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6-10 09:17
현대상선, 홍콩 HWL에 자사주 12% 전량 매각
안정적 우호지분 확보·재무구조개선 두마리 토끼 잡아
현대상선이 자사주 매각으로 우호지분확보와 재무구조개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현대상선은 지난 9일 홍콩의 HWL[허치슨왐포아사(Hutchison Whampoa Ltd.)]에 자사주 1천2백36만5040주 전량(전체 발행주식의 12%)을 주당 7,259원씩 총 898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7,259원씩 총 898억원 매각 계약
양사는 이날 이같은 내용을 공동보도문을 통해 서울과 홍콩에서 동시에 발표했다.
현대상선은 이번 매각을 통해 ▲898억원 가량의 외자를 조달해 ▲이를 통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됐다. ▲또 오랫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HWL에 자사주를 매각함으로서 중장기적으로 경영권 안정을 도모할 수 있게 됐으며 ▲특히 장외 매각으로 기존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양사 모두 만족스러운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양측이 맺은 계약에 따르면 매각가격은 매각전 30거래일 동안 주가의 가중평균인 7,681원에 5.5% 할인한 주당 7,259원으로 결정됐으며 HWL이 추후 현대상선으로부터 매입한 주식을 매각해 이익을 실현할 경우 그 차익을 현대상선과 HWL이 25:75로 배분키로 하는 수익배분계약도 추가됐다.
이처럼 수익배분계약을 맺은 것은 현재의 주가가 저평가돼 매각 가격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현대상선의 주장이 반영된 것으로 HWL이 이 주식을 매각해 발생하는 이익의 상당부분을 현대상선이 다시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인 셈이다.
현대상선측은 그동안 증권거래법상 자사주 취득한도 초과로 인해 자사주 매각을 서둘러 왔으나 일반투자가를 보호하기 위해 장외거래 방식으로 추진하는데다 12%라는 막대한 지분을 한번에 매입할 수 있는 우호적인 매수자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더욱이 국제 금융시장의 여건 변화, 여러가지 음해성 루머 등의 악재가 매각협상에 영향을 미쳐 매각이 다소 지연됐다고 밝혔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사업적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HWL이 현대상선의 미래가치가 높다는 점을 인정해 매각가격 등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번 매각은 최근 선박 확보 등 투자확대와 국내외 IR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성사돼 회사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와 대외신인도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WL, 현대상선 2대주주로 부상
한편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현대상선의 주주구성은 1대 주주는 현대엘리베이터(15.16%), 2대 주주는 이번에 자사주를 매입한 ‘HWL'로 12%, 3대는 현대건설(8.69%) 등으로 변경됐다.
[공동 보도문]
현대상선은 9일 홍콩의 허치슨왐포아사(HWL)에 자사주 전량(전체 발행주식의 12%)을 총 898억원(주당 7,259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HWL'의 매니징디렉터인 캐닝 포크씨는 “HWL은 지난 1993년부터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현대상선에 전략적인 투자를 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크씨는 또 “이번 전략적 투자를 계기로 지금까지 10년이상 이어져 온 양사 관계보다 더욱 공고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믿는다”며 “이번 자사주 매입을 통해 전세계 항만과 해운업을 이끌어가는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대상선의 노정익 사장은 “이번 자사주 매각을 통한 외자유치로 현대상선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세계 유수의 항만운영업체와의 동맹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세계적인 해운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번 HWL과의 계약을 계기로 양사간 협력관계를 더욱 긴밀히 함으로써 양측 모두에게 한층 높은 성장의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HWL과 현대상선은 터미널 사업과 관련해 지난 1993년부터 협력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2001년에 HWL에 부산 자성대 터미널을 매각한 바 있으며 광양항에서도 터미널을 운영하기 위해 한진해운, HWL, 현대상선 3개사가 합작회사를 만들었다. HWL은 산하의 항만운영업체인 허치슨포트홀딩스(HPH)사를 통해 터미널을 운영중이다.
한편 허치슨왐포아사(Hutchison Whampoa Ltd.)는 홍콩증권거래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기업중 하나로 허치슨왐포아 그룹의 지주회사다.
1800년대 홍콩에서 무역회사로 출발한 HWL은 현재 42개국을 연결하는 다국적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전세계 17만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항만서비스, 이동통신, 부동산, 숙박업, 소매·제조업 등 5개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HWL은 Hutchison Port Holdings, Hutchison Telecom, Hutchison Whampoa Properties등의 계열사로 구성돼 있으며 HWL의 2003년도 연결 매출규모는 187억달러(US$)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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