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2-21 09:41
북한의 금년도 상반기 무역총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크게 신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KOTRA에 따르면 2001년도 상반기 북한의 무역총액은 전년동기 대비 78.6% 증가한 15억1,093만달러(이하 U.S.달러기준)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중 수출은 2억 4,43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7.5% 감소하였으나, 수입에서 12억 6,663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보다 무려 117.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입 급증은 일본의 대북 식량지원이 국제시세보다 비싼 일본산 쌀(5억3,485만달러)로 조달되면서 대일 수입액이 급격히 증가(전년동기 대비 476%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중국과의 교역액도 철강, 과실등의 수출 증가와 광물연료, 곡물, 의류, 차량 등의 수입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에 비해 80%(대중수출: 71.6%, 수입: 80.8%)나 증가하여 북한의 전체 교역규모 증가에 크게 기여하였다.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과의 교역은 수출이 1억1,145만달러(전년동기 대비 13.8%감소), 수입이 3억7,746만달러(전년동기 대비 18.4%)에 달했다.
올 상반기 교역에서 일본의 대북 쌀지원액이 이례적으로 컸던 점을 감안하여 일본의 쌀지원 금액을 전체 교역액에서 제외한다면, 수입은 7억3,178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6.2% 증가, 전체 교역액은 9억7,608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5.6% 가 증가된다.
수출의 경우 일본으로의 어패류(5,176만달러), 편물제를 제외한 의류(2,797만달러), 전기기기·부품(984만달러), 광물연료(585만달러)의 수출과, 중국으로의 철강(1,043만달러), 과실·견과류(274만달러), 광슬래그회(270만달러) 등이 수출을 주도하였다. 이 중 어패류의 수출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큰 폭으로 증가하였고, 광물, 과실 등 다른 1차산품의 수출도 증가했다.
한편, 관련 원부자재와 에너지 수입 증가로 북한내에서 생산이 증가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의류, 전자부품 등 임가공 제품과 철강, 아연 등 비철금속제품의 수출은 일본으로의 수출 부진으로 전체 수출이 저조했다.
수입의 경우는 일본으로부터의 식량원조(5억3,485만달러) 및 중국의 무상지원물자(2,391만달러)가 큰 폭으로 증가하여 수입증가를 주도하였고, 그 외 중국의 광물연료(9,354만달러), 곡물(1,798만달러), 편물제를 제외한 의류(1,718만달러), 일반차량(1,336), 비료(1,198만달러) 등과 싱가포르의 석유제품(2,406만달러), 우표·수입인지·유가증권(1,991만달러) 등도 증가폭이 매우 큰 주요 수입품목이었다. 일본에서의 일반차량(1,419만달러), 전기기기(1,000만달러), 모직물(893만달러)등과 싱가포르에서의 담배(534만달러) 수입은 감소하였다. 전체적으로 곡물, 에너지, 비료 등의 수입이 크게 증가하여 북한이 주요물자 조달에 치중하였다. 또한, 차량, 전기기기, 기계류, 철강제품의 수입이 증가하여 북한이 수송난 해결과 산업설비 확충에 진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국가별로는 일본과 중국이 여전히 교역상대국 1, 2위를 유지하고 있고, 두 나라와의 교역비중이 전체교역액의 67.6%(전년동기는 47%)나 되었다. 다음으로 인도, 싱가포르, 태국, 독일, 홍콩의 순으로 교역비중이 높았는데, 싱가포르와의 교역액이 전년동기 대비 233.1%나 증가해 7위에서 4위로 부상한 것은 특기할 만하다. 작년 말과 올 상반기 중에 북한과 국교를 수립한 E.U.국가들과의 교역은 네덜란드(14.3%감소), 이탈리아(44.9%감소) 등 감소를 보인 국가도 있었으나, 독일(19.3%증가)과 스페인(115.9%증가)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커서 전체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와 전망
북한의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량, 에너지, 비료와 같은 주요 물자도입이 올 상반기에는 더욱 증가한 것으로 드러나 북한이 식량난과 에너지난 해소에 여전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면사, 화학섬유사, 의약품 등의 수입 증가와 전기기기, 기계류, 철강제품, 염료 등 산업 설비재와 차량의 수입 증가는 북한이 주민의 생필품 확보와 산업정상화에 치중하고 있음을 알게 해 준다.
전체적으로 수출이 제자리 걸음인데 반해, 수입이 증가한 것은 국제사회의 원조와 남북경협의 확대로 인해 '99년 이후 북한경제가 다소 호전되면서, 물자수입에 다소 여력이 생긴 것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올 상반기 중국과의 교역에서 수출입 모두 급증세를 보였다. 이는 양국간의 정상회담 등 관계개선 노력에 따라, 대북 무상지원이 크게 증가하고, 양국의 접경지역에서의 교류가 활발해진데 따른 것이다. 반면, 일본과의 교역은 수교협상이 결렬되면서 양국간의 관계악화가 교역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 쌀지원을 제외한 실질적인 거래성 교역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일본으로부터는 감소한 수입품목들인 차량, 전기기기, 모직물 등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크게 증가하여, 수입선이 일정 부분 일본에서 중국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과 올 초에 집중적으로 수교를 맺은 E.U.(유럽연합)국가들과의 교역이 다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독일과 스페인의 교역액 증가가 두드러진 데 힘입어 전체적으로 25%정도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상승폭이 그다지 크지 않고, 이들 국가들과의 교역액 자체가 많지 않아 지속적인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수교와 더불어 최근 활발한 경제사절단교류가 진행되고 있고, 대북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으나 북한의 투자환경 불확실성과 사회간접자본의 미비가 단시일내에 개선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당분간 급격한 교역확대로 이어지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금년도 대외무역은 상반기의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되어 작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 확실시된다. 수입액 급상승의 최대 요인인 일본의 대북 쌀지원이 하반기에도 이행되고 있고, 중국과의 교역 또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계속 호조를 보이고 있어, 작년의 북한 대외무역 총액인 19억6,954만달러 보다 70%이상의 증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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