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동안에 위치한 서배너항이 조지아주의 활발한 투자와 지리적 이점, 주요 산업 성장 등에 힘입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우리 기업들의 물류 거점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국내 기업의 원활한 해외 진출을 돕고자 2011년부터 해마다 미국, 동남아, 유럽 등 유망 지역을 선정해 해외물류시장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9월24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열린 ‘2024 해외물류시장 투자설명회’에서 발표자들은 우리 기업의 북미 동안 물류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시장 동향과 정책 등을 소개했다.
이날 미국 물류기업 FNS 지경록 부장(
사진)은 미국 동안에 위치한 서배너의 환경과 전망, 물류 인프라와 이점 등을 소개했다.
지 부장은 서배너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산업으로 ▲물류 ▲부동산 ▲제조 ▲헬스케어 ▲관광을 꼽았다. 그는 서배너 인구의 6%가 물류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서배너항이 미국 동안에서 가장 중요한 물류 허브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전체 인구의 4%가 물류업에 몸담고 있는데 이보다 높은 수치다.
제조업에선 자동차와 전자제품, 배터리와 같은 첨단 제조업 분야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다수의 대기업이 대규모 제조시설을 운영해 서배너항을 통해 원자재를 수입한 뒤 재가공해 완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부동산은 물류창고 및 상업단지 개발과 인구 증가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 부장은 서배너항의 강점으로는 현대화한 인프라를 꼽았다. 서배너항은 수심을 늘리는 작업이 최근 완료돼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의 입항이 가능하다. 또 조지아주는 서배너항에서 가장 화물을 처리하는 가든시티터미널에 대형 크레인을 도입해 생산성을 25%나 높였다.
이 밖에 다른 항만과 달리 토요일에도 컨테이너 반출입이 가능한 데다 항만 내에 세관이 있어 빠른 검사·검역 받을 수 있다.
향후엔 터미널 내에 철송장을 짓는 ‘메이슨 메가레일 프로젝트(Mason Mega Rail Project)’를 진행해 고객들의 철도 물류가 더욱 신속해질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서배너항이 인프라를 꾸준하게 확충할 수 있었던 건 조지아주의 직접적인 항만 운영이 가능한 데서 비롯된다. 지 부장은 “서배너항은 조지아주 소유로, 조지아항만청이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인프라 확장에 적극적”이라며 “타 항만 대비 물류 관리가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 활발한 재고확보로 서배너 물류창고규모 커져
서배너항이 가지고 있는 지리적 이점도 크다. 파나마운하가 인근에 인접해 있어 주변 항만 대비 아시아발 해상운송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 서안 항만 대비 유럽과 아시아 양쪽과 연결돼 있어 무역 경로를 다변화할 수 있다. 이 밖에 뉴욕 등 동부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I-95, I-16과의 근접성이 좋은 데다 철도 연결망이 잘 구축돼 있어 물류 흐름이 원활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 부장은 “아시아에서 출발한 선박이 파나마운하를 지나서 제일 먼저 입항하는 포트가 대부분 서배너”라며 “서배너는 3일이면 시카고까지 커버할 수 있는 지리적 장점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항만 인프라 확충과 지리적 이점, 주요 산업에서의 성장에 힘입어 서배너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수년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지아항만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서배너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590만TEU로, 2017년 대비 46% 증가했다. 서배너의 신축 물류창고 규모 또한 코로나 사태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서배너의 물류 창고 규모는 111만5000㎡(약 33만7200평)로, 2017년 27만9000㎡(약 8만4300평) 대비 4배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 부장은 “서배너가 휴스턴에 이어 2위지만 동안 항만에서는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물류 창고 또한 코로나 사태 이후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고자 안전 재고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기업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대응 및 남동부 주요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투자 및 운영전략이 필요하다”며 “FNS는 거점 다양화, 시스템 개발 및 전기차(EV) 배터리 물류 사이클 구축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진행된 주제 발표에선 조지아주 내 기업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맞춤형 직업훈련프로그램인 ‘퀵스타트’ 프로그램도 소개됐다. 조지아주는 해외기업 유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퀵 스타트’를 무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피터 알렉산더 언더우드(Peter Alexander Underwood) 미국 조지아주 한국대표사무소 소장은 “조지아주의 가장 큰 혜택인 퀵스타트는 모든 부담을 주정부에서 진다. 다른 나라에서 1년 이상이 걸리는 시간에 비해 6개월이면 필요한 기술과 노하우를 갖춘 숙련된 직원들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