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1 09:12

한화그룹에 인수되는 대우조선 부채비율 700%서 300%로 축소

증권가, 대우조선 재무구조 개선 기대 ‘한목소리’
본계약 체결 이후 기업결합심사 승인 등은 과제로 남아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의 품에 안기게 되면서 경영 안정화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줄이어 나왔다.  국내 증권사와 신용평가사들은 유상증자 대금 2조원 투입으로 고정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저하됐던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본계약 체결 이후 국내외기업 결합심사 승인과 최종 인수 거래 종결을 위한 실사 등이 절차가 남아있는 데다 유상증자 조달 효과가 크지 않을 거란 지적도 제기됐다.

한기평 “대규모 유동성 확보로 운전자본 대응 가능”

한국신용평가는 유상증자 대금 2조원이 유입될 경우 저하됐던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가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신용도가 우량한 한화그룹에 편입되면서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한편, 직간접적인 지원 수혜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긍정적 요소로 들었다. 

다만 향후 실사와 입찰 결과에 따라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도 존재해 본계약 체결 시 합의서의 구체적인 조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본계약 체결 이후에도 국내외기업 결합심사 승인 등 제반 선행조건들이 원활히 진행되는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게 한신평의 설명이다. 

한신평은 “방산과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 및 연구개발(R&D) 관련 자금 소요가 지속되고 있어 주요 계열사별로 이번 인수거래를 포함한 전반적인 투자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인수 이후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 발생 여부와 이에 따른 각 계열사의 재무적 영향도 모니터링 요소”라고 밝혔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이번 유상증자 완료 시 대우조선해양의 재무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21년 이후 원가 상승으로 인한 충당부채 설정과 매출 축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올 상반기 67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재무구조가 저하됐다.

2022년 6월 말 별도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역시 각각 713.4% 25.3%로 자본으로 분류된 신종자본증권 2조3000억원 규모의 부채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재무구조는 지표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수 과정에서 유상증자 대금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추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한기평은 판단했다. 2조원의 증자대금 유입 시 부채비율이 300.4%로 개선되는 등 재무 부담이 경감되는 데다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해 향후 조업량 확대 과정에서 예상되는 운전 자본에 대응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증자 완료 후 계열 편입 시 한화그룹의 우수한 신용도에 기반한 유사 계열의 지원 수혜도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화학·방산, 석유화학, 도소매, 태양광, 건설, 레저서비스 등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와 안정적인 실적을 기반으로 우수한 신용도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 간 큰 폭의 신용도 차이, 규모상의 중요도와 방산사업과의 전략적 통합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한화그룹 편입 시 유사시 계열의 지원가능성이 제고될 거란 분석이다. 

또한 잠재적인 경영권 매각 가능성 등 정책금융기관의 관리하에 실질적 대주주가 부재함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시장에서의 평판도 제고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한기평은 한신평과 마찬가지로 최종 인수 거래 종결을 위한 실사, 공개경쟁입찰, 최종인수대상자 선정, 본계약 체결, 기업결합심사 등 여러 절차와 조건들이 선행 충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상치 못한 각종 사건이 발생할 수 있고,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주요 거래조건이 변동될 가능성도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기평은 “이번 한화그룹의 인수 절차 진행 경과와 더불어 정책적 지원의 지속 여부, 수익구조의 개선 여부 등을 추가 검토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주요 모니터링 요소로 ▲계열의 대규모 투자 진행에 따른 재무 부담 통제 여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산업은행 등의 정책적 지원 지속 여부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수익성 개선 여부 ▲그룹 통합 신용도와 계열지원 가능성의 변화 여부 등을 들었다.
 

한화투자증권 “방산·에너지부문에서 시너지 기대”

하나증권도 자본 확충과 ‘주인 찾기’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안정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지분 28.2%를 여전히 보유한다는 점에서 공적자금 회수에 대응하는 오버행(잠재적 매도 대기 물량) 리스크가 꾸준히 제기되겠지만, 대규모 자본 확충에 따른 재무 안정성 제고와 대주주 경영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 기회는 긍정적으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방산과 에너지 부문에서의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의 방산 부문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부족했던 해양플랫폼 등의 해양 체계를 확보. 기존 함정전투체계 등과의 시너지를 창출할 거란 이유에서다. 

또한 그룹의 그린에너지 밸류체인 완성 가능. 액화천연가스(LNG)뿐만 아니라 향후 수소·암모니아 운송 분야까지 대우조선해양을 활용해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이번 한화그룹의 인수로 대우조선해양 함정 사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함정 엔진, 한화 방산 유도무기의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상선 부문을 포함한 통합인수에 따라 비(非)방산 부문 연결 매출 확대가 불가피하고 순수방산업체로 매력도가 희석된다고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한화 계열 편입으로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단기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관측했다. 

또한 채권단은 5년간 기존의 금융지원 방안을 유지하고,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신종자본증권의 조건이 변경돼 단기적인 차입금 상환 부담이 완화되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들었다. 더불어 부채비율이 증자 전 713.4%에서 증자 후 300.4%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향후 매출액 증가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 확대, 친환경 선박 개발 등의 자금 소요를 고려할 때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이 상당 부분 운영자금으로 사용돼 차입금 감축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또 신종자본증권의 차입금적 성격과 보통주로의 전환 관련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회사의 재무안정성이 열위할 것으로 판단했다. 

IBK투자증권은 그동안 저가 수주와 원재료 부담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수년간 지연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 정상화될지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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