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8-31 10:40
통신원리포트(미국)/북미에서 바라보는 아시아 항구들의 눈부신 성장
북미에서 바라보는 아시아 항구들의 눈부신 성장
김성문통신원은 연세대학교 기계설계공학과를 졸업하여 미시건대학교 산업공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물류, 운송, 공급망관리 분야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김성문통신원에게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근대 초반기에는 대영제국이, 그리고 후반기에는 미국이 세계 무역을 지배했었다. 그러나, 21세기의 초에는 무역에 대한 영향력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옮겨오고 있다. 오늘날, 북미와 유럽경제에 결정적인, 소비재와 전자제품 제조의 중심은 바로 아시아이다. 아시아 내에서의 운송물량 또한 치솟고 있다. 사실, 물량면에서 본다면, 아시아간의 운송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해상 무역로이다.
상대적으로 싼 해상 운송과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다가올 수십년 동안 아시아가 제조업과 더 나아가 세계 무역을 지배할 높은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제조업의 성장 속도가 이 지역의 운송 능력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운송시 생기는 혼잡이 위험한 병목현상을 초래하기 때문에, 이것은 아시아의 항구들에게 특별히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 런던에 거점을 두고 있는 해상 운송 컨설턴트들의 보고서에 의하면, 아시아 항구들에서 연간 취급할 수 있는 컨테이너의 물량은 현재 대략 107,000,000 TEU(길이 20피트를 기준으로 환산한 컨테이너의 단위)에서 2015년까지는 254,000,000 TEU와 306,000,000 TEU사이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보고서에 의하면, 아시아 제품의 수요를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최근 셰계경제의 더딘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항구들은 다가올 5년동안 컨테이너 물량에 있어서 평균 50%의 성장을 점치고 있다.
아시아 기업들과 정부들은 이러한 위협적인 성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 결과로서, 현재와 다가올 미래에 치솟는 무역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대부분은 항구 개발과 현대화를 최우선 과제로 세워놓고 있다.
미래를 위한 건설
아시아 내외부로 화물 물량이 계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컨테이너 터미널을 짓는것이 아시아 전역을 통해 우선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벌써 많은 항구가 지난 10년간 건설되었고, 더 많은 수가 현재 걸설중에 있거나 미래에 계획중에 있다.
미국에서 항구 건설을 한다면 방해가 될지도 모르는 많은 규제가 아시아에서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증가하는 수요에 더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첫째, 항구 건설시 환경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항구 시설을 계획하고 건설하는 절차가 미국에서보다 훨씬 간단하다. 그리고, 국제 무역이 아시아 지역경제에 미치는 중대한 역할을 아시아 정부는 물론이고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깊이 인식하고 있다. 그 결과, 항구 확장사업은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필수 단계로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앞에서 언급된 해상 운송 컨설턴트의 보고서와 같은 예측에 의하면, 새로운 항구와 컨테이너 터미널을 세우는 것은 아시아에서는 필요 이상의 사치가 아닌, 생존의 문제인 것이다.
새로운 항구가 아시아 대륙 여기저기서 생겨났다. 10년전만해도 태국의Laem Chabang, 말레이지아의Tanjung Pelepas, 인도네시아의Tanjung Priok, 중국의Shekou같은 북적거리는 항구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늘날 이러한 항구들은 넘쳐나는 물량으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예를 들자면, 중국의Shekou 컨테이너 터미널은 올해초 4개월동안 거의 250,000 TEU까지 컨테이너 물량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1%의 증가를 의미한다. 인도네시아의Tanjung Priok 항구에서는 1999년에 21,000,000 TEU를 취급했는데, 2000년에는 33,000,000 TEU로 증가했다. 그리고 말레이지아의Tanjung Pelepas 항구는 올해초 5개월동안만 무려 734,000개의 컨테이너를 이송했다.
심지어 최근에 지어진 항구들조차 그 수용능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건설된지 2년도 채 안된Tanjung Pelepas는 올해 말까지 8개의 컨테이너 크레인을 더해 총 24개를 보유하게 된다. 항구 경영진은 50개의 버어스 (berth, 부두·기교·안벽·부표 등 선박을 계류 (breast in) 시키는 설비가 상설되어 있는 정박 장소로서의 일정수역) 를 건설할 계획인데, 그렇다면 2002년 말까지Tanjung Pelepas는 실질적으로 거의 5,000,000 TEU를 처리할 수 있는 수용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태국의Laem Chabang에서는 5개의 새로운 터미널을 짓고 있는데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완공할 계획이다. 그리고 중국 남부지역에서 두개의 항구, Yantian과 Shekou에서만 현재의 4,000,000 TEU에서 2010년까지 10,000,000 TEU까지 컨테이너 처리 능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래된 항구들 또한 터미널과 버어스 (berth) 를 가능한 한 빨리 늘리고 있다. 사실, 현재 아시아에 위치한 거의 모든 컨테이너 항구가 공사중에 있다. 한국의 부산이나 필리핀의Subic Bay, 대만의Kaohsiung, 홍콩, 싱가폴, 그리고 중국의 상하이가 좋은 예이다. 중국의 정보통신부 장관은 다가오는 5년에 걸쳐 항구의 개발과 업그레이드에 엄청난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레스톤 (Reston) 시에 위치한 운송 컨설팅회사 노브리지 (Norbridge) 의 사장이며 항구 경영 전문가인 제임스 브레난 (James Brennan) 은 항구 투자의 초점이 지금보다 더 작은 규모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나 중국의 몇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부산이나 상하이와 같은 급의 대규모의 새로운 항구는 별로 생기지 않을것 같습니다. 대신, 아시아내 무역을 취급할 지역항구들에 투자가 집중될 것 같습니다. 좀더 작은 규모의 선박으로 자주 움직인다면, 동서양의 허브가 되는 거대한 항구를 짓는데 집중하는 것 보다, 여러 지역항구들을 짓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경제적으로 그리고 물류학적으로 능률적일 것입니다".
민간투자의 위력
전적인 정부 주도의 항만 개발은 증가하는 화물 성장속도를 따라잡기에 너무 느리고 비능률적이라는 것을 아시아 정부들이 점점 인식하고 있다. 그러므로, 민간투자가 오늘날 아시아의 거의 모든 새로운 항구개발에 있어서 기준으로 변해가고 있다. 종종 투자의 형식은 민간 투자기업과 지역 정부 공동투자의 형태가 되기도 한다.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시아에서도 민간투자의 정도는 정치에 영향을 받는데, 즉, 그 국가가 중앙집권적이냐 지방자치적이냐, 혹은 자본주의이고 자유시장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가 아니면 정부의 규제하에 있는가에 달려있다.
한 예로 2000년에 18,100,000 TEU를 취급한 홍콩은 컨테이너의 처리량에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컨테이너 항구이다. 홍콩의 해양수산부 장관인 알렉스 퐁 (Alex Fong) 은 항구가 성공한 이유를 민영화에 돌리고 있다. “홍콩의 컨테이너 터미널은 투자와 경영에 있어서 정부의 직간접 간섭이 없이, 완전히 민간기업에 의해 재정 지원되고 소유되고 경영된다는 점에서 독특합니다. 민간기업들이 보다 융통성이 있고 변화와 경쟁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지금까지 이러한 구조는 훌륭히 작용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다른 나라에서는 지역정부에 의해 어느 정도 소유권이 보유되는 준민영화에 의존한다. 점점 더 많은 공사 계약과 경영 이권들이 소수의 경험많고 능률적인 국제 컨테이너 터미널 경영자들에게 주어지고 있다. 홍콩에 거점을 둔 회사인 허치슨 포트 홀딩 (Hutchison Port Holdings), 싱가폴에 있는 PSA 기업, 플로리다 잭슨빌 시에 위치한 회사 CSX 월드 터미널, 호주에 있는 주식회사 P&O 포트, 이 네 경영회사들이 지난 10년간 아시아에 주요 항구 개발에 참여했었다.
외국계 항구 전문경영인을 도입한 것이 중국을 제조업의 중심지로 성장시키는데 한 몫 했다. 초기에 항구 개발은 중앙정부에 의해 통제되었고, 투자는 주로 그 지역에 거점을 둔 개발업체에 의해 되었다고 브레난 (Brennan) 은 보고한다. “그러나 시장의 성장속도가 그 수용능력을 훨씬 앞질렀는데, 단지 공간적인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전문경영인, 돈, 그리고 제한된 시간안에 일을 끝내는 능력 등 모든 면에서 그랬습니다." 오늘날 앞에서 언급된 4대 주요 항구 경영회사들은 상하이, Tianjin, Xiamen, Yantian, Shekou, Guangzhou, Dalian, Fuzhou, Qingdao 등 컨테이너 터미널에 상당한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생산성
단순히 항구 터미널을 더 많이 크게 짓는것 보다 컨테이너의 물량을 잘 관리하는 것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아시아의 항구들은 전설적인 높은 생산성과 자산 이용율을 뽐내고 있다. 연간 에이커 면적당 처리되는 TEU에 의해 생산성을 측정한다면, 홍콩과 싱가폴은 세계에서 단연 최고이다. 이들의 항구 경영이 다른 항구들과 분명하게 비교되는 독특한 면이 있다. "심지어 철로와 차량에 의한 육로를 제외하더라도, 해상로의 숫자만으로도 여전히 주목할만 합니다" 라고 브레난 (Brennan) 은 주장한다.
다른 아시아의 주요 항구들 또한 컨테이너 처리량에 있어서 인상적인데, 이는 북미에서 가장 번잡한 항구들의 처리량의 대여섯 배에 해당한다. 어떻게 이러한 것이 가능한가? “아시아의 항구들은 항상 땅은 부족했지만 노동력은 풍부해 왔습니다” 라고 브레난 (Brennan) 은 자신의 관찰을 이야기한다. “그들은 땅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들이 진정 가지고 있는 것을 효율적으로 잘 이용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대부분 항구는 고밀도로 여러층에 걸쳐 컨테이너를 쌓아둔다. 이러한 것이 부드럽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정보 시스템이 요구된다고 그는 주장한다. “컨테이너의 위치를 추적하는데 있어서 절대적인 정확도가 필요합니다. 필요로 하는 컨테이너를 꺼내기 위해 그 위에 놓인 네 다섯개를 옮기는 사태가 생길수도 있으므로, 각각의 컨테이너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자동화를 도입함으로써 아시아에서 가장 바쁜 항구들은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자동화와 융통성 있는 작업 규칙들이, 어떻게 몇몇 소수의 잘 훈련된 직원들로 하여금 엄청난 수의 컨테이너의 움직임을 제어하게 하는지가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에 특종 보도되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하면 자동화는 큰 비용을 요구한다. 싱가폴의 Pasir Panjang 터미널은 자동화 시설을 설립하는데 10억불 정도를 투자했다. 그러나 다른 대안이 없었다. 수동 시스템에 의존한다면 곧 교통마비상태에 봉착했을 것이다.
항구들은 또한 해상로와 육로의 연결, 그리고 세관 절차 등을 향상시켜 일을 처리하는 속도를 증가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퐁 (Fong) 에 의하면, 홍콩 정부는 화물을 옮겨 실을때 세관 통관 절차를 향상시키기 위해 활발히 추진중이며, 중국과 접경지역에 중요한 세관 설비를 확장해왔다. 계획중인 서부지구 프로젝트는 두 지역사이에 선박 이동을 두배로 증가시킬 것으로 예측된다고 그는 보고한다. 현재 추진중인 연구는 중국과 홍콩 사이에 해상로와 철로의 확장을 검토중이다.
변화해가는 무역 패턴
아시아 항구들에게 가장 큰 도전이 되는 것은, 세계 경제 상황에 의해 움직이는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아시아가 1990년대 후반에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경험할 때, 운송업체들 만큼이나 항구 또한 피해자였다. 이제 지역경제가 다시 부활했기 때문에, 새로운 항구 건설과 추가적인 크레인에 엄청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 항구들은 변화해 가는 무역패턴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아시아 항구들에 있어 가장 큰 사업상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완성품의 수출과 원재료의 수입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 물자를 공급하는 곳에서 생기는 변화라고 홍콩에 거점을 둔 미국 해운업체인 OOCL의 마케팅 이사인 왕 (M.K. Wong) 은 생각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로 제조업들이 옮겨가는 현상은 운송 하부구조에 있어 주도적인 변화의 요인이다. 그리고 아시아 안에서 놀랄만큼 성장해 가고 있는 무역은 이 지역의 항구들을 계속 바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무역의 흐름은 빠르게 변화할 수도 있고, 실제 변화해 가고 있다. 미국 경제의 둔한 성장속도와 그에 따르는 가공품 주문의 감소는 분명히 아시아 항구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에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의 흐름은 미국에서 중국으로의 수출은 증가하고, 동남아로는 감소하고 있는 현상이라고 왕 (Wong) 은 말하고 있다.
제조업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발전이 아시아 전역의 항구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올해말 중국이 WTO에 가입하게 되면 무역량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운송업체들은 선박들을 가능한 한 제조 현장 가까이 놓고 물건을 옮기기를 원하기 때문에, 벌써 중국의 항구들은 멀리 북부지역으로부터 일감을 흡수하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한때 홍콩에 집중되었던 컨테이너 취급 물량들이 중국으로 점차 빠져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교통체증과 납기 지연을 줄일뿐 아니라 육로를 통한 운송비도 줄일수 있기 때문에 운송업체는 다양한 운송 옵션을 가질수록 유리하다. 그러나 중국에 새로운 컨테이너 항구의 개발은 홍콩을 가격 경쟁에서 뒤로 밀어내고 있다라고 퐁 (Fong) 은 대답한다. 홍콩은 중국과 가격 경쟁을 통해 살아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그러나 홍콩은 효율적인 세관 통관 절차라든가 전문적인 국제 금융가 등 가격 이외의 장점을 통해 중국의 항구와 경쟁해야 한다. 중국의 진주강 삼각주로부터 나오는 화물의 70%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홍콩은, 자신을 중국 남부지역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화물의 가장 효율적이고 저렴한 관문으로서 재정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요약하자면, 제조업이 어디로 옮겨가든 운송업체들은 따라오게 되고, 아시아의 항구들 또한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아시아 정부들과 민간기업들이 항구의 기본 설비와 전문 경영기술에 많은 투자를 한다면, 중국과 많은 아시아의 나라들이 점점 세계 경제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게 되는 것처럼 보상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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