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 실었던 선박관리 감독직의 급여에 대해 검증해 보신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후배는 최근까지 국내외 감독과 승선을 모두 경험해 보았고 필자가 지적하고 있는 한국 선박관리산업의 문제점을 오래 전부터 지적해오던 친구라는 것을 말씀드린다.
지난 글의 마지막에 언급했던 내용을 환기해 보자.
“비슷한 관리수수료를 원천으로 함에도 감독의 연봉이 크게 차이가 난다.”
속임수도 말장난도 그렇다고 마법도 아니다. 더군다나 필자가 만들어 낸 이론도 아니다. 그냥 잘 나가는 회사를 벤치마킹하자는 말이다. 요즘 챗GPT가 유행이다. 필자가 제시한 3가지 문제점, 또는 해결책을 그대로 올려서 간단한 프롬프트를 입력해 봤다.
“한 줄로 요약해 볼래?”
“권한과 책임을 재설계(효율화)하고 그들만의 Pride(보상)를 장착해 보세요.”
1단계: 조직 구조 개편(Organizational Restructuring)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구매기획(거래처 관리, 입찰 등), 인사기획(개발, 채용)을 제외한 업무를 모두 감독 중심으로 배치하는 구조다.
조사에 따르면, 선박관리 직접 인원에 대한 홍콩 B사의 해기사 비율은 37%, 국내 대형 P 선박관리사의 해기사 비율은 64%에 달했다. 배승/행정, 구매/보급 업무는 비해기사로 대체가 가능하므로 전반적인 인건비의 감소를 이끌어 낼 수 있게 된다.
2단계: 책임과 권한 재설정(Reassignment of R&R)
수리, 검사뿐만 아니라, 구매/보급, 선원의 배승/행정을 감독이 총괄 관리하게 됨으로써 감독의 책임과 권한을 확대하고 고객 입장에서 선박관리 서비스가 일원화될 수 있다. 의사 결정이 감독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업무 효율이 올라가고 선박에 대한 통제력 또한 상승하게 된다.
비해기사 출신들이 배승/행정, 구매/보급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장담하건데 부산에만 대학 출신, 취업을 꿈꾸며, 영어에 능통하고 각종 자격증으로 무장한 센스 넘치는 자원들이 넘쳐난다.
3단계: 보상 체계 개편(Compensation system overhaul)
두 단계를 통해 절감한 인건비는 모두 감독에게 돌아간다. 감독 연봉에 대한 비밀이 풀어진 셈이다. 얼마나 이익을 확보해 줄 수 있을지는 이 글의 핵심을 얼마나 충실하게 이해했는가에 달려 있을 듯하다.
최근 ‘선원직 매력화’를 위한 각개의 노력으로 선원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연가 일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계약 승선 기간도 상대적으로 줄어 들고 있다고 한다. 매우 바람직한 변화이며,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승선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승선 이후의 경력 관리(Career Path), 즉 육상으로 이직하는 과정이 더욱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조금은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박관리는 육상 이직 해기사들을 가장 많이 흡수하는 산업군이다. 승선 급여와 육상 급여가 해외 경우처럼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이 된다면 자연스레 뛰어난 해기사 자원들이 유입될 것이고 감독직 필수 경력 요건을 충족하려고 장기 승선 사례도 증가할 것이다.
대한민국 슈퍼인텐던트(Superintendent)가 다시 한번 누군가의 꿈이 되고 선박관리산업 중흥의 기틀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해본다.
<끝>
이상조 대표는…
한국해양대학교 기관공학과를 졸업하고 벌크선과 자동차선에서 승선 근무했다. 배에서 내린 뒤 대형 선사와 선박관리 자회사에서 해사 업무를 담당해 오다 올해 선박관리회사를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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