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3-02 10:23

수출 2.4분기부터 회복될까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 2월 수출이 두자릿수 감소율을 보였지만 작년 하 반기에 비해 감소폭이 둔화돼 2.4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케 하고 있다. 그러나 엔저의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는데다 노사관계 불안정, 수입규제 강화 움 직임,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어 향후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수출 감소율 다시 두자릿수 = 수출은 지난해 3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작년 6월 15.2% 감소로 두자릿수 감소율 시대에 접어들어 지난 1월에야 한자릿수로 떨어졌지만 다시 16%대로 떨어지고 말았다. 이에따라 전년 같은 달 대비 수출증가율이 12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에 1월에 있었던 설 연휴가 올해는 2월에 끼는 바람에 통관일수가 3일 적었기 때문인 만큼 나름대로 `선방'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실제 추세를 볼 수 있는 1∼2월 누계의 감소율(-13.3%)은 작년 3.4분기(-19.8%) 나 4분기(-19.6%)에 비해 호전되고 있다는 것이 산자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수출의 `힘'을 가늠할 수 있는 마지막날 수출액이 작년 2월에는 무려 17 억6천만달러인 반면 올해는 13억7천만달러에 그쳤다.

◇엔저 영향 가시화 = 올들어 2월20일까지의 전체 수출이 15% 감소했지만 엔화 약세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고 있는 일본에 대한 수출은 32.9%나 줄었다. 반면 유럽시장은 7.8% 감소, 북미시장은 8.4% 감소에 각각 그치고 있어 수출 감 소폭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엔화 결제비중이 높은 일본과 동남아에서 우리 수출상품이 이미 엔 저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6개월 가량의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본격적 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3중시장' 중에서는 중국이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중남미의 경우 선박 수출이 줄면서 올 들어 42% 가량 감소했다.

◇D램.LCD 수출분위기 주도 = D램 현물가격은 128메가 기준으로 작년 10월에 개 당 1.15달러에 불과했지만 12월 1.87달러, 1월 3.27달러 등에 이어 2월에는 3.85달 러로 올랐다. 2월 가격은 작년 12월에 비해 100% 오른 셈이다. 장기 고정거래가격은 12월에 1.7-1.8달러에서 2월에는 4.0-4.5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나 가격상승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의 1-2월 수출이 34.3% 감소한 것은 D램이 전체 반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불과한 상황에서 비메모리 수출이 정 체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액정표시장치(LCD)도 15인치 기준으로 작년 12월 220달러에서 2월에는 240달러 까지 단가가 상승했고, 컴퓨터는 작년 4.4분기에 22.6%의 감소율을 보였지만 올 들 어서는 작년 연초 수준까지 회복됐다. 1-2월 누계로 무선통신기기(18.9%), 자동차(18.2%) 등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일반기계(-14.2%), 석유화학(-12.4%), 철강(-15.8%), 선박(-36.7%) 등은 감소했다.

◇3∼4월이 고비 = 수출환경에 긍정적인 점은 D램과 LCD의 가격 회복을 들 수 있고 유가도 두바이유 기준으로 20달러 밑에서 안정되고 있는 것을 꼽을 수 있다. 하루 평균 수출액도 1월 4억6천만달러에서 2월에는 5억4천만달러로 높아졌다. 미국과 유럽시장이 호전되고 중국으로의 수출도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자동 차와 무선통신기기 등 주력상품이 받쳐주고 있는 만큼 3월을 거쳐 4월 무렵이면 본 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엔저의 영향권이 주요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다 미 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유가가 출렁일 우려가 있다. 또 국내 노사관계가 월드컵을 앞두고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등 부정적인 요인도 적지 않아 쉽게 2.4분기 회복을 점치기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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