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28 09:12

호소카와 가문이 살았던 구마모토성

일본항만 탐방기(2)
글·이정원
▲하파그로이드코리아 권순욱 차장(왼쪽에서 세 번째) 가족


셋째 날 여정을 위해 야쓰시로항으로 운항하는 모습을 객실 창 너머로 보면서 크루즈 여행의 여유와 행복을 만끽했다. 야쓰시로항에서 맞이한 아침은 비 온 뒤 선물처럼 찾아온 푸른 하늘과 쾌청함이었다. 야쓰시로항은 해안선도 복잡하고 섬이 많은 작은 항구였다. 

이른 아침인데도 우리를 맞이하려고 나온 유치원생들의 환영은 여행의 기쁨을 배가시켰다. 첫 번째 관광지인 스이젠지조주엔은 일본의 전통적인 정원으로 구마모토현에 있는 호소카와 가문의 별장이었다. 호소카와 가문은 대대로 구마모토현의 영주였다. 호소카와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궁금함을 잔뜩 안고 정원에 갔다. 

 


스이젠지조주엔 수전사 공원에 도착하자 호소카와가 내가 알던 사람과 동일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전북 익산에 있는 춘포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이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일제강점기 수탈의 통로로 쓰였던 간이역이었다. 

춘포역에서 500m 거리에 일본인 농장 가옥 호소카와 농장이라고 불리는 집이 있는데 현재 근대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내 고향 만경강과 드넓은 호남평야의 들판은 그들에게는 황금을 캐는 곡창지대였을 것이다. 

공원 이곳저곳을 살펴보았지만 마음은 복잡했다. 전통적인 일본 정원은 연못을 중심으로 조경하고 짜 맞춘 듯 인공적으로 만들었는데, 최대한 자연스럽게 만들려고 했던 우리의 정원과 달랐다. 특이한 점은 후지산 모습을 본떠 만든 동산과 다양한 신을 섬기는 나라답게 신사가 정원 안에 있었다. ‘조주엔’이라는 이름도 도연명의 시에서 따온 것처럼 이 정원에서 무릉도원의 삶을 꿈꾸지 않았을까. 

호소카와 가문이 살았던 구마모토성은 2016년 대지진으로 무너지고 최근에 재건된 모습이었다. 구마모토성은 축성의 명인 가토 기요마사가 축성한 성으로 높은 석축이 인상적이었다. 어떤 적군도 성안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쌓은 성벽을 보면서 거대한 성의 크기에 놀라웠지만 대지진의 흔적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다.

여행은 행복이라는 마법의 주문을 걸어주는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 같다. 이번 항만 견학은 다른 여행과 다르게 가족과 함께 오신 분들이 많았고 행복한 가족들의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망설임 없이 크루즈 여행을 선택했다는 쌍둥이 아빠 하파그로이드코리아 권순욱 차장님.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크루즈를 백배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잘하셨네요.”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아이들에게는 가족과 함께했던 이번 여행이 기쁨과 행복으로 남아있을 거니까. 

 
▲베스트윈 이진 차장 가족


아이 둘을 데리고 온 대한민국의 워킹맘 베스트윈 이진 차장님.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도 아이들을 건강하고 밝게 키운 엄마의 위대한 힘과 사랑에 박수를 쳐 주고 싶었다.

사춘기 아들이 아버지와 여행을, 아들과 친구처럼 다정다감한 아버지의 넉넉한 모습에서 어떻게 아이와 소통을 잘할 수 있는지 들어보고 싶었다. 버킷리스트를 실현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다정한 남편은 아내를 살뜰히 챙겼다. 

자꾸만 내 시선이 머물렀던 다정한 엄마와 딸의 모습도 정말 부러웠다. 그분들을 보면서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나서 먹먹해져 왔다. 성인이 된 아이들과 여행 온 가족들의 모습도 참으로 행복해 보였고, 오랜만에 들어 본 ‘말캉’이라는 익숙한 사투리로 웃음을 준 딸들과 여행 온 자매의 행복한 모습도 참으로 보기 좋았다. 바쁘다는 핑계로 함께 모이기가 어려운 우리네 일상에서 크루즈 여행은 가족과 한 공간에 머물며 여유로운 시간도 가질 수 있어서 참 좋은 여행인 거 같았다.

어떤 여행이든 아쉬운 점은 있다. 생소한 크루즈 여행을 계획하면서 꼼꼼하게 여행에 필요한 목록도 챙기고 정보도 적어가며 여행 준비를 했지만 여행을 갔다 온 후 생각해 보니까 아쉬움이 많았다. 여행 끝자락에 항만 견학에 오신 분들과 한자리에 모여서 친목을 다질 좋은 기회였는데 예정된 모임이 아니어서 많은 분과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면세점은 온라인 구매가 더 좋을 듯하다. 승선하기 전 면세점에 갔지만 품목도 적고 물건을 살 수 있는 시간도 부족해서 필요한 것을 살 수 없었다. 크루즈 안에 수다의 양념인 간식거리를 살 수 있는 편의점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크루즈 여행 경험이 없는 여행객을 위한 ‘크루즈 백배 즐기기’라는 안내서가 있었다면 정독하고 갔었을 텐데, 이런저런 아쉬움이 있었지만 좋은 점이 더 많았다.

크루즈선박을 이용한 해외 항만 견학은 행복한 추억으로 미소 짓게 할 것이다. 동생 부부와 함께한 소중한 시간도, 뚜껑 채 열리는 맥주 캔을 가방이 터지도록 넣고도 들지 못할 만큼 산 것도, 항상 친절한 미소로 객실 정리를 해 준 센스 만점인 객실 담당이 만들어 놓은 수건 인형도 귀한 추억으로 간직할 것이다. 무심결에 침대 너머로 바라본 새벽녘 일출은 숨이 멎을 듯 황홀했고 살면서 내내 긴 여운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이번 해외 항만 견학을 준비해 주신 한국국제해운대리점협회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끝> 

 
▲크루즈선 객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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