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2-05 17:38

근해항로, 운임인상 둘러싸고 선사-복운업계간 신경전

복운업계 ‘물량별 특별할인 해달라’-선사측 ‘……’


최근 근해항로의 운임인상을 둘러싸고 선사와 복운업계간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달 한일, 한중, 동남아항로 취항선사들은 용선료가 1,200TEU 선박이 9,000달러에서 18,000달러로 2배 폭등하고, 유가도 30달러대의 고유가로 치닫는데다, 원화까지 강세 기조를 보여 채산성 유지가 어렵다며 TEU당 20~30%의 운임을 인상하는 이른바 최저운임제(AMR)를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실하주업체들과 복운업계는 사전 협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운임을 인상하는 것은 상도(商道)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삼성, 코오롱 등의 대형 하주들은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운임을 올리는 것은 ‘계약파기’라고 주장했다.
복운업계를 대표해 한국복합운송협회도 집화물량별 특별운임이나 집화수수료(Booking Commission) 등의 운임인센티브를 적용해 달라고 선사측에 강하게 요구했다. 협회는 이의 관철을 위해 근해항로 선사들을 차례로 방문해 복운업계의 입장과 그들의 요구안을 선사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 관계자는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근해항로의 낮은 운임실정을 모르는 바가 아니어서 이번 운임인상조치를 기본적으로 공감한다”며 “하지만 포워더(복운업체)들의 집화기능으로 선사들이 보다 쉬운 환경에서 물량유치를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복운업체들의 집화물량에 따른 운임할인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원양항로의 유례없는 호황을 강건너 불구경해야 하는 근해항로선사와 포워더들이 상생의 길을 찾지는 못할 망정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자신들만 살겠다고 궁리하는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더구나 중국, 동남아지역에 우리 생산기지가 많이 나가 있어 포워더들의 원자재수출과 완제품 수입 등의 물량처리가 많고, 일본에서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환적화물을 처리하는 포워더들이 많은데, 이들의 집화기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선사들이 나몰라라 하는 것은 횡포”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선사들을 잇달아 방문해 협조를 구했음에도 묵묵부답이라며 선사들이 계속적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대체선사를 찾아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복운업계 관계자도 “원양항로는 선복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 그에 따른 운임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근해항로는 선복이 남아도는 지경인데도 선사들이 담합해 일괄적으로 운임을 인상한 것으로 이는 시장의 논리를 무시한 처사”라며 “일단 추이를 관망하면서 지켜본 후 선사들이 계속 자신들의 주장만을 고집하면 용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해 외국적선사들의 이용을 심각하게 검토하겠다는 속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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