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년특집) Donald J. Bowersox와의 만남 ]

한국물류 기업간 통합이 아쉽다

세계 물류학계의 거두 도널드 J.바워삭스교수가 지난달 17일 한진그룹 초
청으로 내한했다.
3박4일 일정으로 내한한 바워삭스교수는 18일 한진그룹 창사기념 국제물류
세미나에 강사로 출강 ‘Supply Chain Management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물류혁신’이라는 주제로 1시간20분 가량 강연했다.
이번 강연의 주요 내용과 요지를 정리해본다.

지금 강의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물류는 어디에서나 발생하는 문제이다.
전세계적으로 매년 자그마치 2조5천억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물류비가 발생
하고 있다.
그만큼 이 물류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일류기업 모델을 추구하라

오늘 본인이 발표하려는 내용은 지난 몇해동안 11개국 80개업체를 대상으
로 설문조사한 내용과 17개국 1백11개 회사와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하
는 것이다.
그 결과에 대해서는 본인과 미시건주립대학 연구팀이 95년 발표한 ‘세계
수준의 물류(World Class Logistics)’라는 연구논문에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이 논문은 89년 발표된 ‘Leading Edge Logistics’와 92년 발표된 ‘
Logistical Excellence’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일류기업들의 물류혁신모델
이 갖는 특성을 일반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따라 World Class Logistics는 4가지 연구의 기본목적 즉 4가지 점에
서 선진물류기업이 갖는 우수성에 대한 확인작업을 성공리에 완수했다.
4가지 목적은 일반화, 보편성, 역동성, 의미성이다.
일반화는 초일류 기업의 물류혁신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보다 잘 이해하
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보편성은 세계수준의 물류혁신의 수행능력과 그 지
원요소는 선진산업국가들 사이에서는 기본적으로 유사하다는 점을 보다 확
인하는 것이다.
역동성은 물류관리자가 급격한 파급효과를 주는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가
를 보다 잘 이해하는 것이며, 의미성은 세계적인 물류문제로 대두되고 있
는 과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할 수 있는 실제적이고도 환경적응적인 수단을
개발하는 것이다.
연구결과 나타난 바로는 세계수준의 물류모델이 필수적으로 공유하는 요소
는 포지셔닝, 통합, 유연성, 평가의 4가지 물류혁신 능력이다.

외적·내적 통합능력 키워야

포지셔닝은 물류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전략적이고 구조적인 접근방법을 선
택하는데 있어서의 우월성이다.
즉 전략, 공급체인, 네트워크의 전개, 인적자원의 조직 등을 유효하게 하
는 역량에서 뛰어나다는 것이다.
두번째 능력인 통합은 무엇을 통합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수행
할 것인가하는 것이다.
World Class의 기업중 상위 10%에 해당하는 기업들은 이 통합능력이 매우
우수하다.
통합은 외부적인 통과 내부적인 통합으로 나눌 수 있는데, 외부적인 통합
은 공급체인 통일, 정보의 공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능력 등의 역량을
갖는다는 것이다.
내부적인 통합은 표준화, 단순화(BPR), 규칙(Discipline)의 능력을 갖는
것이다.
세번째 유연성은 경쟁력과 고객만족을 획득하기 위한 적절성과 적응성, 유
연성의 능력을 갖는 것이다.
네번째 평가(Measurement)는 물류운영에 대한 내외적 모니터링 능력을 말
한다.
이러한 4가지 능력은 세계수준의 물류를 실현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뜻
한다.
따라서 이러한 능력 모두를 초일류 상태로 이룩하고 있는 기업은 없으며,
대부분 개개의 능력에 있어 개선의 여지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류능력 - 포지셔닝
역량
·전략(Strategy): 재무, 유통경로, 그리고 고객에 대한 목표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의 수립
·공급체인(Supply Chain): 유통경로상의 기업간 제휴를 통한 물류활동의
조성
·네트워크(Network): 물적자원의 배치와 구조
·조직(Organization): 인적자원의 배치와 구조
물류능력 - 통합
역량
·공급체인의 통일(Supply Chain Unification): 유통경로의 상대적 집중도
·정보공유(Information Sharing): 주요 기술적, 재무적, 운영적 그리고
전략적 데이터의 교환 의지
·연결성(Connectivity): 적시응답성과 유용성이 있는 형태로 정보를 교환
할 수 있는 능력
·표준화(Standardization): 물류업무를 용이하게 수행하기 위한 공통의
정책과 절차의 수립
·단순화(Simplification):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작업을 설
계
·규칙(Discipline): 공통의 운영 정책과 절차에 충실
물류능력 - 유연성
역량
·적절성(Relevancy):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에 지속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능력
·적응성(Accomodation): 고객의 특별한 요구에 대응하는 능력
·유연성(Flexibility): 예상 밖의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능력
물류능력 - 평가
역량
·기능적 평가(Functional Assesment): 포괄적인 기능적 수행 평가 능력의
개발
·프로세스 평가(Process Assesment): 기업내부는 물론 기업외부의 전체
물류과정에 걸쳐 수행평가시스템의 확장
·벤치마킹(Benchmarking): 각 지표 및 물류과정을 최고수준의 물류와 비
교

한국기업 능력발휘 못해

미시건주립대학이 수행한 이번 연구에는 물론 한국기업들도 포함되어 있
다.
한국기업의 경우 한국의 인텔로그사와 합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것이다.
설문조사 대상기업은 1백24개사에 달하며 응답기업의 대부분은 제조회사이
다.
대부분의 한국기업은 아직 그들의 물류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는 것
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국기업의 응답자들은 조사된 모든 국가중 증가하고 있
는 내부통합을 가장 크게 강조하고 있다.
한국기업의 응답자들은 5년전보다 판매, 마케팅, 물류, 제조, 그리고 구매
간의 내부기능적인 조화를 인식하고 있다.
이런 변화와 동시에 노동 구성의 변화가 있어, 업무는 더욱 전문화되고 있
다.
한국기업의 응답자들은 전문화된 업무의 조화는 집중화된 조직구조를 통해
가장 잘 성취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한편 정보기술은 어떤 기업이 내적·외적 통합을 성취하는데 있어 가장 중
요한 촉진제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조사대상의 모든 나라에서 정보기술은 물류업무의 조정을 위해 필수불가결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한국기업의 응답자들도 내부비용절감을 위해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것은 한국기업의 비용발생 억제와 비용절감을 강조하는 기업전략을 구사
하는 일반적인 경향과 일치한다.
현재 수행하고 있는 물류업무와 관련된 질문에 응답한 내용을 보면 한국기
업들은 물류정보시스템 능력에 있어서 과거 5년전에 비해 상당히 향상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취에도 불구하고 정보기술에 기초한 한국기업의 물류업무
의 향상은 여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거나 지체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즉 바코드 기술, EDI 적용, 또 실시간 통신에 아직은 덜 발달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외부적 통합 매우 중요

특히 응답자들은 현재 그들의 물류정보시스템이 현실적으로 부딛치는 문제
를 대처하는데 불충분하다고 답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물류정
보시스템 구축 분야에 일정 규모의 신규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답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기업들은 내부와 외부 통합을 지원하는 정보기술에 좀더
투자할 필요가 있다.
반면에 한국기업의 응답자들 사이에 폭넓게 형성되어 있는 내부적 통합의
중요성은 외부적 통합으로 확대되고 있다.
외부적 통합은 공급자와 생산자간에 JIT, Quick Response와 같은 공동운영
의 혁신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러한 운영적인 혁신외에 제휴형태의 행위적 관계가 외부통합을 더욱 촉
진시키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한국기업의 응답자들은 기술적 운영통합을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있으며, 특히 JIT,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이 아주 중요하다고 응답했
다.
그리고 그보다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경문제 해결과 회수물류의
문제이다.
그러나 조사대상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기업은 운영적 혁
신을 통한 외부적 통합의 성취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구기업의 물류종사자들은 외부적 운영통합의 편익을 인식은 하고
있지만 내부적 통합이 현재로선ㄴ 더욱 중요하고 또 우선권을 갖는다고 생
각한다.
성숙된 산업경제에서 나타나는 대다수의 외부행위적 통합은 전략적 제휴의
한 형태이다.
그런데 한국기업들은 전략적 제휴가 아직은 중요하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
이다.
이런 현상은 일반적으로 전략적 제휴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기업의
관행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기업간 정보 공유 미흡

그러나 한국경제의 본질과 재벌의 폐쇄적인 소유구조는 서구국가와 다른
형태의 사회적 법적 환경을 만들어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조사한 나라의 대다수가 한국형태의 재벌을 방지하는 강력한 Anti-Trust
(반독점)법을 갖고 있으며, 이 사실이 이 조사에서 정의된 자발적인 전략
적 제휴에 대한 한국기업의 양면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연구는 또한 기업간의 정보 공유에 대하여도 조사했다.
행위적 외부 통합의 형태는 업무의 기술, 성과치의 교환, 고위 경영층의
주요 고객 및 공급자에 대한 방문과 같은 질문사항으로 조사됐다.
한국기업의 절반미만이 업무의 공유를 갖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25%정도만 고객과 업무를 공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에 공급자와의 업무공유에 대해서는 상당히 큰 관심을 보였으며, 전반
적으로는 일본기업의 응답과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이런 여러가지 부족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한국의 기업들이 세계수
준의 물류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기업들은 일부 내적인 통합뿐만아니라 외적인 통합도
상당부분 달성하고 있다.
한국기업의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를 보면 2가지를 확인할 수 있다.
첫째 한국기업들은 물류수행에 있어 먼저 내적인 통합을 이룰 필요성을 정
확히 인지하고 있으며, 성공적으로 내적인 통합을 이루고 있다.
둘째 외적인 통합은 많은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장애요인으로 인식되고 있
지만 공급체인에 대한 필요성은 많은 기업에서 공감하고 있다.

세계의 물류혁신을 보라

물론 한국기업중에서도 세계수준의 물류를 수행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자국내에서 유사점을 찾기보다는 미국, 독일 또는 호주의 기업들과
물류혁신의 기법을 같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인은 문화의 차이를 떠나 세계적인 수준의 기업들과 비교하여 다음과 같
은 사항들에 중점을 두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첫째 최고경영자에게 물류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둘째 강력한 내부통합의 실현과 유지발전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셋째 정보기술에 대한 투자를 증대한다.
넷째 외부통합을 수행하기 위한 혁신을 추진한다.
다섯째 물류에 기반을 둔 세분화된 서비스 추진전략을 개발하고 이를 이행
해야 한다.
여섯째 고객서비스 만족도의 평가 및 모니터링 체제를 갖춰야 한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신흥국가이기 때문에 기업의 물류관리가 생산의 우수성
을 뒷받침하는데 초점을 맞추게 마련이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이 한국기업의 저비용 생산기반에 도전해 옴에 따라 한
국기업은 이제부터 경쟁우위를 갖기 위한 새로운 원천을 발견해야 한다.
이번 미시건주립대학의 연구는 물류가 한국기업의 잠재적인 경쟁우위를 확
보할 수 있는 원천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도널드 J.바워삭스교수 약력
미국물류협회(CLM:The Council of Logistics Management) 창설멤버 겸 제2
대 회장 역임
미시건대학 The Logistics Management Executive Development Seminar 과
정 설립 및 운영
The Journal of Business Logistics.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Logistics Management.
The Journal of Supply Chain Management 편집위원
현 미시건주립대학교 Eli Broad 경영대학원의 The John Ⅱ McConell
University 경영학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