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11 11:34

지중해-홍해 철도 연결, 수에즈 운하와 경쟁

(카이로=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와 경쟁할 지중해-홍해 연결 철도를 건설할 계획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홍해 아카바만(灣)에 위치한 이스라엘 항구도시 에일라트와 지중해안 도시 아슈도드를 연결하는 철도 건설 구상을 밝혔다고 예루살렘 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포스트에 따르면 네타냐후 장관은 전날 텔아비브에서 열린 국제 경제회의에서 지중해-홍해 연결 철도 구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현재 극동 지역에서 오는 대형 선박들이 육로로 화물을 지중해안 이집트 항구로 운반한 뒤, 다시 유럽으로 수송해야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수백만 셰켈만 투자하면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할 수 있고 수에즈 운하의 독점적 지위를 깰 수 있다고 네타냐후 장관은 밝혔다. 공사도 기존의 베에르셰바-나할진 철도구간을 남쪽으로 에일라트와 북으로 아슈도트까지 180km만 연장하면 돼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요르단이 사업에 참여 의사를 밝혀오면 철도를 요르단의 아카바항(港)으로 연결할 용의가 있으며 참여를 거부하면 에일라트항까지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장관은 특히 인도, 중국과 유럽간 교역이 향후 20년간 극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이스라엘은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할수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네타냐후 장관의 발언에 앞서 아랍과 이스라엘 언론은 이스라엘이 수에즈 운하와 경쟁할 새로운 운하 건설을 구상하고 있다고 수차례 보도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대체 운하 건설 구상은 지난달 28일에도 이스라엘 신문에 보도됐다. 일간 마리브는 이스라엘 정부가 네게브사막에 운하를 파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새로운 운하를 건설하되 폭을 최소한 20m로 유지해 대형선박들이 왕복 운항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수에즈 운하가 너무 노후화해 폭증하는 물류를 감당할 수 없는데다 유럽과 걸프 아랍국가들간 운송 시간과 거리를 단축하려면 대체운하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집트 정부는 이스라엘의 대체운하 건설 보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그 실현 가능성을 일축했다.
아흐메드 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은 "이런 얘기를 수없이 들었지만 환상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에즈 운하는 "현재와 앞으로도 역사적 중요성을 유지할 것이며 세계 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일 수에즈 운하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의 문제이지 우리가 간여할 바가 아니다"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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