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20 15:43

<업체탐방> (주)발해물류 김양명 사장

“가격이 아닌 서비스로 승부하겠습니다”
물류의 해동성국 발해물류를 찾아서...




“현재 우리나라의 복합운송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하주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합니다.”

발해물류(주)의 김양명 사장은 치열한 국내 복합운송 업계에서 하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름”의 철학을 강조한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
김 사장의 이 “다름”의 철학은 현재 성공을 거두고 있다. 99년 4명의 인원으로 설립한 발해물류가 5년이 지난 현재 본사 인원만 36명으로 늘어났고 중국에 상해, 청도, 이우 지역에 지사를 설립할 정도로 사업이 확장됐기 때문.
어찌 보면 김 사장의 생각은 업계 대부분 사람들의 일반적 의견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론을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발해물류의 성장은 이론의 실제적용에 성공했음을 증명한다.



▲중국 진출시 하주 따라가기 식이 아닌 스스로 기반을 닦아 틈새시장을 노리는 데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밝히는 김양명 사장.




“포워딩 업무를 처음 시작할 때 저는 3-4000개나 되는 포워딩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언가 다른 서비스를 하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개 업체가 생겨나고 사라지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업계 현실은 포워딩 업무를 처음 시작한 김양명 사장에게는 그리 놀랄 만한 풍경은 아니었다. 그는 12년간 해운업에 종사하면서 포워딩 업계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시각을 키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선사 근무에서 호주 지역 서비스를 담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발해물류의 주요 서비스 지역도 호주와 북미지역으로 삼고 있다. 발해물류가 처음 호주서비스를 시작할 때, 그 당시로서는 생소한 DDP(Delivered Duty Paid) 형태를 통해 문전서비스(Door to Door)를 시도했다. 그 당시 호주는 DDP 개념이 정착돼 있지 못했기 때문에 호주의 바이어와 하주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였던 것이다.

“우리는 호주, 북미서비스를 주력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국제적으로 FCL, LCL, Sea & Air, 창고서비스, 통관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고 부산에 있는 자체 CFS와 해외 파트너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문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 서비스는 원스톱, 정시서비스, 가격경쟁력 등을 자랑으로 꼽고 있습니다“

서비스 개발을 통해 발해물류는 최근 들어 수출실적이 10위권(KTNET 통계, 중량 기준)에 꾸준히 랭크돼 급속한 성장뿐 아니라 내실이 튼튼한 기업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또 최근엔 떠오르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발해물류는 올 3월부터 중국 상해, 청도, 이우 지역에 지사를 설립했다. 이때에도 김양명 사장은 호주지역 공략 때와 같은 예의 그 ‘마인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현재 국내 포워딩들이 중국 시장에 많이 진출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과 국내 제조업체들의 중국 이전 때문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국내 포워딩 업체들이 중국시장에 진출하면서 별다른 기반없이 몇몇의 국내 하주들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제조업체와 운명을 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김 사장은 중국 시장진출 때부터 하주를 바라보고 하는 진출이 아닌 자체적으로 기반을 닦은 후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을 짰다. 김 사장은 이 세 지역의 사무소는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단계이며 내년 상반기에는 자체적으로 이윤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를 보면 그의 사업 스타일은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을 지향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포워딩 업체는 단기적인 가격 경쟁으로 인해 제살 깎아먹기 식의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그는 가격 경쟁이 아닌 서비스의 질을 통해 경쟁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가격은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운임경쟁만으로는 회사가 발전할 수 없습니다. 만일 우리가 하주에게 다른 포워딩보다 10불의 운임을 더 받는다고 한다면 그 10불의 가치를 하주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로 돌려주는 방식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발해물류의 대 하주서비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회사의 문전서비스는 문 앞부터가 아닌 전화업무부터 시작한다. 하주들과의 첫 만남이 이루어지는 전화업무부터 서비스의 시작이라는 정신으로 전 사원이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
발해물류는 5년 동안 성장해온 성공한 포워딩이다. 하지만 김 사장은 발해물류를 유럽의 유명 물류기업처럼 100년 넘게 이어갈 생각이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그의 특유의 사업방식인 ‘장기전’의 면모가 드러나는 말이다.

“현재 국내 포워딩업계는 난립으로 인해 국제 경쟁력이 많이 뒤떨어진 형편입니다. 외국의 글로벌 물류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선 업체간 M&A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단, 종속적인 합병이 아닌 동등한 입장에서의 합병한다는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김양명 사장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수평적 M&A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즉, 두 회사가 각기 다른 지역에서 특화된 서비스를 갖고 있을 경우 합병할 시 서비스의 확장 뿐 아니라 서비스의 질 또한 상승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이러한 경쟁력 획득이야말로 외국의 물류기업과 대응해 100년, 200년을 내다보는 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앞만 보며 달려왔을 것 같은 김 사장은 사실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도 열심이다. 발해물류는 2년 전부터 전 사원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3명의 소년소녀가장에게 매달 성금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같은 일은 김 사장이 이전부터 개인적으로 해 오던 일을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회사차원으로 확장한 것으로 현재는 직원들 모두 나눔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기자와의 인터뷰 도중에도 걸려오는 전화에 눈코뜰새 없이 바쁘고 또 한편으로는 이웃을 돕는데 열심인 김양명 사장을 보면, 5년 동안의 성장이 거저 이루어진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100년, 200년을 바라보는 그의 철학과 이웃 사랑의 정신이 발해물류를 건전한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시키기를 기대해 본다. <김정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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