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31 10:35
“공동배송 통해 국내 중소기업 물류효율화 달성할 터”
한국산업단지공단 공동 물류지원사업 전반에 핵심 역할 수행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이 관할하고 있는 국가산업단지는 올해 기준으로 25개소다. 지난 8월을 기준으로 입주해 있는 업체는 15,236개, 그 생산규모는 16조351억원에 달한다. 고용인원 51만명 이상에 62억1,300억불의 수출성과를 이끌어 낸 이들 산업단지는 따라서 공동수배송사업이라는 명제를 대입하면 주목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관심분야가 되어 버린다.
산단공 물류구축팀의 물류공동화·표준화·정보화 등을 중심으로 한 범국가적인 사업추진을 통해 기업물류비, 더 나아가 국가물류비의 비중이 낮아질 수 있음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물류효율화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여전히 요원한 듯 보인다. 기업의 실제참여문제, 배송공동화의 실효성 등 숱한 난제들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산단공 물류구축팀의 김흥수 팀장을 만나 2차년도 들어간 물류공동배송화 사업의 진행사항을 점검하고 제기되는 여러 문제점들을 진단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흥수팀장(41)은 숭문고, 성균관대를 거쳐 미국 Washington State University(전자전기과)를 졸업한 뒤, 미국(K&C Tehchnology)과 독일(AEG-Elotherm) 등지에서 경력을 쌓은 바 있다. 이후 95년 1월 지금의 한국산업단지공단인 서부지역공업단지관리공단에 입사해 기업정보화지원센터와 한국ASP산업단지 컨소시엄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물류정보화 및 공동화 관련 사업에 꾸준하게 참가해왔다. 현재는 2001년 1월부터 시작된 한국산업단지공단의 공동물류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기자: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정부의 물류공동화에 대한 관심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구성된 단체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할 수 있겠는데요. 그 중에서도 물류구축팀은 우리나라의 물류비 비중을 낮추기 위한 선결과제로 △물류시장의 다단계알선의 폐해 △물류정보공유에 대한 기피 성향 △비통합적 개별운송관행 등을 들고 이의 개선에 앞장서고 있어, 비록 사업이 끝난 상태는 아니나 그 성과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현재는 2차년도 사업 중인데, 지금까지의 경과와 진행사항을 간략하게 말씀해 주신다면?
“13,000여개 중소 제조업체의 물류공동화 달성이 가장 큰 목표”
김흥수팀장: 우선 산업단지공동물류지원사업에 관심을 가져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먼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산업단지 조성 및 공업의 합리적인 배치를 유도하고 공장의 원활한 설립과 생산활동을 지원하며 산업입지 및 산업단지의 체계적인 관리를 실현함으로써 지속적인 산업발전을 통하여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설립된 기관입니다.
이에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산업자원부와 더불어 국내 국가산업단지 13,000여개 입주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창고, 화물차량, 기업생산 등 물류정보의 공동화를 통하여 국가적으로 물류체제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자 공동물류지원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대택배, NDS, 삼성테크윈 등 1차 시범사업 컨소시엄 참가”
“매출액 계획대비 57% 성과, 600여건 물류서비스 제공해”
1차년도(2001.5~2002.6)에서는 우선 국내의 유사사례를 찾아보고자 국내,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자료조사와 조사된 자료를 근거로 해외 관련업체를 찾아 실제 운영현황을 살펴보고 공동화 활성화 방안에 대한 협의를 했고, 둘째로 국가산업단지 7,000업체를 대상으로 O/D 조사를 통해 물동량이 많고 물류공동화 가능성이 높은 남동, 시화, 반월, 창원 지역의 300여 산업단지 입주업체의 인터뷰 자료를 근거로 7개월에 걸쳐 국내의 우수 컨설팅전문가(SLI), 물류운영사업자(현대택배), IT전문가(NDS), 물류운영센터 설계전문가(삼성테크윈), 이동통신운영전문가(SK-Net Truck) 등이 모여 공동물류 초기 시범사업모델을 설계했습니다. 시범사업 모델을 간략히 말씀드리면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산업단지에 물류거점을 구축하고 국내 중소 물류서비스업체가 입주 기업체를 대상으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며, 부가적으로 물류표준화, 정보화 기반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물류공동화가 규모의 경제 수준에 도달하는 시점에는 15~30% 수준의 알선료 절감, 기업의 물류구조, 자금거래구조 개선 등을 효과로 현행 물류비의 약 30% 이상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1차년도 6개월 동안의 초기 시범사업은 시화와 창원에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현대택배가 사업모델을 직접 현장에 적용하였고, 그 과정에서 사업 방향과 서비스 형태 등 보완사항들을 도출했습니다. 한편 산단공의 공동화물류지원사업의 인식 및 홍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으나, 매출액 당초 계획대비 57%의 성과와 600여건의 물류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2차년도(2002.7~2003.6)에서는 1차년도 사업결과에 대한 분석과 5개 국가산업단지의 공동화 가능업종에 대한 심층적 검토를 통하여 사업모델의 보완, 물류서비스학대, 물류센터 기본 설계 등을 위한 컨설팅을 (사)한국물류협회가, 공동물류시범운영은 (주)한익스프레스가 컨설팅사와 긴밀한 협조 하에 추진할 계획입니다.
조기자: 지난 1차년도 시범사업자였던 현대택배는 매출 부진 등 사업성이 결여된다는 판단 아래 중도하차한 전례가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것이 일정 부분을 넘지 못해 기업에게는 나름대로 부담이 되었던 것도 영향을 끼쳤으리라 보여집니다. 한편으론 시범사업자가 물류배송공동화 사업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이러한 내용들을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물류공동화는 또다른 성격의 구조조정"
김흥수팀장: 아시다시피 공동물류는 기존 물류서비스사업자와 화주들의 구조조정입니다. 기존의 낡고 비효율적인 이익구조를 바꾸어 가는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갈등을 빚게 되겠지만, 우리나라 물류산업의 효율화를 위하여 그리고 기업체의 물류비 절감을 위해서도 반드시 언젠가는 누군가는 해야 되는 사업입니다.
시범사업자인 현대택배가 1차 사업을 하면서 불특정다수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공동물류를 한다는 것은 많은 기간과 홍보를 필요로 하며, 현재의 기존 물류비의 5~10%의 절감으로는 화주의 유인이 어렵고, 정기적인 셔틀서비스의 공차운행 등 단기간에 이익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현대택배도 동 사업의 취지에 공감하여 뛰어들었습니다만 도중하차하고 말았습니다. 산업단지공동물류지원사업은 단기간에 이익이 발생하는 사업이 아닙니다. 중장기적으로 바라보고 투자하고 물류비 절감을 통하여 입주기업에게 이익을 건네줄 수 있을 때만이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조기자: 앞선 질문과 비슷한 내용이 될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큰 규모의 인프라 사업의 성격이 강한 만큼 재정적인 측면에서 정부지원금(44억원, 산업기반기술조성사업)과 민간투자가 적절히 이뤄져야 할 텐데요. 실제 사업을 주관하는 산단공 입장에서 판단하기로 수정되거나 보안되어야 할 내용은 없겠습니까?
김흥수팀장: 본 산업단지 공동물류지원사업은 2001년 6월부터 2005년 6월까지 4개년에 걸쳐 이루어지는 사업입니다. 1, 2차 시범사업의 결과를 보고, 본 지원사업 추진 방향 및 사업의 규모에 따라 유동적이긴 합니다만 총 128억원 사업비로 정부가 34억원, 산업단지공단이 94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물류센터 부지비와 건축비 등 모두 반영된 것은 아닙니다.
조기자: 산업단지내 종합물류정보시스템의 구축이 2004년 3월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물류솔루션 개발업체들이 단지내 입주해 긴밀한 체제를 구성한다는 대략적인 개요는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보시스템의 도입과 적용에 따른 효율성은 주로 어떤 측면에서 이해하면 될런지요?
“중소기업 중심의 정보시스템 구축 추진…
향후 물류서비스 연합체도 공동 구성할 것”
김흥수팀장: 산업단지공동물류 종합정보시스템은 2004년 3~5월경 물류정보를 제공하고 물류컨설팅사례 등을 초기 서비스할 계획입니다.
2005년 4월경에는 어느 정도 모습을 갖춘 서비스 제공, 즉 가능한 한 e-portal service 구현을 목표로 새로운 개발도 있겠지만 시간 및 비용적 장점이 있다면, 기존의 시스템과 연계사용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물류시스템은 대기업 위주로 개발되었으나 산단공은 인터넷을 통한 중소기업 중심으로 한 화주들과 물류서비스연합체를 공동으로 조직하여 공동물류지원사업에 적당한 입주업체 설정에 맞는 정보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현재 중소기업의 정보화 인식의 부족과 수준이 떨어지는 부분입니다.
조기자: 무엇보다 해당 사업의 총괄기관으로서 기초적인 정책의 결정과 기본계획의 수립뿐만 아니라 예산확보와 출연을 담당하고 있는 산자부의 지속적인 관심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일텐데요. 혹 자금의 추가 지원이 필요할 경우 후속조치가 마련되어 있는지, 또한 사업의 계속성을 이어가기 위해 산자부나 산단공 담당자들의 자리이동이 어느 정도 제한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흥수팀장: 산자부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본 사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사업추진에 따라 외생 변수와 사회변화에 따른 사업비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추가적인 투자는 사업의 타당성 여부에 달려있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1, 2차 시범사업 수행을 통하여 본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국가적으로나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지 등 전반적인 내용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담당자의 잦은 교체로 인한 사업의 연속성에 대하여 걱정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사업은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조기자: 공동수배송시범사업을 진행하는 중에 원활한 업무 진행을 위해 참여 업체들과 지속적인 상호의견을 나누고 계신지, 이 자리를 빌어 당부의 말이 있다면 간략하게나마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동물류사업 당위성 깊게 인식해주길…”
김흥수팀장: 현재 시범사업지역인 시화와 창원을 중심으로 공동물류협의회는 각각 40~5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수시로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상호 공동 관심사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습니다.
산업단지공동물류지원사업은 기업체와 물류업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사업입니다. 물류산업의 효율화 및 기업의 물류비 절감을 위하여 우리 물류업계나 기업체가 풀어야 할 과제 중의 하나인 공동물류사업의 당위성을 감안하여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고 조언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기자: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글·조현주기자(hjcho@ksg.co.kr/물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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