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혼란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글로벌공급망압력지수(GSCPI)가 올해 8월까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 5월 이후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한 GSCPI는 3분기 들어 7월과 8월 1.75 1.47를 기록, 평균 1p(포인트)대까지 내려가면서 공급망 압력이 계속 하강하는 추세를 띠었다.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올해 8월 GSCPI는 1.47로 집계되며 전달에 비해 0.28p 후퇴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3월(2.48)과 견줘 1.01p 낮은 수준이었다.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코로나19 발발 이전 공급망 압력 최대치였던 2011년 4월(1.56)보다도 0.9포인트 떨어졌다.
지표만 놓고 보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다만 지표 결과와는 다르게 여러 산업계에선 여전히 물류 차질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례로 자동차 업계에선 아직까지도 차량용 반도체 부품, 배터리 원자재 등 여러 핵심 품목의 수급난에 신차 출고 적체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운‧물류업계도 물류 차질에 신음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북미서안 등 글로벌 항만의 혼잡 상황이 완화되고 있지만, 이번엔 철도 운송 등 복합운송망이 역대 최악의 적체를 겪고 있다.
미국 오클랜드 소재 태평양상선협회(PMSA)에 따르면 8월 로스앤젤레스(LA)와 롱비치 두 항구에서 수입 컨테이너가 기차에 실려 반출되기까지 걸린 평균 체류기간은 16.5일로 전달보다 0.1일 연장됐다. 집계가 시작된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길었다. 5일 이상 적체된 장기 체류 화물 비율도 지난 5월 이후 70% 이상을 보이며 심각한 물류 차질을 빚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항만 적체가 예년보단 확실히 나아지면서 컨테이너선 정시성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나, 코로나19 이전 수준만큼 물류 상황이 호전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아직까지도 물류 차질에 따른 선박 스킵(건너뛰기)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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