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4-26 16:19

물류, 이사람 - 유한 킴벌리 김군태 대리

물류, 이사람 | 유한 킴벌리 김군태 대리

물류강사 김대리의 꿈

유한 킴벌리 군포공장 내 물류지원부서에서 근무하는 김군태 대리는 유한킴벌리 사내 물류대학 강사이다. 평소 교육 쪽으로 관심이 많았는데 그는 지금 그에게 가장 잘 맞는 길을 찾아 가고 있는 행복한 사람 중 한 사람다.
하지만 김군태 대리의 출신 배경은 ‘현장’이다. 그가 유한킴벌리와 처음 인연을 맺었던 것은 성남 물류센터의 배송분야. 차량 운전기사와 2인 1조를 형성, 개인 화물차에 기저귀, 화장지, 여성용품 등을 싣고 수도권 내 골목골목에 있는 크고 작은 슈퍼마켓을 찾아다닌 것이 그의 첫 임무였다. 거래처에 도착하면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매장에 진열해야 할 것과 창고에 넣어야 할 것을 구분해서 배송 서비스를 한다. 그 당시(1989년)는 회사에서 소규모 거래처까지 직접 배송을 했었고 배송 직원이 옥상 3~4층이나 지하 2~3층에 들어가 있는 창고까지 직접 물건을 넣어 주는 것이 보통이었다.

배송직원에서 물류강사로 변신

그는 5년간 배송 현장에서 일을 해 오다 1994년 노동조합이 생기면서 그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1996년 유한 킴벌리 노동조합 초대 성남지부장을 맡은 지 얼마 안되어 유한킴벌리에서 10일간의 ‘파업’이 있었다. 다른 회사에 비하면 경미한 파업으로도 비칠지 모르지만, 유한킴벌리가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로 봐서는 대단히 ‘심각한’ 파업이었다. 유한킴벌리 노동조합은 ‘96년 파업 이후 노사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고, 이후 3년간 임금부문 무교섭을 표방하여 오히려 회사로 하여금 많은 고민을 하도록 유도함으로 근로자들 이익을 대변함과 동시에 회사의 경쟁력을 갖게 만들었다. 1998년부터 근로자들은 정당한 이익 분배를 통해 성과급과 함께 두 자리 수의 임금 인상을 받았고 매년 정보화지원금도 받고 있다. 이러한 결과 1999년에는 노사화합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과거 그가 추구한 유한 킴벌리 노조는 외유내강형으로 확실한 실리주의 노선을 따르고 있는 셈이다. 2002년 노동조합 사무국장을 끝으로 김대리는 노동조합 일을 그만 두고 과거 그가 일했던 성남 물류센터로 돌아갔다. 노동조합의 Key Position을 지냈지만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청소 일부터 찾아 했다.
그가 ‘물류교육’에 대해 눈을 뜬 것은 노동조합에서 일하면서부터이다. 당시만 해도 물류는 영업 지원부서로써 공장이나 기타 다른 부서에 비하여 열악한 환경과 사내에서 시행하는 교육의 기회도 턱없이 부족했고, 현장 사원들 또한 교육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크지 않은 시기였다. 그 때 그 때 필요한 인원을 뽑아 단발성 진행으로 유지되던 교육 패러다임은 새로 물류본부장을 맡은 현 김순조 본부장의 노력으로 사내 물류 대학(College)을 개관하면서 바뀌었다. 이후 많은 유한킴벌리 물류인들과 대행 업체를 비롯, 기타 협력업체에도 질적인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보면서 과거의 많은 현장경험과 체계적인 이론 무장이 이루어진다면 향후 “내가 해야 할 일이 바로 저것이다”라고 생각을 그는 가졌다고 한다. 그러던 그가 작년 8월 1일부터 사내 물류대학 바통을 이어받았다. 물류대학 담당 자리에 T/O가 났을 때 김대리는 한 번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지원했다. 노동조합에서 활동했던 그에게 회사는 주저없이 한 번 생각해 보자며 도전의 여지를 남겨 주었고 마침내 그에게 기회를 주었다.

물류강사나 컨설팅 창업 꿈

그는 지금도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회사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아직 정식 강의는 한번도 해 보지 못했고 강의 진행 보조만 했을 뿐이라며 살포시 웃는 그는 이번 5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강의에서 모든 걸 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현재 그의 자리는 그를 바라보고 있는 현장 후배들을 위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자리인 셈이다. 지난 4월 14일 열린 부서장 회의 때 그는 그 동안 구상해서 만든 물류대학 계획안을 발표, 칭찬을 들었다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올해는 특히 유한킴벌리 사내 사이버 연수원을 구축, e-Learning 시스템을 통한 시간, 장소적 제한이 없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3개 과정, 75시간짜리 강의를 열어 평생 교육 시스템 구축에 한 발짝 다가섰다.
김대리는 현재 모시고 있는 물류본부장 김순조 전무에 대해 각별한 마음을 갖고 있다. 8년 전 물류본부장으로 군포공장에 처음 부임해 온 김전무와는 노측과 사측 대표로 각각 만났다. 그는 그 자리에서 현장의 교육 기회가 너무 적다고, 밀려서 마감 처리되는 것들에 대해 잘못된 부분들을 쏟아냈고 이런 불평들은 모두 해결되었다. 그 일을 통해 그는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 자각하게 되었다고.
김 대리는 현장에서 사무실로 자리를 옮기면서 한동안 몸을 담고 일했던 노동조합에 탈퇴서를 제출했다. 결정을 내려야 했던 순간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아 무척 외로웠다던 그는 전체를 위해 노조원 신분을 포기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기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결국 탈퇴 결정을 내렸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고 어쩌면 회사에 이용당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마음속에서 고개를 쳐들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노동조합 안에 있을 때 보지 못했던 것을 지금 더 많이 보게 된다고 고백했다. 지금도 가끔 노조 사무실에 찾아가 현 지부장과 그러한 부분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자신의 역할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의 소리를 회사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이를 위해 여전히 열심히 노력 중이다.
물류 분야에서 일하면서 김대리는 물류란 ‘정’으로 일하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배송하고, 상품을 picking 하는 작업이란 꾸준히 차주들과 현장 근무자들과의 대화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의 꿈은 물류강사가 되거나 물류컨설팅 회사를 창업하는 것이다. 그에게는 현재 맡고 있는 사내 강사뿐 아니라 정규 학문 과정에서 물류를 가르치고 싶은 꿈이 있다. 그 꿈에 다가가는데 현재 일이 기반이 되어준다. 조직 전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물류인이 되는 걸 보는 꿈, 그리고 물류인들이 물류컨설팅 창업까지 생각해 볼 수 있을 정도로 지식을 겸비했으면 하는 소망이 그에게는 있다. 개인적으로그는 작년에 떨어졌던 물류 관리사 자격증을 올해는 다시 도전해서 꼭 따고야 말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실제 생활에서 잘 적용할 수 있는 강의를 한다는 소리가 가장 듣고 싶다는 소박한 꿈 역시 현장을 아는 ‘물류강사’ 김 대리의 오늘의 꿈이다. <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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