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6-23 09:36
대이라크 중고차 수출은 '직격탄'우려
이라크 저항세력에 피랍됐던 한국인 김선일씨가 피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중동 수출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중고차를 중심으로 한 이라크 수출의 경우 직격탄이 예상된다.
23일 무역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5월 한국 기업의 중동지역 수출은 42억4천만달러 규모.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29.2% 늘어난 것이다.
우리나라의 중동수출은 지난 1980년 25억4천만달러 규모이던 것이 이라크전쟁이후 크게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해 85억9천만달러로 3배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이라크전 이후 중동특수로 불릴 정도로 확대추세를 보였던이 지역 수출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특히 이라크 수출의 경우 지난 1-5월 6천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무려 2천240%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급신장세를 보여 왔던 점을 감안하며 직접적인 타격의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대 이라크 수출은 주로 중고차를 포함 자동차 위주로 이뤄져 왔다.
현지 자동차 업계가 추정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한해 이라크가 수입한 한국산중고차는 대략 35만대 정도가 될 것으로 파악됐다.
올들어 이라크 수출의 83%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광산기계와 농약 및 의약품, 합성수지, 컴퓨터 등도 수출되고 있으나 자동차 수출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대 이라크 수출은 최근 미군이 저항세력에 대한 봉쇄작전에 들어가면서 암만과바그다드를 잇는 무역루트가 사실상 폐쇄된데다 이번 사태까지 겹쳐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라크로 수출되는 한국산 중고차는 요르단을 경유해 재수출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미군의 요르단과 이라크 국경 폐쇄조치가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중동지역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로 크지 않기 때문에 전반적인 수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현지 수출은 당분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라크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현지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도 이번사태를 계기로 상당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라크와 주변지역에서 중고차와 플랜트를 수출하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의 경우 지난 4월 이후 바그다드지사를 일시 폐쇄하고 요르단 암만으로 이동해 활동하고 있으며 이번 한국인 납치, 피살사태의 여파로 당분간 현지 교역활동에 상당한 지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 관련부처들은 김씨 피살소식이 전해지면서 즉각적인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산업자원부는 이라크에 주재중인 우리 기업인들의 안전문제가 최악의 상황이라고 보고 코트라 바그다드 무역관을 통해 가나무역을 제외한 모든 기업들에 내달초까지 철수할 것을 재차 종용했다고 밝혔다.
박봉규 무역투자실장은 "무엇보다 현지 교민과 기업인들의 안전문제가 최우선인만큼 가능한 이른 시일내 현지 기업체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이 전원 철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중동 전체에 대한 수출피해 여부를 긴급 점검키로 했다.
건설교통부는 국내 건설업체들이 이라크 등 고위험 국가에 진출할때 그동안은 사전신고만 하도록 돼 있었는데 앞으로는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한편 내달중 해외건설현장 1-2곳을 선정, 테러대비 모의훈련을 실시키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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