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2-10 20:17

운임문제, 서비스질로 해결하자

운임인상문제로 근해항로 취항선사와 복합운송업체(포워더)간의 대립양상이 노골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양측 업계가 출혈경쟁으로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최근의 해운 호황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도 양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원양항로 정기 컨테이너선사와 부정기 건화물선사들이 만끽하고 있는 호황세를 근해항로 취항선사와 포워더들은 업체난립에다 선복과잉으로 제대로 누려보지도 못하고 강건너 불구경하듯 속내만 앓고 있다. 전반적인 해운환경을 감안할 때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했던 운임이 여전히 바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면서 경영난을 악화시키자 근해선사들은 부득이하게 최저운임제를 도입, 운임인상효과를 모색하고 있다. 이에 상당수의 업체들이 선사와 하주간의 서비스 운임차액으로 운영하고 있는 복합운송업계가 발끈한 것이다.
최근들어 포워더 물량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정기선사들의 경우 복합운송업체들의 반발에 긴장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포워더와의 긴밀한 관계유지는 집화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할 수 있는 사안이기에 될 수 있는 한 포워더와의 원활한 관계를 근해선사들도 원하지만 근해항로 해운시황이나 주변여건이 근해선사로 하여금 최저운임제의 실시를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
사실 근해항로도 물량이 늘어나고 있으나 고질화된 선사들간의 치열한 집화경쟁으로 채산성보다 낮은 수준의 운임으로 운송서비스를 하고 있어 운임수준이 더이상 악화될 경우 기업생존문제가 달려있기에 이번에 선사들간에 힘든 합의를 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원양선사보다 일부항로를 제외하고는 단합이 힘든 여건을 갖고 있는 것이 근해항로 선사들이지만 이번만은 단단히 마음을 먹은 듯 하다.
실질적인 운임인상을 시행하면서 한일, 한중, 동남아항로 취항선사들은 협의체를 통해 최저운임제도입의 불가피성을 제기했다. 최근 용선료가 2배 가까이 폭등하는가 하면 고유가가 그대로 유지되고 원화도 강세를 보여 최저운임제라는 명목으로 운임인상을 단행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히고 있다.
최저운임제의 도입은 한마디로 바닥세 운임을 어느정도 끌어 올리자는 긴박한 의도가 있는 셈이다.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북미나 구주 등 원양항로와는 운임인상 성격이 자못 다르다는 것을 알수 있다. 상당히 힘든 결정을 내린 근해선사들의 운임인상이지만 하주측이 고만고만할리는 없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는 있지만 물류비용에 대한 하주들의 민감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근해선사들이 바닥운임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을 포워더들도 모를리는 없다. 하지만 선사로 부터 될 수 있는 한 낮은 운임으로 네고해 하주들에게 차액의 이익을 내야 하는 포워더 입장에선 당연한 대응인지도 모른다. 문제는 근해선사나 포워더 모두 수요, 공급의 심각한 불균형으로 인해 힘든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상황이 오기까지의 문제점과 관련해 업계에만 잘잘못을 묻자는 것은 아니다. 정책빈곤에서 오는 업계의 애로라고도 볼 수 있지만 우선 피부로 와닿는 것이 영업상의 어려움이기 때문에 업계가 스스로 이 어려운 문제를 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우선 선사든 포워더든 양질의 서비스로 승부를 거는 인식의 대전환이 절실하다. 아울러 이제는 업체 개개인의 이익을 앞세운 행태보다는 협회나 협의체를 중심으로 한 공동의식의 함양과 공동체 이익이 앞서는 인식전환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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