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20 16:45

“중국진출, 남들과 달라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업체탐방/포맨해운항공>

포맨해운항공, 상해 기점으로 중국물류시장 도전장


한때 우리나라는 큰 노하우가 없어도 물류으로 먹고 사는 시절이 있었다. 7~80년대 제조업의 급속한 발전을 등에 업은 물류업의 동반성장은 이 업계 종사자들로선 황금기가 아닐 수 없었던 것.

그러나 90년대 넘어서 인건비 상승에 따른 제조업체의 집단 국외이탈은 곧 국내물류시장의 침체로 이어졌고 이에 더해 복합운송업체(포워더)들의 난립은 운임경쟁에 따른 채산성악화를 불러왔다.

그런 와중에 몇개 업체들은 소위 ‘잘나갈 때’ 나만의 노하우와 특화전략을 앞세워 미래를 준비했고, 무한경쟁시대에 들어선 현재 주위 부러움을 한껏 받으며 탄탄한 수익구조를 자랑하고 있다.

중국도 한국의 물류발전상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너나할 것 없이 진출하는 제조업체들과 그에 따른 물량의 홍수로 중국 물류업은 그 어느 때보다 황금기를 맞고 있다. 상해에만 복운업체가 3만개에 이른다는 얘기에서 중국 물류업의 성장을 간접적으로나마 가늠해 볼 수 있다.

한국포워더들도 중국진출에 예외일리 없다. 이미 몇백 개 업체들이 중국에 지사나 사무실을 연 상태. 물론 중국에 진출한 한국제조업체들 물량운송이 목적이다. 한국에서의 경쟁이 중국으로 그대로 옮아간 형국이다. 몇년새 경쟁은 매우 치열해졌고,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지 않는다면 의욕적인 중국진출은 얼마안가 '일장춘몽'으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이 돼 버렸다. 세계 각국의 글로벌 포워더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제조업체들마저도 싼 운임을 찾아 중국현지 업체나 글로벌포워더를 찾고 있는 실정이 됐다.

설립 2년만에 복운업체 실적순위에서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포맨해운항공도 지난 8월 상해에 지사를 열고 중국시장을 과감히 노크했다. 쑤조우와 항조우를 중심으로 조성돼 있는 전자, 섬유, 잡화 등의 대규모 공단은 물류업체로선 피할 수 없는 유혹임이 분명하다.

주요 거점 연결하는 중국네트워크 구성할 터

이 회사 서봉진 사장은 진출 2개월째인 현재 중국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중국내 네트워크 구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포워더들을 상대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단순한 전략 가지고는 힘들기 때문.

“창립 이후 우리 회사는 국내에서 빠른 성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중국으로 제조업체들이 계속 빠져 나가고 있기 때문에 한국내 영업은 퇴보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회사는 지난 8월 문을 연 상해지사를 기점으로 중국내 현지네트워크를 계속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최근의 흐름은 중국영업이 곧 포워더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밑바탕이 되고 있죠.”

현재 우리 업체들은 중국업체들과 비교해 운임 경쟁력에서 크게 뒤진다. 인건비나 물가 등을 감안할 때 그들과 운임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서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중국 포워더들을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여러 대안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우리 업체들은 중국내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를 해야 합니다.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최대한 많은 카드를 제시해 운임에서 밀리는 경쟁력을 따라 잡은 후 거기에 서비스와 30년이 넘는 한국의 운송노하우가 곁들여져야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차별화는 필수. 서 사장은 ‘친절과 차별화’를 경영 철학으로 삼고 있다.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유지는 할 수 있어도 발전은 없다는 것이 그의 경영지론. 중국물류시장은 엄청난 투자가 뒤따라야 겨우 손익분기점(BEP)를 맞출 정도로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들어섰다. 이런 상황에 중국과 운임으로 경쟁하려 한다면 그것은 지는 거나 다름없다고 서 사장은 잘라 말한다.

통념을 과감히 뒤집어라

“남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방법들에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어떤 무역상 중에 상해에서 물건을 사서 상해에 물건을 되파는 업체도 있다고 합니다. 보통 진출한 무역상들은 상해 제품을 제3국으로 파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를 과감히 뒤집어 성공한 것이죠.

그는 지금 중국내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20년간의 운송노하우를 살려 현지인들까지 관심을 보일 정도의 퀄리티 서비스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

그는 가능한 모든 전략을 다 동원해서 중국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태세다. 현시점에서 밝힐 수는 없지만 기존 진출업체의 뒤를 따라가는 서비스형태는 아닐 거라고 못박았다. 대형하주들도 포맨의 이런 행보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고.

“싼 운임으로 한국기업들이 중국포워더를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애국차원에서 한국기업이 한국포워더를 쓰는 시대는 지난 거죠. 그런 면에서 서비스퀄리티 높이기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포워더들의 가장 첫번째 목표여야 합니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포워더들은 중국 하주기업까지도 영업권에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기업은 수가 한정돼 있기에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 포맨해운항공은 서울 본사에 핵심 두뇌들이 세계 각지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중국엔 일선 영업사원들이 각 공장들을 돌며 일선 영업을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중국내 영업망을 대폭 강화하는 것.

“중국이 무서운 점은 정부의 물류인프라 지원이 엄청나다는 점입니다. 상해의 물류 발전속도는 세계최고죠. 뿐만 아니라 중국은 포워더 전문학교까지 세웠습니다. 물류 발전에 대한 의지가 정말 남다릅니다.”

중국의 물류인프라 지원에 자극받아서일까? 직원들의 복리를 꾀하는 서 사장의 관심은 남다르다. 그는 직원들의 외국어교육을 위한 학원비는 물론 자녀들의 학비까지 지원할 생각이다. 직원들의 프로정신과 애사심은 이같은 회사의 지원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는 생각에서다.

“사람을 위한 회사를 만들고자 회사명을 포맨(FOR MAN)이라 지었습니다. 회사의 뒷받침과 직원의 프로정신이 하나로 빚어질 때 비로소 그 회사는 발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영어회화는 기본이고 중국어 실력도 높습니다.”

그는 발전하는 회사의 모델로 세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첫째, 일에 대해 즐길 줄 아는 사람만이 진정한 프로라는 것. 둘째, 업무에 대한 노하우를 알아야 한다는 것. 셋째, 열정과 꿈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는 포맨해운항공의 직원들은 그런 면에서 세 가지 기준을 다 충족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우리 회사 직원들은 일에 대해 즐길 줄 압니다. 뿐만 아니라 운송전반에 대해 꿰뚫고 있죠. 제가 본사를 맡기고 중국에 전력을 기울일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직원들은 또 물류를 통해 대한민국에 공헌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뛰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서 사장은 추석연휴기간동안의 짧은 한국체류를 접고 또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남들과 다른 전략짜기와 네트워크 구성으로 글로벌 물류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힘을 쌓기 위해서다. 물류를 통해 우리나라에 공헌하고 싶다는 서봉진 사장. 그의 노력이 어우러져 이같은 바람이 현실로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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