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부터 이달 3일까지 파업을 벌였던 영국 리버풀항이 곧바로 2차 파업을 예고했다.
영국 노동조합 유나이티드(Unite)는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600명의 리버풀항 하역 노동자가 파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노조는 파업까지 불사하며 두 자릿수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주간의 파업에도 사측이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자 두 번째 파업을 결의했다.
2차 파업엔 1차 파업에 참여했던 하역인력과 유지보수 엔지니어 외에 항만 통제실 인력까지 참여할 예정이다.
사측인 머지독스앤드하버(MDHC)는 인상률을 당초 7%에서 8.3%로 소폭 끌어올렸지만 노조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노조 측은 12.3%까지 치솟은 영국의 물가상승률(RPI)에 미뤄 한 자릿수 인상은 임금 삭감과 같다는 입장이다.
2021년 임금 협정과 교대 근무 개선 등의 합의사항을 사측에서 이행하지 않는 것도 파업의 빌미를 제공했다.
MDHC는 영국 억만장자인 존 휘태커가 이끄는 필그룹 소유다. 이 그룹은 조세피난처인 맨섬에 본사를 두고 있다. 호주 투자회사인 오스트레일리안슈퍼가 2대 주주다.
스위스 MSC는 리버풀항을 정기 기항하는 선사인 데다 자회사인 TIL을 통해 리버풀 제2터미널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영국 최대 항만인 펠릭스토항이 8월21일부터 29일, 9월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파업을 벌이는 등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현지 항만 노조의 임금 현실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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