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0 09:00

기고/ 우리나라 물류 관련 법제도, 정책 개선 현황 및 방향

이헌수 항공대 명예교수(한국물류산업정책연구원장)


최근 인도의 국가 물류체계 개선을 도와주면서 6개의 큰 개선 방향별로 총 30여개의 개선 방안을 도출한 적이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도 유사한 개선 및 발전 과정을 거쳤고 또 유사한 개선의 필요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그동안의 우리 개선 노력이 향후 인도 국가 물류체계 개선을 위한 유용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본 칼럼에서는 물류 관련 법제도 및 정책 측면에서 그동안의 개선을 위한 노력과 향후 개선 방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법제도 및 정책 개선 노력에는 ①글로벌 밸류체인 거점으로의 발전을 위한 글로벌 공급망 기반 구축 ②규제 완화, 인프라 개선, 투자 유치, 혁신 촉진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편되어 나가는 글로벌 공급망의 선도 위상 확립 ③항만-도로-철도-공항 연계 기반의 허브 앤 스포크 체계 구축 ④물류 관련 법 및 제도의 단순화와 물류 관련 부처의 연계 및 통합 ⑤국가 물류비 조사 및 개선 시스템 구축 ⑥물류 전문 및 숙련 인력 양성 ⑦ 물류 관련 산업 간 융·복합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물류정책 거버넌스 정비 등이 포함된다.

글로벌 밸류체인 거점으로의 발전을 위한 글로벌 공급망 기반 구축

우선,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 국가 실현 방안(정부 21개 부처, 2002.8)이 출발점이 되었으며, 주요 내용에는 ①부산항, 광양항, 인천공항 등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 물류 허브 구축 ②부산항·광양항 인근지역, 수도권 서부지역을 경제특구로 지정하여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로 육성 ③남북 간 철도 연결 후 아시아-유럽 연계 실크로드 구축을 통한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의 육성 등이 포함되었다.

둘째,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 국가 실현 방안 중 물류 부문 세부 추진 전략인 동북아 물류 중심 국가 추진 로드맵(2003.8)에는, 3대 사업에 부산항, 광양항, 인천공항 등 핵심 인프라에 대한 집중적인 개발이 포함되어 있고, 7대 추진 과제로서 국가 물류체계 구축 및 개선을 위한 ①종합물류 기능을 갖춘 전문기업 육성 ②국제물류 지원제도 구축 및 글로벌 물류기업 유치 ③물류 거래의 투명화 ④국가 통합 물류정보시스템 구축 ⑤교통 및 물류 인프라 시설 투자 배분 조정 ⑥물류 전문인력 양성 ⑦동북아 철도망 구축 등이 포함되었다.

첫 번째 세부 전략인, 공항 및 항만 배후단지 개발과 글로벌 물류기업의 유치 전략을 통해 인천공항 공항물류단지의 DHL, TNT 등의 물류센터 유치, 부산신항의 CSX-WT 터미널 유치, 광양항의 허치슨 터미널, Steinweg LME 유치,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국제 물류 클러스터 조성이 이루어졌다.

두 번째 세부 전략인, 물류 거점 시설 확충 및 법제도 개선을 통해 ①군포를 포함한 5대 복합화물터미널, 대전을 포함한 13개 물류거점 등 물류 거점시설 확충 및 연계성 확보 ②물류 특성화대학 육성 및 산학연 연계 물류 교육프로그램 운영, 물류 전문대학원 설립, 물류 기능인력 자격증 제도 등 물류 전문인력 양성사업(2005) ③종합물류기업 인증제도(해당 인증기업을 이용하는 화주 기업에 대해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사업으로서, 이후 타 인증제와 통합됨), 우수물류기업 인증제 등 동북아 물류 시장 선도 물류 전문기업 육성 사업(2005) ④사이버 정보망 구축을 통한 불법 다단계 주선의 근절 및 물류 거래의 투명성 제고(2005) ⑤항공화물에 대한 24시간 통관 처리, 특송화물에 대한 간이 통관 확대(2003), 해공 복합(Sea & Air) 화물에 대한 통관 절차 간소화(2004) 등 공항 및 항만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이 추진되었다.

세 번째 세부 전략인, 물류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해 ①국가 단위 중장기 물류 정보화 계획 수립(2003) ②물류 거점 및 주체별 물류 정보망 간 네트워크 구축 및 해외 물류·무역망과의 연계(2004) ③국가 기간물류정보시스템의 구축(2006) 및 국가 기간물류 데이터베이스 구축(2007) 등이 이루어졌다.

네 번째 세부 전략인, 경제자유구역(FEZ) 및 자유무역지역(FTZ) 지정과 관련하여 인천(2003), 광양(2004), 부산진해(2004)에 FEZ를 개설하여 국내외 기업의 유치 및 배후지역 개발을 추진하고, 공항, 항만, 산업단지 지역은 FTZ로 지정하여 입주 제한 완화, 파격적인 임대료, 원스톱 서비스와 같은 혜택이 제공되었다.

셋째, 최근의 글로벌 공급망 단절 및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하여, 경제 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2023.12)을 통해 ①공급망 위험에 대한 대응을 위한 지휘 본부 및 기금 설치 ②국가 차원 공급망 위기관리 시스템의 제도화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단절 및 장애 상황 대응 ③필수 물자 및 서비스에 대한 공급망 안정화 체계 구축 등이 이루어졌다. 또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으뜸 기업 지원사업(산업통상자원부, 2024.5)을 통해 핵심 전략기술을 보유한 소부장 부문 선도 기업을 글로벌 공급망 핵심 기업으로 육성하고, R&D, 금융, 수출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여 글로벌 시장 진출을 촉진하고 있다.

넷째, 규제 완화, 인프라 개선, 혁신 촉진, 투자 유치 등을 통한 글로벌 공급망 선도 위상 확립을 위하여, 물류 시장 선진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 등을 통한 ①공정한 거래 촉진, 운송시장의 투명성 제고, 운송업계 경쟁력 강화, 운송 서비스 질 향상 등을 위한 화물 운송 위·수탁제 정비 ②운송비용 투명성 제고를 위한 육상화물 운송 거래 및 운임 구조개선 ③다양한 운송 서비스 도입을 지원하는 운수 제도 정비(제5차 국가물류기본계획 2021-2030) 등의 추진이 이루어졌다.

향후, 우리나라의 IT 인프라 우위에 기반한 글로벌 공급망 허브 구축, 산업 클러스터와 연계한 e-물류·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 글로벌 공급망 허브화 대상 지역의 지속적인 확대 추진, 그리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및 증가하는 리스크에 대비한 리질리언트(대응력 및 회복력이 강한) 공급망의 지속적인 강화가 추진되어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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