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7-28 19:33

한진重 노사 임단협 잠정합의 배경

지난해 119일간 노사분규를 겪었던 한진중공업의 노사가 올 임단협에서 신속히 잠정합의한 것은 노사 모두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파국만은 막아야한다는데 의견이 일치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사는 지난해와 같은 그런 아픔은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명제하에 협상에 들어갔고 조금씩 양보하는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 마침내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어느 노사협상에서도 나타나듯이 이번 한진중공업 노사협상에서도 치열한 신경전과 진통이 있었다.

지난달 11일 1차 실무교섭에 들어간 노사는 10여차례에 걸쳐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거듭하며 협상을 벌여왔다.

주5일제 실시로 사실상 하계휴가에 들어가는 이달 31일을 앞두고 26일부터 노조는 1천400여명의 조합원을 2개조로 나눠 하루 2시간씩 부분파업에 들어가는 등 회사를 압박해 들어갔다.

사측은 현재 건조중인 선박이 세계적으로 조선경기가 어려울때인 2002년에 저가로 수주한데다 올해초 원자재 가격이 30~40%로 폭등하는 바람에 조선업계 전체 경영환경이 어렵다는 것을 강조했다.

특히 선박이 8천TEU급 이상으로 대형화 추세로 나가고 있는 현실에서 한진중공업이 경쟁업체인 대우.현대.삼성중공업 등에 비해 조선소 규모가 적어 노사가 힘을 합쳐 위기경영에 나서야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노조를 설득했다.

기본급 12만5천원445원 인상을 주장한 노조와 기본급 6만6천원을 고수한 사측은 27일부터 밤샘교섭을 벌이는 등 막판협상을 벌인 끝에 기본급 8만6천200원, 경영위기극복 격려금 150%(통상임금), 합의타결 격려금 100만원, 장기근속자(20년)포상, 사원 종합검진 등에 최종합의에 이르렀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노사가 현재의 경영환경이 기업을 유지하는데 있어 위기 상황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올 임단협을 평화적으로 합의 타결하고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며 노사가 평화적으로 합의한데 높이 평가했다.

차해도 노조위원장은 "외환위기 이후 임금인상 폭이 너무 낮았기 때문에 올해 조합원들의 기대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는 투쟁보다는 실리를 챙겨야한다고 보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잠정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회사가 아직 변하지 않았다며 젊은 조합원들의 강경 움직임도 있지만 파국은 피해야하고 이번 기회에 안정적인 노사문화를 만들어야한다는 중장년 조합원들의 인식이 넓게 깔려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차위원장은 전했다.

한편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29일 오전 8시부터 실시될 예정이며 노사의 잠정합의안은 그대로 통과될 전망이다.(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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