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3-17 17:07

전쟁임박 위기감에 국제 원자재값 속등

(서울=연합뉴스) 미국과 이라크 사이의 전쟁이 눈앞에 닥쳤다는 점을 반증이라도 하듯 17일 국제 유가와 금값이 일제히 치솟으며 세계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날 낮 12시 39분(한국시간) 현재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시간외 전자상거래에서 지난 주말 종가보다 1.24달러(3.5%) 오른 배럴당 36.62달러에 거래됐다.
금 현물가격 역시 아시아시장에서 이날 오후 2시18분 현재 지난 주말에 비해 7.90달러(2.4%) 상승해 온스당 344.20달러를 기록했다.
같은날 4월물 금값은 NYMEX의 시간외 거래에서 장중 한때 지난 주말보다 온스당 7.90달러(2.40%) 오른 344.50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오후 2시20분 현재 온스당 344.20달러를 나타냈다.
이들 원자재를 거래하는 시장 관계자들은 빠르면 이번주에 이라크 전쟁이 개시될 것이라는 우려가 가격 앙등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가격 폭등은 미국 달러화의 하락세를 부채질해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이날 오후 2시 50분 현재 유로당 1.0818 달러로 지난 주말 종가인 1.0747달러보다 0.0071달러 더 떨어졌다.
이에 따라 세계 곳곳에서는 지난 90년 대 이라크 전쟁이후 12년만의 전쟁 발발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독일의 빌트 암 손타그 신문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라크전으로 인해 유로존(유로화 통용 12개국)을 비롯한 전세계 경기가 후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상회해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현재 전망치보다 1.3-1.4% 하락하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정하고 있다.
또 세이크 자키 야마니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지난 14일 전쟁 발발시 유가폭등으로 인한 세계 경제 후퇴 가능성을 예고했다.
세계적인 투자증권사인 미국의 메릴린치 증권도 같은날 이라크전 우려로 WTI를 기준으로 한 원유가격 전망치를 종전의 배럴당 41달러에서 46달러로 12% 로 상향 조정했다.
이밖에 이라크 전쟁이 현실화되면 전세계 항공수요가 10-20%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영국 브리티시항공의 로드 에딩턴 CEO는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동에서의 분쟁으로 항공업계에서 대규모의 감원이 시행되고 특히 미국에서는 부도위기를 맞는 항공사가 늘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라크전이 발발할 경우 앞으로 7만명의 실업자가 생기면서 40억달러의 손해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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