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투자하는 게 아깝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위험물 여부를 알고 있어야 물류회사와 직원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어요.”
한국국제물류협회(KIFFA) 위험물운송안전연구실 박민정 실장은 최근 항공안전법의 관리감독이 강화되면서 공항 물류단지, 화물 터미널 등 현장근무자를 대상으로 한 출강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튬배터리 산업이 커진 데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를 통한 운송량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는 배터리는 폭발이나 화재 사고를 초래해 다른 화물보다 더 위험하지만 규정에 맞게 운송하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제물류협회는 위험물 운송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포워딩(국제물류주선) 업체를 돕고자 교육 과정을 신설했다. 갈수록 물류에서 위험물 비중이 커지고 안전 운송의 중요성 또한 부각되고 있어 전문 교육 기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국토교통부·IATA(국제항공운송협회) 인가 항공위험물운송 교육기관은 협회를 포함해 4곳이다. 이 중 KIFFA 위험물운송안전연구실은 국내 최초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와 국제위험물운송’ 교육을 시작해 실무자들에게 현장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IATA DG(항공위험물운송) 초기교육과 보수교육은 각각 5일, 3일 동안 진행하는 전문 과정이에요. 그런데 전문가뿐 아니라 화물을 다루는 분들은 실무에서 대처하기 위해 MSDS를 알 필요가 있어요. 은폐 위험물, 미신고·오신고 위험물을 일반화물로 진행하면 위험할 수 있는데 이걸 찾아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거든요.”
박 실장은 운송 과정에서 일반화물과 위험물을 구분하는 것이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진행 방법도 비용도 천지차이라고 말했다. 물류인에게 중요한 것은 MSDS의 14번 항목인 운송 정보다. 유엔번호(UN넘버), 적정 운송명, 위험등급 등을 표시한다. MSDS 작성, 위험물 신고 주체는 화주와 제조사지만 포워더도 중간에서 확인 절차를 거치면 업무가 수월하다.
“위험물 신고가 잘못돼서 포워딩업체가 선사에 과태료를 문 사례도 있어요. 위험물인데 일반화물로 신고해서 위험할 뻔했던 거죠. 화물 신고는 화주가 하지만 고객에게 책임을 돌릴 순 없으니 물류기업이 지불했대요. 해당 기업 대표님이 MSDS 교육을 듣게 됐는데 이거다 싶으셨는지 회사에 직접 와서 교육해달라고 요청했어요.”
위험물 전문가 박민정 실장은 수강생에게 모든 노하우를 알려주고자 한다. MSDS 작성 스킬뿐 아니라 해외 사이트 활용법도 소개한다.
“직접 적용해보고 ‘이거였어?’ 하고 너도나도 질문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 있죠.”
위험물운송안전연구실 2년 차, 그는 “도전 과정인 만큼 더 많이 홍보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려 한다”고 올해 목표를 밝혔다. 2월부터 항공위험물운송 교육 수강생은 고용노동부에서 교육비 환급을 받을 수 있어 비용 부담을 덜게 됐다고. 이 밖에 1일 단기 교육도 매달 진행할 예정이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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