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6-23 14:43
“종합평가는 싱가포르ㆍ홍콩 등 경쟁국 에 뒤져”
한국, 통신ㆍIT인프라에선 경쟁국 압도
산기협, 동북아 R&D허브 구축에는 차별화된 유인책 마련 필요 지적
산업계에선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현재의 여건상 ‘동북아 R&D 허브’ 구축을 위한 가장 큰 강점을 ‘발달된 통신, IT인프라’,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위치’, ‘세계 최대 잠재시장인 중국을 배후지역으로 확보’ 등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큰 약점은 ‘남북대치 및 북한 핵문제’, ‘핵심 원천기술 취약’, ‘국제기준을 못미치는 경제ㆍ사회시스템’ 등의 순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최근 기업부설연구소를 보유한 321개 기업을 대상으로 산업계 입장에서 생각하는 동북아 허브 구축의 성공조건과 당면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실시한 “동북아 R&D허브 구축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동 자료에선 아울러 동북아 R&D허브 구축을 위한 당면과제로 국가이미지 제고, 기본인프라 구축, 차별화된 유인시책 도출, 한ㆍ중ㆍ일간 긴밀한 협력관계 유지, 강력한 추진기구와 일관성있는 정책집행, 연구개발투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점차 저하되고 있는 이공계졸업자들의 학력문제와 이공계 기피현상 등은 미국 실리콘밸리, 스웨덴의 사스타, 핀란드의 울루 등 세계적인 산업클러스터는 주변에 위치한 대학들이 우수연구인력을 꾸준히 배출 해 온 점이 기반이 되었음을 고려할 때 그 심각성을 고려해 별도의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산기협은 동북아 R&D허브 구축시 외자유치 차별화시책으로 성공을 거둔 아일랜드의 사례를 절저히 벤치마킹해 우리나라만의 차별화된 유인시책을 펼쳐야만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동북아 허브 경쟁에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정궤도에 오르면 궁극적으로는 핀란드나 스웨덴 형태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핀란드나 스웨덴은 별도의 추진하는 외자유인책은 없으나 잘 발달된 인프라시설과 경쟁력있는 산업 클러스터 운영으로 인해 높은 수준의 복지, 임금 등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하고 외국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있다.
참고로 아일랜드는 지난 1980년대 외자유치 시책을 추진할 때 기업법인세를 10%로 대폭 하향했다. 현재 영국 30%, 프랑스 37%, 독일 25% 등과 비교하면 엄청난 파격적 조치였는데, 아일랜드는 여기에만 그치지 않고 외자유치 전담기관인 IDA(산업개발청)을 별도로 설치해 투자상담에서부터 유치기업 직원들의 개인적인 사생활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원스톱서비스도 구현했다. 또 현재 우리나라 정부가 도입여부를 검토중인 외투기업에 대한 현금조조제도 아일랜드가 세계 최초로 시행한 제도다.
이같은 차별화 유치전략의 결과 아일랜드는 현재 MS, 인텔, ABB 등 1천3백여개의 외국기업들이 진출해 있으며 이들 외투기업이 아일랜드 전체 수출의 4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유치전략은 아일랜드 정부의 재정적자를 가중시키기는 문제점도 가져왔다. 더욱이 최근에는 아일랜드를 벤치마킹한 구 동구권 국가들이 아일랜드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외자유치에 나서고 있어 아일랜드를 긴장시키고 있다. 실제로 미국 컴퓨터회사인 게이트웨이는 작년 9월 아일랜드공장를 철수시킨 바 있다.
한편 동북아 R&D허브에 대한 인식정도를 보면 우선적으로 현재 과학기술부 등 정부부처에서 우리나라의 새로운 상정동력으로서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R&D허브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는지 그 인식정도를 질문했다. ‘많이 알고 있다’는 전체 321개사중 12개사가 답해 전체의 3.7%로 나타났으며 ‘조금 알고 있다’가 76.0%로 나타나 ‘전혀 모른다’의 20.0%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는 최근 신문 등 매체 등을 통해 동북아 중심의 관련기사를 접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데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산업계에선 우리나라가 동북아 허브의 여건상 가장 큰 강점으로 발달된 통신, IT인프라의 비교우위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위치, 세계 최대 잠재시장인 중국을 배후지역으로 확보, 양질의 인적자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양질의 인적자원, 교육수준, 상당한 생산기반 및 기술 보유, 인천국제공항, 부산항, 광양항 등 충분한 SOC 확보, 서울에서 3시간 비행거리이내 인구 1백만명이상의 도시가 43개 위치 등이 있다.
한편 우리나라 산업계는 주한 외국인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북대치 및 북한 핵문제를 우리나라 여건상의 최대 약점으로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원천 기술 취약, 국제기준에 못미치는 경제, 사회 시스템, 노사문제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싱가포르,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일본 등 향후 우리나라의 허브 구축과 관련해 이공계 대학졸업생들의 지식수준, 인프라구축 정도, 법인세율 등 비즈니스 환경 등 7개 항목에 대한 주요 경쟁국들과의 비교우위를 조사한 결과 종합평가에서 우리나라는 말레이시아에만 앞설 뿐 싱가포르, 일본, 홍콩, 대만 등 다른 조사대상 국가에 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계에선 동북아 R&D허브 구축을 위해 필요한 정부시책으로 기술선진국 수준의 연구개발투자를 최우선적 과제로 지적했다. 그 다음으로는 우수인력 양성, 친기업적 환경조성, 전담기구 설치 등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생산기술기반 구축, 연구인력에 대한 입출국절차 간소화, 관련법규 및 제도 정비, 세계적인 R&D 본부 국내유치, 국가이미지제고, 경제특구내 행정절차의 원스톱서비스 실현 등이 주과제로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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