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7-01 15:05
상반기 수출이 지난해보다 38.6% 증가하며 반기실적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무엇보다 국내 제품의 높아진 경쟁력이 선진국등 해외에서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직결된데 따른 것이다.
이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경기의 회복세가 확산되고 중국경제의 초고속성장이 지속되는 등 국제적 무역여건이 상승무드를 탄데다 계속되는 내수부진을 수출로 만회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물로 나타난 것이기도 하다.
하반기에도 수출 호조세는 여전할 전망이지만 전체적으로 증가율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유가와 중국의 긴축정책, 미국 금리인상, 노사관계 등이 수출로 지탱해온 우리 경제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기록적인 무역흑자 규모 = 상반기 무역수지흑자 155억1천만달러는 지난해 연간 흑자규모인 149억9천만달러를 웃도는 기록적인 수치다.
반기별 흑자규모로는 지난 98년 하반기 이후 5년6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98년의 경우 흑자가 수출증대보다는 외환위기에 따른 수입급감이 원인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순수하게 수출 증가에 따른 흑자라는 점에서 사실상 사상 최대규모다.
월별 무역수지 추이를 보면 무역수지 증가세가 뚜렷이 나타난다.
지난 2월 17억달러였던 흑자규모는 3월 20억8천만달러, 4월 26억8천만달러, 5월29억9천만달러, 6월 32억4천만달러로 지난달의 경우 월간기준으로 지난 98년 12월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 역시 비슷한 추이로 증가세를 타고 있는데 상반기에만 1천234억9천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38.6%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출은 올들어 4개월 연속 200억달러대를 기록했고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연속 30%가 넘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상반기 수출이 늘어난 것은 주요국가에서 우리 상품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됐기때문인데 미국의 경우 지난해 평균 2.9%에서 올 상반기는 3.1%로, 일본에서는 4.7%에서 5%로, 중국에서는 10.4%에서 11.1%로 각각 점유율이 높아졌다.
또 중화학 제품이 수출 증가세를 주도한 가운데 섬유류 등 경공업 제품 수출이 4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특징이다.
이에비해 수입은 반기실적으로는 역시 최대치를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25.7% 증가했지만 가파른 수출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수입에서는 국제유가 및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비중이 상승했는 데 주요 에너지원 수입은 국제유가가 급등한 지난 2분기 큰 폭으로 증가, 상반기중지난해보다 13.2% 증가, 원자재 부담이 가시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 하반기 전망과 과제 = 정부는 연초 무역수지 흑자규모를 100억달러로 예상했고 최근 목표를 200억달러로 수정했지만 6개월만에 이미 150억달러를 초과했다. 지금의 수출호조세라면 200억달러는 오는 8-9월이면 도달할 가능성이 큰 만큼산자부에서는 무역수지 전망을 다시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산자부는 하반기에도 현재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선진국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중국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무역여건이 나쁘지 않은데다 국내 기업들의 수출공략도 갈수록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4.1% 에서 4.6%로 상향조정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세계교역증가율도 지난해 하반기 7.8%에서 8.6%로 높아졌다.
그러나 일단 하반기에는 수출과 무역수지의 절대수치는 계속 늘어나면서도 가파르던 수출 증가율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지난해 9월 이후 기록적인 수출증가로 증가율이 한계치에 다다른데다고유가 영향과 올해 기업들의 설비투자 부진 등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비해 수입은 내수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호조에 따른 수입수요 확대와설비투자 압력, 고유가 지속 등으로 20%대의 증가율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수출로 지탱해온 우리 경제의 또 다른 한 축인 내수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에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기록적인 수출증대로 획득한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기업설비투자 확대로 연결시켜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봉규 산자부 무역투자실장은 "고유가, 미국금리인상, 중국긴축 등이 변수로 남아있지만 수출과 무역수지는 하반기에도 호조세가 예상된다"며 "수출증대로 벌어들인 돈을 내수진작을 위해 투자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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