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9-01 09:08

기업들, “4분기 체감경기 더욱 위축” 전망

대한상의, 1316개 제조업체 조사… 4분기 경기실사지수(BSI) ‘79’

올해 4/4분기중 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가 전분기보다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1,485개 제조업체(회수 1,316)를 대상으로 ‘2004년 4/4분기 기업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4/4분기 BSI(기업경기실사지수, 기준치=100)지수는 낮은 수치인‘79'로 나타나 기업들이 향후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3'을 기록한 2001년 1/4분기 이후 처음으로 ‘80’밑으로 하락한 것으로, 추세에 있어서도 2/4분기(105)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전분기(89)에 이어 계속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체 응답업체 분포를 보면 경기가 3/4분기에 비해 호전된다고 예상한 업체가 20.9%(275개사로 전분기(22.6%)에 비해 줄어든 반면, 악화된다고 예상한 업체는 42.2%(556개사)로 전분기(33.5%)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BSI는 기업들의 현장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0~200 사이로 표시되며, 100을 넘으면 이번 분기가 전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하며, 100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이 같은 결과가 국제 유가의 상승세 지속과 중국의 긴축기조, 선진국의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인해 수출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소비회복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가계부채, 청년실업, 신용불량자 등의 문제가 단기간내 해소되기 어려운데다, 사상 최저 수준인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대한상의 BSI전망지수 추이를 보면 2003년 1/4분기(88)에 기준치 밑으로 하락한 후 2/4분기(97)에 상승세로 반전되기도 했으나, 다시 하락하며 3분기 연속 횡보세(3/4분기 ‘89’ 4/4분기 ‘90’, 1/4분기 ‘89’를 나타냈다. 이후 2/4분기(105)에 상승세를 보였으나, 3/4분기(89)에 하락세로 반전된 후 2분기 연속 하락(3/4분기 ‘89’, 4/4분기 ‘79’)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3/4분기 BSI실적치도 ‘68’로 전분기(85)에 비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세적으로도 2002년 3/4분기 이후 작년 4/4분기와 올해 2/4분기의 잠깐 반등세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기준치를 크게 밑돌고 있어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수부진, 수출도 하락세

BSI세부항목별로 보면 내수(84)의 경우 하락세로 반전된 전분기(88)보다 더 낮은 수치를 나타내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우리 경제의 외끌이 성장을 이끌고 있는 수출도 2/4분기 이후 계속 하락세(2/4분기 109, 3/4분기 106, 4/4분기 101)를 보이고 있어 기업들이 향후 수출전망을 낙관하지 못하고 있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설비투자(97)도 기준치 밑으로 떨어지며 전분기에 비해 악하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는 2001년 4/4분기(98)이후 처음으로 ‘100’미만으로 떨어진 것으로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상당히 위축돼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원재료가격 상승(40)과 내수부진(84) 등으로 인해 제품판매가각(83), 자금사정(75) 등의 경영여건 또한 전분기에 비해 악화될 것으로 조사됐으며 추세에 있어서도 하락세(전분기 각각 89, 77)를 나타냈으며 이에 따라 경상이익도(66)도 크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규모별로는 대기업(84)과 중소기업(78) 모두 전분기에 비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특히 2002년 1/4분기(85) 이후 수출 호조 등으로 계속 ‘100’을 윗돌았던 대기업의 경우 전분기(96)에 이어 이번 분기(84)에도 기준치를 넘지 못하고 오히려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경기전망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위축 전망

업종별로는 전자/반도체(99)가 전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을 뿐, 자동차(88), 기계(85), 석유화학(80), 섬유(73), 철강(70) 등 대부분의 업종은 내수 침체의 지속과 원자재 가격 상승등 불확실한 해외여건으로 인한 수출여건 악화로 전분기에 비해 위축될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기업들은 4/4분기에 예상되는 경영 애로요인으로 전체의 42.6%가 ‘원자재’를 들어 고유가의 지속과 이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애로요인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자금(24.3%), 환율변동(7.5%), 인력(7.4%), 임금(6.0%)의 순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내수뿐만 아니라 고유가 등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 전망도 밝지 않아 기업심리가 상당히 위축돼 있다”고 지적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살려 불확실성 최소화에 주력하는 한편, 각종 규제완화, 반기업 정서 해소 등을 통한 기업의 투자의욕 회복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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