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4-04 11:03
대한교통학회, 한국철도 1백주년 기념 세미나 개최
대한교통학회는 지난달 15일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세미나를 개최했다.
「21세기 한국철도의 비젼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는 장기 국가 철도망 구축을 중심으로 한 7가지 주제발표로 구성되었다.
첫번째 주제발표는 원제무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의 「21세기 교통여건 변화 및 철도의 역할」. 두번째는 박병호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의 「외국의 철도정책과 한국 철도에의 시사점」. 세번째는 이용상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정책연구팀장의 「철도기술의 현대화 및 기술발전방향」. 네번째는 전경수 서울대 도시공학과 교수의 「우리나라 철도의 역할과 과제」. 다섯번째는 이종호 경기대 도시·교통공학 전공교수의 「21세기 철도발전을 위한 정책적 제도적 육성방안」. 여섯번째는 서광석 교통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의 「21세기 국가철도망 구축방안」. 마지막으로 김동선 대진대 도시공학과 교수의 「고속철도 도입효과 극대화 방안」이 발표되었다.
본지는 이중 전경수 서울대 도시공학과 교수가 발표한 「우리나라 철도의 역할과 과제」를 중심으로 전체 세미나 발표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우리나라 철도의 역할과 관계
-철도교통 활성화를 위한 당면과제를 중심으로-
1. 철도교통 역할의 저하
1976년 여객과 화물의 분담률이 각각 24.4%와 49.5%를 나타냈던 철도는 20년후인 1997년 현재 여객은 15.1%, 화물은 11.2%에 불과, 그 역할이 계속적으로 저하되어 왔다. 특히 화물부문은 이 기간동안 주도적 교통수단의 위치를 공로에 내어주고 해운에 이어 제3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수단별 여객 및 화물수송량의 증가에서도 철도는 전체교통수요 증가율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타 수단과 비교시 가장 낮은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철도교통의 역할저하에는 물론 경쟁대상인 자동차의 급증과 우등고속버스의 보급, 항공여객의 급속한 발달 등 외부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였지만 근본적으로 이러한 경쟁대상들의 발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던 철도 내부의 문제들을 직시하여야 한다.
2. 철도시설 부족 및 낙후
우리나라의 철도 영업연장은 1945년 해방 당시에 남북한 합쳐 약 6천4백km. 남한만의 영업연장은 2천1백km였다. 그 이후 산업선의 건설 등으로 1970년대 초 3천2백km까지 증가하였다가 그 이후로는 적자선 폐지 등으로 인해 영업연장은 오히려 줄어들어 1999년 현재 3천1백18km에 불과하다.(<표3> 참조)
이러한 우리나라의 철도영업연장은 선진외국과 비교할 때 양적인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치로, 인구규모로 볼 때 우리나라는 인구 천명당 0.07km로써 일본의 0.16km의 절반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독일, 프랑스에 비해서는 각각 7배~8배 적은 수준이며, 스웨덴의 1.11km보다는 무려 16배나 적은 철도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토대비 철도연장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가 국토면적 천km당 31.4km의 철도를 보유하고 있으나 일본, 프랑스는 우리나라의 약 2배 수준의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독일은 114.4km로 우리나라의 약 3.6배 수준의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철도시설의 절대부족과 함께 철도시설의 현대화 수준도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짐을 알 수 있다. <표5>에 따르면 열차운행의 서비스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철화의 경우 우리나라는 전체노선의 약 20%만 전철화되어 있고, 전철화 구간도 주로 수도권전철과 강원도지역의 산업철도 노선에만 국한되어 있으며, 경부선 등 주요 간선노선조차도 전철화가 안 되어 있다.
한편 선로용량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쳐 열차운용에 중요한 변수가 되는 선로 복선화 비율은 전체노선의 30% 수준으로 이것도 경부선과 호남선, 그리고 충북선 및 일부 수도권전철에 국한되어 있다.
아울러 이와함께 철도시설부문의 낙후성 및 철도차량과 정비시설의 노후도 간과해서는 안되는 문제이다. 구체적으로 철도청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철도차량 총 1만8천1백98량의 13.8%가 내용연수(20∼40년)를 경과했고, 3개 차량정비본부중 2개소(서울, 부산)의 시설이 80년이상 경과하여 안전확보의 문제와 더불어 기계화·자동화 부진으로 인한 과중한 인건비 부담의 원인이 되고있다.
3. 철도투자의 상대적 부족
위에서 살펴본 철도시설의 부족과 낙후문제는 결과적으로 대부분 철도투자의 부족에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철도부문에 대한 투자는 경제사회발전5개년계획이 시작된 이래로 1962년부터 6차계획기간인 1991년까지 30여년간 그 비중이 크게 감소되어왔으며, 그나마도 지역간 간선철도망 확충보다는 도시철도 신설 및 차량과 운영부분 투자가 우선되었다.
한편 1988년부터 1998년까지 교통수단 등 사회간접 자본에 대한 투자내역을 살펴보면, 도로에 대한 투자는 전체 사회간접자본 투자액중 62.42%로 고속철도를 포함한 철도부문의 9.55%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금액을 기준으로 하여 비교할 경우 도로투자액은 11년간 총 30조6천5백47억원으로 철도투자액인 4조6천9백13억원보다 6.5배나 높은 수치이며, 고속철도를 제외한 일반철도와 비교할 경우 12배나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다.
4. 재정자립기반의 취약
한편 철도청은 현 정부부처형의 철도운영체제에 따른 구조적 한계로 재정자립기반이 취약한 상태이다.
구체적으로 철도청의 회계체계는 철도사업특별회계로써 자체 수입의 범위내에서 지출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철도 자체수입만으로는 운영비 지출소요에도 미달하여 구체적으로 99년의 경우 경상운영비소요액이 2만8백96억원인데 반해 자체수입은 1만9천1백22억원으로 전체 소요금액의 91.5%만 충당하고 있다.
따라서 증가되는 철도투자소요 재원의 대부분은 재특 및 국채기금 등 외부기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있다.
·정부 재정지원상의 문제점
「국유철도의 운영에 관한 특례법」 제9조(비용부담)에 따라 철도의 건설 및 개량사업의 시행에 있어서 소요되는 비용에 대해서는 전액 또는 일부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특정한 기관 또는 단체에 철도청이 비용을 부담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철도청에서 대부분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동법 제12조(예산의 내용에 관한 특례)에서는 철도운영부문 및 철도건설부문으로 구분하여 각각 그 수입으로써 그 지출에 충당하도록 규정되었지만, 동법 제13조(철도운영부문예산의 세입 및 세출)에서 철도운영부문 예산의 세출규정에는 철도건설부문 예산으로의 전출금이 규정되어 있어 철도청의 경우 철도운영에 따른 수입을 올리더라도 철도건설부문예산으로 이익금액이 전출됨에 따라 철도청의 누적적자는 계속되고 있다.
·철도요금의 승인에 따른 문제점
철도요금은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제4조 2항에 의거하여 고속버스, 시외버스, 의료수가, 담배 등의 요금과 함께 법률상의 공공요금으로 정부의 규제를 받고 있으며, 철도요금을 결정할 때는 철도청장은 건교부장관에게 인가를 받게 되어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률상의 과정은 철도요금의 인상요인이 구체적으로 제기되고 실무적으로 모든 검토가 끝난 후에 이루어지는 형식상의 요건이고, 실질적인 논의는 예산편성 과정에서 행해진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예산에 반영되는 요금은 「수입=원가」라는 측면만을 강조한 회계상의 분석으로 원가(손익계정세출)속에 경제적 평균비용 가격결정 이론에서 보는 적정이윤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채 철도가 도산하지 않도록 유지하는 최소한의 비용만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결정된 요금수준조차도 계획대로 제때 또는 계획 요율대로 인상이 실시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1998년 현재의 철도요금도 수송원가의 59.3% 수준에 불과한 현실이며, 1998년도에만 요금인상의 차질로 약 1천3백억원의 영업손실 요인이 발생한 바 있다.
·공공서비스 보상체계에 따른 문제점
순수 철도영업목적 이외에 국가정책 또는 공공목적을 위하여 적자선 운영과 철도운임·요금을 감면하는 등의 공공서비스 의무(PSO)로 인하여 발생되는 비용은 국가 또는 지방 자치단체 등 그 원인을 제공한 자가 부담하여야 하나 비용부담의 대부분을 철도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97년과 98년 정부의 PSO보상율은 각각 51%, 48%로 절반정도만 보상이 되었으며, 이로인한 적자발생 요인이 각각 1천60억원과 1천1백2억원에 해당한다.
5. 철도교통 역할제고의 당위성과 필요성
향후 무엇보다 현행의 도로위주의 투자패턴으로는 수송수요에 대비한 적정 교통시설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즉 교통수요 전망에 따라 2020년까지 여객수요가 연간 평균 2.4%, 화물은 연평균 2.2% 수준 증가된다고 보면, 이럴 경우 2020년의 교통수요는 양적으로 보아 1996년의 갑절에 가까운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따라서 이러한 교통수요를 처리해야 하는 새로운 교통시설의 건설이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또한 2020년대의 교통수요 처리를 위해 소요되는 시설공급규모는 철도 7천4백km, 고속도로와 국도 2만8천km, 기타도로 등 도합 18만5천km 수준으로 확충하여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함께 환경문제가 중요시되는 21세기에는 현재와 미래세대를 위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통정책이 필요하며, 이러한 교통정책하에서는 타수단에 비해 환경친화적이며 에너지 효율성이 높고 토지이용의 효율성이 높은 철도교통의 발전과 위상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하겠다.
또한 남북 철도망 연결과 TSR 및 TCR 등 국제교통망과의 연계로 인한 철도역할 증대가 기대되며, 철도기술의 발달로 철도수단의 기술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만큼 향후 철도교통의 역할제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
6. 철도역할 증대를 위한 과제
■ 정책적 측면의 과제
우선 환경친화적인 철도교통의 장점이 요금 등 최종 이용자의 수단선택 판단요인에 구체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교통정책을 지향하여야 한다. 또한 공공서비스의 개념 재정립과 확실한 보상체계의 구축도 필요하다 하겠다.
■ 시설적 측면의 과제
무엇보다 경쟁력 있는 자족적 철도망 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 또한 이러한 철도망 구축사업이 장기투자계획에 따라 체계적, 단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아울러 고속철도가 개통되는 시기에 기존선의 전철화를 통해 고속철도의 직결운영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함께 국유철도건설의 개정을 통해 철도시설물의 기준을 상향조정하여 철도기반시설의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 운영적 측면의 과제
우선 철도구조개혁의 추진으로 철도경영의 자율성 확보와 책임 경영체제를 구축하여야 한다. 아울러 고객만족 경영혁신의 지속적 추진을 이루어야 하며, 철도정보화 체계구축과 E-business 등 최신정보화 기술을 이용하여 사업다각화와 경영효율성을 도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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