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25 16:28

수입신고 안한 수입품 무조건 몰수는 위헌 <헌재>

(서울=연합뉴스) =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영일 재판관)는 25일 수입신고 없이 물품을 납품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가 "물품 보관허가를 받고 반입신고도 마친 상태에서 수입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수입품을 전액 몰수하거나 추징토록 한 구 관세법조항은 위헌"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물품 보관허가를 받은 수입업자가 다른 신고는 마쳤으나 사무처리상의 과실 또는 착오로 수입신고 절차를 빠뜨린 경우 무조건 수입물품 전량을 몰수당하거나 그 액수에 해당하는 돈을 추징당하는 불이익은 면할 수 있게 됐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김씨와 같이 보세구역이 아닌 곳이라도 물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은 상태라면 관세당국이 반입된 물품을 파악할 수 있어 신고없이 반출돼도 추적 및 세금징수가 가능하다"며 "이런 경우마저 수입업자의 물품을 전량 몰수 혹은 전액 추징하는 구 관세법 조항은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반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벌금형에 해당하는 범죄 마저도 무조건 몰수.추징을 하면 죄질이 가벼운 행위까지 모두 엄히 처벌한다는 뜻으로 책임주의에 반할 뿐 아니라 법관의 양형선택 및 판단권을 극히 제한할 수 있다"며 "법규가 구체적이고 특수한 사정을 배제하는 필요적 규정이 되는 것도 최소침해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2000년 6월부터 두달간 수원세관장으로부터 보세구역 외 장소에서 물품을 보관할 수 있다는 `타소장치' 허가를 받고 물품반입 신고를 마친 상태에서 수입신고 없이 보관중이던 수입품을 12차례에 걸쳐 거래업체에 납품,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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