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3-23 10:13

KOTRA가 본 중남미 경제-④페루

(리마(페루)=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우제량 KOTRA 페루 무역관장은 23일 "경기진작과 고용창출이 더뎌지면서 페루 최초 원주민출신 톨레도 대통령의 지지율이 27%까지 떨어졌다"며 "외환 수급구조상 금융위기 가능성은 적지만 개발재원 확보가 향후 페루경제의 성장을 가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우 무역관장과 일문일답.

-- 알레한드로 톨레도 체제 출범이후 페루 경제는
▲ 정부자료상 새 정부 출범 1개월만인 작년 8월말 경기저점을 벗어나 플러스성장세로 돌아섰다. 정국안정에 따라 민간 및 공공 소비수요도 순증세로 돌아섰고 정부의 재정수입도 감소현상에서 벗어나 적지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체감경기는 다르다. 스탠퍼드대 경제학박사 대통령을 비롯, 미국유학파경제관료에 대한 기대가 컸던데도 원인이 있지만 올들어 경기체감지수가 낮아지면서 취임초 60%였던 톨레도 지지율이 최근 27%까지 떨어졌다. 특히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22%에 불과할 정도로 경기진작과 고용창출의 양대 현안이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새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무엇보다 우방 선진국 또는 국제금융기구 등의 획기적 지원이 없이는 재원마련이 어렵다는 사실이 페루 정부의 고민이다.
-- 그렇다면 빈부격차 해소와 고용창출 등 선거공약 이행이 어려울텐데
▲ 이론과 실제에는 괴리가 있기 마련이다. 톨레도가 저소득층 표를 위해 공약으로 걸었던 빈부격차 해소와 고용창출 문제는 취로사업용 도로공사 등을 통해 부분실현하고 있으나 근원적인 처방이 막연해 이행이 쉽지 않다. 특히 원조를 약속했던 미국과 유럽 등 `원조국회의' 국가들 조차 9.11 테러를 계기로 관심이 줄었고, 국제금융기관을 통한 차관교섭도 아르헨 사태 등 주변여건의 악화로 풀리지 않아 공약이행은 상황의 조속 안정과 개선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 페루 최초 원주민출신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는 줄어드는가
▲ 원주민 혈통의 입지전적 대통령의 등장은 인디오 계층에는 꿈과 이상의 실현으로 비쳐질 정도로 대리 만족감과 기대치가 컸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처럼 동양인출신 대통령에 대해 반감을 가졌던 사회계층조차 큰 기대를 걸었으나 최근들어 `이게 아니다'라는 여론이 대두되면서 톨레도의 인기도가 27%까지 떨어졌고, 후지모리집권당시 취임 1년 전후 인기도와 비교되면서 통치스타일과 리더십을 의심하는 계층이 늘고 있다.
인디오 계층은 톨레도가 집권하면 경제적.사회적 혜택이 곧 가시화할 것으로 잔뜩 기대했으나 반응이 없자 시위 등을 통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따라서 취임 1주년을 전후해 확고한 비전을 제시못하면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 향후 페루 경제의 전망은
▲ 인근 중남미국보다는 나을 것으로 본다. 올해 경제성장 전망에 대해 미주개발은행(IDB)과 세계은행(IBRD)은 각각 4%와 3.7%로 예상, 페루정부보다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페루는 비교적 안정된 외환 수급구조를 지녀 외환파동과 같은 금융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은 적다. 이는 후지모리 집권때부터 달러경제화가 지속돼 상업은행 대출자금중 80% 가량이, 국민경제의 65% 정도가 달러화돼 있어 정부보유 외환규모보다 민간부문 보유고가 더 많기 때문이다.
페루 경제의 주춧돌인 광업부문이 활기를 띠고 있고, 리마 국제공항 재개발사업 등 건설경기를 유인할 프로젝트들이 곧 추진될 예정이어서 경제가 더 활성화되리라는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조세정책의 혼란으로 국내외 투자가들이 신규투자를 중단하면서 경기진작과 고용창출이라는 정책목표가 구체화되기에는 상당한 시일과 인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 등의 정치.경제 불안으로 중남미 전체에 대한 신용도가 떨어져 재원확보가 어려운 것도 긍정평가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 후지모리와 몬테시노스 전 국가정보부장에 대한 국민의 시각은
▲ 후지모리에 대해서는 국민 대다수가 국내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나 최근 후지모리는 결백하며 오히려 경제성장과 테러진압 등 사회안정에 기여한 공이 크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세력도 나타나고 있다. 저소득층 등 일부계층은 후지모리 지지발언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
몬테시노스에 대해서도 마땅히 단죄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새 정부 출범직후처럼 언론이나 국민이 요란스럽게 거론하지는 않고 있으며, 극소수이긴 하지만 몬테시노스 협조자들이 아직도 각계에서 활동중인 것을 우려하는 국민도 많다.
-- 한국기업의 페루시장 공략방안은
▲ 페루가 전형적인 중소기업형 소량 다품종 주문시장이기에 가격경쟁력만 있으면 시장은 항상 열려있다. 대기업형 제품으로는 조만간 페루 정부가 관세를 현행 12%에서 7∼8%대로 낮출 예정인 산업용 기계류 및 플랜트류의 진출이 유망하다. 정보통신기기, 레진류 및 염료류 등 화학제품, 자동차부품 및 타이어, 플라스틱 제품, 철강 및 알루미늄제품 등 건축자재류 등의 시장진출도 전망이 밝다.
중장기 안정적 수출시장 확보를 위한 투자진출 유망분야로는 정보통신, 원유정제 또는 액화가스 등 에너지산업, 자원개발을 위한 광업, 원면생산 등 농업부문 등이 유망하다. 이밖에 플라스틱 제품, 타이어 등 고무제품, 각종 동제품, 의료용품, 포장재 생산 등 제조업 부문도 앞으로 수요가 급속히 늘어날 분야로 투자진출이 유망한 분야라 하겠다
-- 반정부 게릴라 활동이 재연될 조짐이 보이는데
▲ 지난 92년 9월 최대 게릴라단체였던 센데로 루미노소(빛나는 길) 두목 구스만이 검거되면서 소강상태로 들어갔던 게릴라 활동이 최근 2년간의 정정불안과 신정부의 국방예산 삭감으로 점증세를 보이고 있다. 페루 내무부도 마약조직과 결탁한 센데로 루미노소의 준동사실을 확인하고 규모는 수백명선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들은 이전처럼 지방의 송전탑을 공격하거나 화물수송트럭을 빼앗는 등 범죄에 나섰으나 주력세력은 마약운반을 지원해주고 자금을 얻고 있다. 이번 테러를 계기로 활동범위를 수도권까지 넓힌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 부시 미국대통령의 페루 방문 주요 이슈는
▲ 공식적으로는 페루 민주주의 및 인권상황 개선을 확인하고, 페루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가입 추진 및 미국의 안데안 회원국에 대한 특혜관세 협정(ATPA)연장, 투자확대 등 경제협력 강화가 주요 이슈로 돼 있다. 비공식적으로는 9.11 테러사태후 미국안보를 위한 남미지역내 기반강화, 마약 공급루트인 페루의 마약단속, 콜롬비아의 대게릴라 전쟁 지원 등 미국의 새로운 대중남미 외교전략 구사와 관련해 페루의 역할 강조 및 페루의 기지제공, 마약단속자금 지원 등 대페루 경제원조를 확대 제공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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