인 중장기 경영 전략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극동과 우호 관계를 맺어온 동업계 회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사업 확장 및 신규 사업 진출에도 적극 참여, 중국 내 삼성전자 3PL업체로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3PL 영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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