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1-06 16:52

특집Ⅱ/온라인 서적 물류 시장 전망

온라인 서점들 경쟁력 확보에 총력 결국‘물류’서 앞서야 살 수 있다!
YES24, 모닝365, 인터넷교보문고, 인터파크 등 변화하는 시장 발맞춰 다양한 서비스와 컨텐츠, 물류부문 투자로 선회할 듯

전자상거래와 물류의 성공적인 결합이라는 명제를 이끌어냈던 온라인 서적 판매 양상이 달라진다. 온라인 서적시장의 가격정책이 오프라인에 침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 따라 올 2월부터 온라인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10% 내로 할인율이 제한을 받고 현재의 판매전략을 그대로 고수하게 되면 적자는 불 보듯 뻔한 것. 배송을 전담하고 있는 택배사와도 한차례 ‘가격담판’을 벌이게 될 지도. 어쨌든 온라인 서적몰에 있어서 2003년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시기가 될 듯 하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절묘한 결합, 이는 전자상거래가 우리 생활에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 잡기 위한 최적의 필요조건이다. B2B, B2C 사이버쇼핑몰이 그랬고, 온오프라인 병행몰이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오프라인의 든든한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전자상거래는 비단 구매시장의 변화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패턴까지도 바꾸는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물론 그 바탕에는 인터넷의 대중화가 큰 버팀목이 되었다.
한편으론 역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물류(物流)의 변화다. ‘택배’라는 이름으로 더 보편화되어진 물적유통(物的流通) 양상이 전문화, 집중화된 것 역시 온라인과 오프라인간의 상호관계를 밀접하게 이어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여주었던 온라인 서적판매 시장은 그 성공적인 모델 중의 하나.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가는 운영비를 고스란히 도서할인정책으로 전환, 매출의 증가와 고객의 소비패턴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고객들은 직접 매장에 찾아가지 않고도 인터넷 검색이 가능하고 가격도 저렴한 서적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물론 고객에게 직접 서적을 배송해주는 역할은 택배사가 도맡았다. 성공적인 ‘윈-윈 관계’를 구축한 셈이다.

“통계청 전자상거래 통계조사 결과(2000.10월기준)에 따르면 사이버쇼핑몰 전체 배송에서 ‘택배가 무려 83.5%라는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물류로 지칭되는 택배의 업무영역은 이처럼 한껏 성장세의 일로를 걷고 있다. 홈쇼핑을 비롯해 대량의 고정물량이 배출되는 새로운 시장에서 자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고객의 니즈에 발맞춰 배송현황 파악이 가능하도록 한 ‘위치추적서비스’는 물론이고, 해당업체 물량에 대한 고정차량배치 등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허나 온라인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는 2월부터는 택배사도 예상되는 물량감소에 대비해야 할 듯 하다. 할인정책의 제한으로 인해 배송료에서 경비절감을 하려는 고객사들의 요구가 당연히 따라올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업물류를 전담하는 경우 경쟁업체와의 비교문제 때문에 외부로 배송단가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분명 소폭의 하향조정은 예상되는 바다.



“온라인서점의 완벽한 쇼핑몰화 추구하겠다”
해당 시장서 경쟁력 확보에 자신감 내비쳐


한편 국내 온라인 서적 판매몰 중 부동의 매출액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YES24는 내년도 달라지는 시장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YES24 주세훈 마케팅팀 팀장은 “오프닝사이드북과 동영상서비스로 내년 시즌을 대비하고 있다”며 타 업체와의 차별성을 온라인상 투자로 시작할 것임을 내비췄다.
‘오프닝사이브북’이란 책을 20% 정도 미리 보고 난 뒤 구입하는 서비스로 특히 아동도서에서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림을 미리 보고나서 그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훑어 볼 수 있게 함으로써 고객의 편의를 향상시키는 동시에 판매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한 동영상서비스는 다양한 방향으로 책을 소개하고, 저자나 추천인을 인터뷰하여 동영상으로 서비스하는 것인데, 이는 홈쇼핑기능을 부가한 것으로 현재 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뉴컨텐츠팀을 설립하고 약 5억원의 투자로 동영상서비스를 제작하고 있다고 한다.
즉 온라인 서점은 ‘책만 싸게 판다’는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다양한 서비스가 결합된 ‘쇼핑몰화’를 지향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YES24는 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와우북의 합병으로 더욱 공고히 한 바 있다. 주팀장은 “두 회사가 멀티브랜드 전략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합병을 한 지 얼마 안 되는 상황에서 가시적인 성과는 기대하기 힘들지만, 중복회원이 10% 가량에 불과하고 나름대로의 색깔을 유지하는 가운데 물류센터와 조직의 통합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향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YES24와 와우북의 합병은 운영상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인 듯도 하지만 더 나아가서는 M&A가 경쟁력 확보의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사례가 되고 있다.
YES24는 현재 2,000평 규모의 현대화 된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40만권에 달하는 서적의 즉시 출고가 가능하다. 주팀장은 한편 “배송의 신속화를 위해 보다 많은 투자를 하여 오프라인 서점의 온라인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인터넷교보문고>

전 모닝365 사장 인터넷 담당 이사로 영입
“업계 1위 탈환 위해 대대적 인프라 투자하겠다” 밝혀


교보문고에게 2002년은 새로운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이한 한 해였다. 온라인의 전반적인 강세 속에 오프라인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았고, 급기야는 종로서적이 문을 닫는 등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의 열세는 비단 종로서적과 같은 큰 규모의 서점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온라인의 득세와 지역서점의 붕괴는 일견 ‘수퍼마켓의 퇴장과 대형 할인마트의 활황’이라는 측면과도 유사하다. 물론 할인마트가 온라인 상거래를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는 것은 아니지만, ‘집중과 선택’이라는 기업의 핵심역량 강화정책이 제대로 들어맞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교보문고는 이러한 분위기 속에 올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등 부산한 모습을 보였다.
기존의 인터넷영업부를 ‘인터넷교보문고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정진욱 전 모닝365 사장을 본부장(이사)으로 영입했다.
인터넷서점업계에서 인터넷 환경 변화에 대한 이해가 높고, 시장 흐름에 잘 대응하는 CEO로 평가받고 있는 정 이사는 모닝365 재임시절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여 신생기업 모닝365를 설립 1년여 만에 업계 2위로 도약시킨 마케팅의 귀재로 유명하다. 전문경영인의 영입, 적극적인 투자의사 등 이제 남은 것은 내년도를 어떻게 맞이하느냐다.
우선 거대한 오프라인 서점을 등에 업고 있는 인터넷 교보문고는 도서정가제 시행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교보문고 웹마케팅팀 최준호팀장은 “내년부터 도서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기 때문에 투자를 물류 부문으로 돌릴 예정이다. 또한 200만명의 고객 DB를 보유하고 있고 컨텐츠 면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어 시장우위를 점하는데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회사는 내년도에 물류 부문과 CTI(Computer Telephoning Integration, 지능형통합콜센터)에 각각 40억원과 10억원의 투자를 예정하고 있는데, 국내 서점업계로서는 최대 규모다.
게다가 올해 초까지 전문상담원을 50여명으로 확대 배치한다는 방침을 세워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임을 내비췄다. 특히 최 팀장은 인터넷 서점업계에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물류부문에서 타 업체가 따라오지 못할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 자신하며 내년 시즌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또한, 지난달 말에는 일본 물류전문기업 ‘호쿠쇼’사로부터 대규모 도서자동분류기(sorter)를 도입했으며, 이 같은 물류설비투자를 통해 연간 1,500억원의 물량을 자동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도서배송기간도 획기적으로 단축해 경쟁력 확보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교보문고측은 정진욱 이사(전 모닝365 사장)의 영입과 인프라 구축 등 인터넷서점사업의 확대가 단순한 매출 확대가 아니라,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도 확고한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내비쳤다. 올해 온라인 서점 시장을 평정할 거대 공룡으로 과연 교보문고가 부상할지 두고 볼 일이다.

“거품 빠진 온라인 도서시장 이제는 ‘내부경쟁’만 남아”

인터넷교보문고의 최 팀장은 무엇보다 올 2월부터 시행되는 도서정가제의 시행여부, 그리고 이를 둘러싼 찬반여부를 떠나 해당 기업이 내부 역량 강화에 관심을 두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2002년 온라인 도서 시장은 2001년에 비해서 80% 이상 성장하는 등 장밋빛 전망을 낳게 했지만, 내년부터는 시장전체의 파이에 대한 기대보다 내부경쟁력 강화를 통한 시장 선점에 매력이 있다는 게 업계전문가들의 말이다.
일례로 아마존(www.amazon.com)은 이미 2001년도에 도서부문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되리라는 예상은 당연한 일이다. 어쨌든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략적 경영이 절실히 필요한 셈이다.
최팀장은 내부전쟁에서 승리하려면 타 업체에 비해 얼마나 획기적인 이벤트를 다양하게 마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YES24의 DB문제로 인해 고객들이 불편을 겪은 적이 있었다. 당시 ANTI YES24가 생겨날 정도로 그 문제는 심각했었는데 마침 그때 인터넷 교보문고는 40% 파격세일을 단행해서 수익 면에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의 효과를 봤다고 한다.
인터넷교보문고는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가 운영하는 인터넷 서점이라는 인식을 고객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상중이다. 국내 최대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답게 고객을 위한 혜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히 사이트 내에서 고객들이 참여 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하는 것 외에 고객의 사랑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제도도 만들 계획이라는 것이 최 팀장의 설명이다. 과연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조화가 성공적인 결실을 낳을지 두고 볼 일이다.



수익성 자신! 매출 자신!… 문제는 성장성
컨텐츠 강화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집중


인터넷 서점업계에서 매출액 2위를 달리고 있는 모닝365의 김성모 마케팅 기획팀장은 “도서 정가제가 회사에 큰 불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어차피 고객들은 서비스와 컨텐츠가 훌륭한 사이트를 선택할 것이며, 기존에 책을 사던 곳에서 계속 살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에 수익성과 매출액 등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온라인 도서는 할인율 20%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따라서 10% 이하로 제한이 가해지면 나름대로 타격이 만만치 않을 듯 하지만, 기존 회원들을 계속 확보해가기 위해 모닝365측은 이벤트나 경품 등의 보완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팀장은 또한 “기존카드사와 제휴를 맺어 우회적으로 회원들에게 이익을 돌려줄 것”이라며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앞서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대로 해당 시장의 상승세가 잠시 주춤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 다양한 서비스 정책에 더욱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도림 메인센터로 부상… WMS 도입으로 물류시스템 강화”

모닝365는 물류부문에서 혁신적인 차별화를 가지고 있는 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도서업계 뿐만 아니라 모든 전자상거래 업체를 통틀어서 샐러리맨과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서 지하철역에서 주문물품을 수령해 가는 해피샵을 운영하고 있다.
해피샵을 이용하게 되면 배송료는 당연히 무료, 3시간 안에 물품을 받아갈 수 있다. 또한 E-CVS와 제휴해 편의점에서도 찾아갈 수 있는 물류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한진택배를 이용하는 택배배송은 1~1.5일 정도 소요된다. 한편 이처럼 다양한 배송루트의 개발은 물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박지수사장의 경영전략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또한 지난해 8월14일 물류센터를 신수동에서 신도림으로 이전 확장한 뒤, 더 넓고 선진적인 시스템을 갖추었다. 이전까지 수급이 다소 원활하지 못했던 부분을 해소하고 5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확장하고 WMS(창고관리시스템)를 도입함으로써 효율적인 재고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모닝365는 이후 자사의 물류문제를 90%이상 해결한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인터파크>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총력 기울여
예상되는 시장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할 것


지난 96년, 온라인 쇼핑몰이 무척이나 낯설었던 우리에게 인터파크는 단순한 사이버공간에 지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인터파크는 서적 분야(북파크)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의 전자상거래를 대중화 시켰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업체다. YES24, 모닝365, 알라딘 등 도서 전문몰이 부상하면서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듯한 인상도 적지 않지만, 올 2월부터 시작되는 도서정가제를 새로운 부활의 호기로 여길 만큼 자신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그 배경에는 높은 할인율을 바탕으로 활황세를 누렸던 도서전문몰들이 수익구조의 다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 깔려있다. 따라서 인터파크는 가격경쟁에서 컨텐츠 혹은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인터파크 이현정홍보팀장은 “온라인 고객의 수준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며, “결국 서비스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물론 서비스에는 여러 가지가 포함된다. 물품의 주문에서 출고, 배송과 사후관리까지 기업이 전사적인 과정을 시스템(ERP)화 한다면 기업은 고객관리(CRM)을 체계적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인터파크는 자사의 튼튼한 IT기반을 가장 큰 자랑거리로 내세운다.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부가되기도 하지만, 서비스의 개념을 시스템으로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지원이 있었기에 오늘의 인터파크가 가능했다는 게 이팀장의 설명이다.
인터파크의 온라인 회원수는 2002년 12월 기준으로 250만명, 일일 평균 15만명이 ‘인터넷 공원’을 다녀간다. 물론 여기에는 도서를 비롯한 전자제품, 여성용품 다양한 고객층이 포함된 것이기에 ‘북파크 고정고객’을 정확히 얼마라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인터파크의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 층이 가까운 잠재고객으로 위치하고 있다는 것만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한편 인터파크는 지난해 11월말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현대택배 터미널의 물류센터를 300평에서 500평으로 확충하고, 자체 개발한 물류자동화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으로 서적 시장이 확대되는 분위기 속에 인터파크 내 북파크 사업팀은 도서의 재고비중을 늘리고, 당일 출하율을 5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물론 온라인 서적전문몰이 지향하는 컨텐츠와 부가서비스의 강화도 올해 전략의 중심으로 잡아 지속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2003년 ‘책으로 가득한 공원’이 새롭게 단장된 모습을 어떻게 펼쳐보일는지 기대된다.

글·조현주기자<물류와경영/hjcho@ksg.co.kr> 오승헌기자<물류와경영/shoh@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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