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02 17:38

인터뷰 어시스트코리아 정금영 이사

“백화점 중심 의류 B2B 사업 견인차 역할 다할 것”
물류사업 건전한 경쟁과 Win-Win 전략 가능


정금영 이사는 의류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어시스트코리아의 제1물류센터장인 동시에 이 회사의 창립맴버다. 최근 제3자물류의 물품취급 영역이 넓어지면서 의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 지난 94년부터 백화점을 중심으로 꾸준히 의류 B2B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온 어시스트코리아도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이에 물류와 경영은 정금영 이사를 만나 최근 일고 있는 ‘의류 B2B 러시’와 그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조기자: 만나 뵙게 되서 반갑습니다. 지난 94년 어시스트코리아가 창립하던 때부터 같이 해오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경기도 광주에 있는 제1물류센터장이자 영업총괄 이사로 계신데, 어시스트코리아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이사: 알고 계신대로 저희 어시스트코리아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물류대행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94년 11월에 250평 창고의 작은 규모로 시작했는데, 당시 거래 업체는 겨우 6개에 불과했습니다. 현재는 검/납품에 걸쳐 80여개의 업체를 고객사로 잡고 있으며, 그 거래매장은 2,500여개에 이릅니다. 광주군 도척면 제1센터와 송정리 제2센터에 배치된 인력은 180여명 정도가 됩니다. 무엇보다 저희 회사의 주업무라고 하면 의류납품업체의 제품의 검품과 납품 및 상품관리까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기자: 사업을 시작하던 당시만 해도 의류 물류대행이 활발하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모험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틈새시장’의 공략의 비법이 따로 있었습니까?

정이사: 지적하신 대로 지금도 여전하지만 당시는 자사의 물류는 외부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의식이 훨씬 더 팽배했습니다. 고객사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담당자뿐만 아니라 CEO를 직접 찾아가 설득하지 않으면 안됐습니다. 물류대행업자를 고객사의 정보를 타사에 누출하는 산업스파이 정도로 생각할 때였습니다. 하지만 백화점처럼 용적률이 높은 공간에 많은 업체가 입주해 있는 상황에서 배송효율화는 어떻게든 달성해야 하는 과제 중의 하나였습니다. 결국 배송을 전담하게 되면 백화점에 입주해 있는 각 업체나 물류대행업자 모두 이익이 된다는 데 집중하게 되면서 서서히 인식이 달라졌던 겁니다.

조기자: 개인적으로 어시스트코리아에서 입사하기 전 광고사에서 카피라이터로도 활동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 경력이 나름대로 사업계획과 추진에 도움이 되신 걸로 보입니다. 어쨌든 최근 현대택배나 CJ GLS 등 쟁쟁한 택배사들이 의류 B2B 분야에 사업을 강화하면서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 변화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요?

정이사: 의류를 생산, 판매하는 업체를 그 수와 규모면에서 본다면 여전히 시장 개척의 여지가 있다는 게 제 견해입니다. 그만큼 의류분야에서는 물류대행업무가 완전히 정착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의류는 택배에서 다루는 일반품목과는 다르게 취급을 요하는 것이라서 보관에서 배송까지 세심한 배려가 요구됩니다. 이러한 업무 외에도 검품이나 납품까지 생각한다면 단순택배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하나의 업체가 물류대행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네트워크라 불리는 배송망을 완벽하게 갖춰야 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분야에서의 수요는 물류대행업자가 얼마나 더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느냐에 따라서 충분히 창출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기자: 그렇다면 올해 어시스트코리아는 어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계신지요?

정이사: 현재 올 연말까지 70억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규모면에서는 사업 초기에 비해서 20배 정도 성장한 수치입니다. 전체 규모나 인원 및 장비 면에서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주요고객처인 에스까다, 스타럭스, 닥터마틴, 테일러메이드 등과의 물량이 꾸준한 데다 수도권에 위치한 두 군데 물류센터 외에, 남부지방으로의 진출도 계획하고 있어 점차 사업영역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서울, 수도권과 대전권까지 제2물류센터의 개소와 맞물려 당일배송이 가능해 졌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24시간 검품과 납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체제를, 그리고 수입브랜드의 경우 통관 업무에서부터 전 과정을 일괄하고 있습니다.

조기자: 전 산업분야에서 이처럼 물류업무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고 있고 전문화가 점점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어시스트코리아는 이러한 경향에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지요?

정이사: 물류산업이 장치산업이라는 말은 익히 들고 알고 계실 겁니다. 그만큼 인프라가 중요하다는 말인데요, 물론 이를 통해서 규모의 경제, 거점의 경제를 적절히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인력에 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저희 어시스트코리아는 창립 당시 기존 맴버들이 꾸준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 배를 타고 있다’는 의식 속에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만큼 작지만 튼실한 경영을 이끌어 가겠다는 회사의 방침과도 일치하는 바입니다. 전문화에 대한 요구에도 역시 적극 대응해 나갈 겁니다. 고여 있는 물이 썩듯이 해당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바람직한 경쟁 속에서 물류대행업자들이 공존하는 체제를 이뤄갔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고객사들도 ‘빨리 빨리’ 의식을 버리고 물품을 입,출고시간에 여유있게 대처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서로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하겠다는 것이 물류대행사업의 목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주었으면 합니다.

조기자: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조현주기자(chjcho@ksg.co.kr/물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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