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9-18 17:57
중국 진출업체 최대 애로요인은 ‘법제도 미정비’
최근 제조업공동화의 가능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해외이전 계획업체 뿐만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에도 국내의 열악한 경영환경 회피와 새로운 국제환경 대응이라는 이중의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의 경우 우리기업이 5년이후 단순 생산거점이 아닌 판매, R&D, 자금조달거점으로도 활용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기업, 정부 모두의 중장기적인 대응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제조업체와 우리 기업의 최대 진출국인 중국진출 현지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의 생산거점 해외이전 목적 및 대책’과 ‘중국진출 한국기업의 진출목적 및 애로사항’에 따르면 해외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는 국내의 고비용 회피, 해외시장 개척, 불합리한 관행·제도 회피를 가장 중요한 이전 목적으로 지적했으며 중국진출업체 역시 비슷한 응답을 보였다.
먼저 중국진출업체는 가장 중요한 진출목적으로 저렴한 노동력 활용과 거대시장 개척·확대를 들었다. 다음으로 풍부한 노동력, 현지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불합리한 관행 및 규제 등이 지적됐다.
불합리한 관행 및 규제 지적
이러한 사실은 해외로 생산거점을 이전하려는 업체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가장 중요한 목적은 고비용 구조 회피였으며 대부분의 업체는 현재의 임금수준 및 체계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응답했다. 특히 평균근속연수가 높은 업체에서는 연공급 임금체계로 임금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해외시장 개척의 경우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등의 지역을 주시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업체가 향후 3~5년사이에 중국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 이러한 추세에 편승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5년후 중국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설문에 대해 중국진출업체는 거대시장 개척을 가장 중요하다고 보았으며 다음으로는 저렴한 노동력 활용, 풍부한 노동력, 현지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지적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거대시장개척, 우수두뇌 활용형 연구개발, 그리고 중국자금활용 목적의 중요성이 현재보다 5년 후에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저임 노동력 활용 목적은 줄일 것으로 응답해 향후 중국을 단순한 생산거점이 아니라 시장개척용 판매거점, 연구개발거점 등의 복합기지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단순한 생산거점 이전을 계획하는 업체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중국진출 만족도에 대해선 아주 만족한다가 17.5%, 그럭저럭 만족한다가 59.0%인 반면 별로 만족스럽지 못하다가 18.0%, 아주 불만족스럽다는 응답이 5.5%를 차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아주 만족한다는 응답이 저임노동력 활용업체의 23.5%, 풍부한 노동력 활용업체의 21.7%가 아주 만족한다고 응답해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한편 진출시기별로는 6년이상 진출한 업체가 최근 진출한 업체에 비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진출업체의 최대 애로요인은 법제도의 미정비, 우수한 관리층 확보로 드러났으며 다음으로는 행정의 비효율, 대금회수, 세무문제등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법제도의 빈번한 변경 및 불투명성, 잦은 노동자 이직 및 낮은 생산성, 복잡하고 까다로운 통관절차 및 지연되는 통관기간, 합작처의 무리한 권리주장, 지나친 연휴일수 등을 주요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 중국투자를 확대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선 전체의 41.8%가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46.2%가 향후 환경변화를 보고 추가투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에 대해선 전체의 87.2%가 신중한 검토후 진출하도록 권유하겠다고 밝혔으며 적극 진출을 권유하겠다는 응답은 11.4%로 나타났다. 이미 중국을 진출한 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자신의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하면서도 진출계획업체에 신중한 검토를 권유한 사실은 급성장이 예상되지만 반면 세계 각국의 중국내 치열한 경쟁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세계시장 축소판으로서 중국시장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WTO가입에 대해 커다란 기회라고 응답한 업체는 17.1%, 어느정도 기회라고 응답한 업체가 48.6%를 차지해 65.7%가 중국의 WTO가입이 자사의 사업활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의 환율 불안정에 대해 중국진출업체중 48.5%가 어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으며 그다지 영향없다는 응답도 37.9%에 달했다. 중국기업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환율수준에 대해선 전체의 38.6%가 1천250원 내외라고 응답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1천300원 내외가 31.6%, 1천200원 내외가 29.8%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해외진출을 꾀하는 기업은 해외로 진출하면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벗어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R&D, 디자인 등 고부가가치분야의 지속적 지원과 시장경제원칙에 입각한 경영환경 개선을 통해 우리 기업의 국내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시장개척 등의 목적에 대해선 우리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등 국내잔류 유인책과 해외진출 지원책을 적절히 조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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