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1-08 14:17

급변하는 해운물류환경하에서의 포워딩업계 인식 설문조사

본지는 2003년 신년특집으로 포워딩업계(복운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인지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결과 올 한해 해운경기에 대해선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고, 출혈경쟁 지양과 통관업 허용 등을 현안과제로 지적했다.


본지는 2003년 연시특집으로 포워딩업계에 종사하는 총 261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급변하는 해운물류환경하에서의 포워딩업계 인지도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2003년 올 한해 세계 해운업계 경기는 대부분 불투명하거나 침체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자사의 올 취급물량은 증가가 예상된다는 응답이 많아 포워딩업계의 물량취급이 세계해운경기와 꼭 비례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것이다.

새해 해운경기 대체로 ‘부정적’ 응답

우선 설문조사대상자에게 “2003년도 새해 귀하가 보는 세계 해운업계 경기 전망”을 묻는 질문에 총 응답자 중 16%만이 ‘밝은 편이다’고 답했고 33%는 ‘침체 가능성이 높다’, 51%는 ‘불투명하다’는 부정적인 응답을 했다.
“2002년과 비교해 2003년도 귀사의 물동량 취급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예상외로 ‘증가 예상’이라 응답한 자들이 52%로 가장 많았고 38%는 ‘답보상태 유지’, 10%는 ‘감소 전망’이라 답했다. 이같은 응답은 경기침체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자사의 물량은 늘어나 주기를 기대하는 잠재의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2003년 한해 귀하가 생각하는 포워딩업계의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전체 응답자 중 52%가 ‘출혈경쟁지양’이라 답했고 30%는 ‘운임안정화’, 그리고 17%는 ‘통관 등 제도적 정책지원’이라고 응답했다. 자율화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포워딩업계의 집화경쟁이 얼마나 치열한가를 말해 주는 문항이다.
“전년과 비교해 귀사의 2002년 영업실적은 어떠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54%가 ‘그저그렇다’라고 답했고 7%는 ‘나빴다’고 응답했으나 의외로 ‘좋았다’는 응답도 38%나 차지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잉상태라서 대부분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응답이 전망되기도 했으나 전문화, 특화 서비스 그리고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가며 영업실적을 올린 업체들이 많았을 것으로 예측된다.

2002년 영업실적 ‘그저그렇다’가 가장 많아

한편 해상화물운송주선업이 화물유통촉진법에 의해 항공화물운송주선업과 합치면서 관장부처도 해운항만청(현 해양수산부)에서 건설교통부로 이관됐지만 건교부측의 포워딩업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인해 그동안 업계 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미흡했고 그 위상도 상당히 위축됐다는 견해들이 포워딩업계 내부에서 불만의 소리로 들리곤 했다.
이에 따라 “건교부 관계당국의 포워딩업계 지원정책을 평가한다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예상대로 ‘전혀 지원치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43%를 차지했고 ‘다소 불만스럽다’고 답한 응답자도 40%를 차지해 절대적으로 건교부의 포워딩 지원정책에 불만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작 14%만이 ‘예전보다는 낫다’고 답했다.
이와관련 “포워딩업계 관장 정부부처를 해양수산부로 옮기는 문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대해 ‘찬성이다’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가장 높은 39%를 차지했고 ‘반대’라고 답한 응답자는 28%에 그쳤다. ‘관심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33%를 차지했다.
최근 경의선 연결사업과 관련해 “남북한 종단철도와 TSR, TCR 연결사업은 언제쯤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응답자의 50%가 ‘장기성 사업이다’라고 답했고 47%는 ‘변수가 많다’고 응답해 조기성사에 대해 큰 기대를 갖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만간 가능하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고작 3%에 불과했다.
“신의주 경제특구, 개성공단 착공등이 포워딩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응답자의 59%가 ‘다소 영향 있다’라고 답했고 ‘기대치 않는다’가 23%, ‘영향이 크다’라고 답한 사람은 17%에 그쳤다.
핵문제 등으로 인한 남북한간의 긴장고조와 함께 북한에 대한 불신이 이같은 응답률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현지사정 정보미흡도 지적

한편 해운업계의 최대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관련, “중국시장 공략에 있어 가장 걸림돌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중 36%가 ‘치열한 집화경쟁’을 꼽았고 33%는 ‘현지사정 정보미흡’을, 그리고 28%는 ‘중국정부의 규제’를 걸림돌로 꼽았다.
포워딩업계가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치열한 집화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현지사정 정보미흡과 중국정부의 규제 등으로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가 포워딩업계에 최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할 분야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선 응답자 중 가장 많은 46%가 ‘통관업 허용’이라 지적했고 34%는 ‘업체 관리 강화’라고 응답했다. 또 17%는 ‘완전개방화 재고’라고 응답해 자율화이후의 사후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점을 응답자 중의 상당수가 현안으로 지적했다.
또 “포워딩업계의 신뢰성과 재무구조개선을 위해서 등록제 규정의 강화와 규제정책이 절실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2%가 ‘그렇다’라고 답했고 39%는 ‘신중해야 한다’라고 응답했다. ‘아니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9%에 불과했다.
등록제로 전환된 이후 우후죽순으로 생긴 포워딩업체들의 상당수가 영세하고 재무구조가 취약해 잦은 운송사고 등으로 하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있는가하면 개점휴업상태의 업체들도 많아 등록제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몇년 새 대형 포워더들의 파산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보닉스 등 대형 포워더들의 파산 근본원인”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응답자의 39%가 ‘방만한 경영’을 꼽았고 29%는 ‘관리경영 미흡’을 지적했다. 응답자의 17%는 ‘재무구조 취약’을, 그리고 14%는 ‘전문화 결여’라고 응답했다.
글로벌 경쟁시대와 관련, “우리 업체가 세계 유수 포워더와 대등한 경쟁을 하기 위해 개선해야 할 최우선 사안은 무엇인가”라고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8%가 ‘서비스망 강화’라고 답했고 28%는 ‘인력 양성’이라고 응답했다. 또 24%는 ‘일관수송체제 구축’이라고 답했고 9%는 ‘하드웨어 투자’라고 응답했다.
한편 복합운송주선업계 발전을 위해 개인적인 의견을 보내주신 관계자들도 많았다.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포워딩업체는 대부분 선사에서 근무하다가 독립해 설립된 회사들이며 결국 기존의 포워딩업체 화물을 가지고 나오는 형태라서 그 포워딩업체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밝혔다. 이런 결과는 한편으로 운임이 자연히 내려가게 되는 반면 선사의 운임은 올라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어느 순간에 포워딩업체들은 부도라는 치명적인 상황을 맞게 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포워딩업체사이에서도 어느정도의 운임 가이드라인을 정하면 조금이라도 안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전해왔다.
또 동남아 운임 안정이 급선무라고 견해를 적어보내신 분도 있고 포워딩업의 허가제 전환, 통관업 허용의 시급함을 지적해 주신 분도 있었다.
某 포워딩업체의 사장은 중소규모의 복운업체들은 더욱 위축될 것이 예상되므로 비용절감이 절실하다는 것. 어차피 자본주의 경제하에서 자유경쟁은 불가피하므로 업체수가 늘어나 과당경쟁을 하게 되고 그로인해 이익이 줄어 들 수밖에 없는 것은 업종을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복운업체의 공동발전을 위한 중요한 사안은 통관업 허용을 통한 일괄수송체제이며 적어도 수송시스템 및 물류비용절감을 통해 대외적으로도 국가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협회차원에서 웹상에서 업무처리가 가능한 업무 프로그램을 개발해 저가로 보급해 중소규모의 복운업체들이 이를 활용해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비용절감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한 관계자는 전문적인 업체만이 영업을 하도록 강력한 등록규제 방안마련이 시급하고 운임차액이 아닌 포워딩 피(Forwarding fee) 지불을 강행법규로 지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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