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07 09:06

“2027년 5월부터 해운 분야 탄소세 부과”

적체 심한 항만선 신조선도 CII 퇴출등급…보정 필요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까지 탄소뿐 아니라 모든 온실가스 배출을 없애기로 결정한 가운데 2027년 5월부터 탄소세 같은 시장 기반 조치(MBM)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박한선 해사산업연구실장은 지난달 21일 한국해사포럼이 주최한 조찬세미나에서 제80차 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회의 내용을 전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IMO는 이번 MEPC 회의에서 2050년까지 모든 온실가스를 퇴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맞춰 2030년과 2040년 적용되는 중간 지표도 새롭게 설정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8년 대비 20% 이상(30%까지 노력), 2040년까지 70% 이상(80%까지 노력) 감축한다는 목표다. 

온실가스 규제 강화로 탄소집약도(CII) 등급제의 연도별 저감 목표도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당초 IMO는 CII를 올해부터 시행하면서 올 한 해 탄소 배출 규모를 2019년 대비 5% 줄이고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매년 2%씩 추가 감축하도록 했다.

하지만 2030년까지 최대 30%까지 온실가스를 줄이려고 노력한다는 내용의 중간 지표가 생기면서 내년부터 3년간 적용되는 감축률이 2%에서 5%로 강화될 수 있다고 박 실장은 말했다.

CII 등급제는 5000t(총톤) 이상 외항선의 1년간 실제 연료 소모량과 운항 거리 등을 기반으로 탄소집약도를 계산해 A(매우 우수) B(우수) C(보통) D(불량) E(매우 불량) 5단계로 평가하는 규제다. 최저등급인 E를 한 차례 맞거나 D를 3년 연속 맞은 선박은 퇴출 대상에 오른다.

아울러 탄소세 시행 일정도 윤곽이 나왔다. IMO는 MEPC 회의에서 시장 기반 조치를 2025년 10월 채택해 2027년 5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탄소부담금(Carbon Levy)이나 배출권 상한·거래제(ECTS) 국제해사연구기금(IMRF) 등이 시장 기반 조치에 해당한다. 유럽연합(EU)에서 추진하는 ‘2030년 55% 감축’ 정책 패키지(Fit for 55)도 시장 조치의 일종이다. CII나 현존선에너지효율지수(EEXI) 같은 운항·기술적 조치를 단기 조치, 시장 기반 조치를 중기 조치로 일컫는다.

박 실장은 “IMO와 EU의 탄소 규제가 충돌할 경우 정기적으로 협상해서 통일된 정책을 도입하는 경향을 보여왔다”며 EU의 55% 감축 목표가 IMO 규제에 맞춰 수정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선박 대체 연료를 주제로 발표한 김창욱 전 한국선급 전무는 “ 생산 원가와 생산 기술 등을 고려할 때 미래 대체 연료로 암모니아가 유력하다”며 “발전 연료 같은 육상 분야의 프로젝트가 증가한 것도 유리한 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는 암모니아 엔진이 개발되지 않은 터라 엔진이 개발된 메탄올이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전무는 “2040년 탄소중립을 설정한 머스크는 2030년까지는 메탄올밖에 없다고 보고 메탄올 추진 선박을 발주했다”며 “필요한 메탄올 연료의 90%를 확보했는데 바이오 메탄올과 이메탄올(재생 합성 메타올)이 절반씩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5년부터 바이오 메탄올 공급이 가시화된다고 전했다.

발표가 끝난 뒤 장금상선 임삼섭 상무는 “CII를 운영하면서 파악한 결과 신조선도 적체가 심한 항만을 드나들면 퇴출 등급이 될 수 있다”며 “외적인 변수로 에너지효율이 떨어질 때 이를 보정하는 작업이 도입돼야 한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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