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시장에서 대체 연료 공급이 늦춰지고 있어 인프라 확대에 초점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르웨이선급(DNV)은 최근 발간한 ‘2050년 해운업계 전망 보고서’에서 “현재 글로벌 해운시장은 친환경선박 도입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반면 저탄소 연료 공급은 뒤처지고 있어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선박이 연간 최대 5000만t(TOE·석유환산톤)의 대체 연료를 사용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국제해사기구(IMO)가2030년 배출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추정한 물량의 두 배에 달한다.
다만 현재 저탄소 연료의 연간 소비량은 100만t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친환경선박 도입에 발맞춰 연료 생산기업과 인프라 개발기업이 공급을 신속히 확대해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보고서는 또 다른 환경 규제 대응 해법으로 탄소 포집 장치(OCCS) 설치 기술을 주목했다. OCCS는 선박이 운항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해 액상으로 저장하는 온실가스 저감 시스템이다. 우리나라 HMM과 삼성중공업, 파나시아, 한국선급(KR)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OCCS 실증이 지난 7월 성공한 바 있다.
보고서는 “전 세계 20개 주요 항만에 CO₂ 하역 인프라를 구축하면 연간 최대 7500만t의 CO₂를 제거할 수 있다. 이는 IMO의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2500만t의 저탄소 연료 사용량을 상쇄할 수 있는 규모”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올해가 해상풍력 보조 추진 시스템(WAPS)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원년이 될 거란 전망도 제기했다. WAPS가 일부 선박에서 연료 사용량을 5~20% 절감하는 효과가 확인되면서 상업적 도입이 빠르게 확산할 거란 이유에서다.
끝으로 보고서는 2028년까지 대체 연료를 사용해 운항하는 선박이 현재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선주들이 에너지 전환과 관련해 준비 단계를 넘어 실행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크누트 외르벡 닐슨 DNV 선급사업부최고경영자(CEO)는 “해운시장에서의 에너지 전환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며, “IMO의 넷제로 프레임워크(중기 조치)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다. 10월에 열리는 IMO 회의는 향후 수년, 나아가 수십 년간 해운업계의 방향을 결정지을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릭 오브룸 DNV 선급사업부 수석 컨설턴트는 “최근 수년간 해운업계는 기술적으로는 큰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각 솔루션이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솔루션이 하나로 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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