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자에 이어>
과거 사례를 보면, 소매상 대비 도매상의 재고 비율이 2002년 10% 이하에서 2006년에 4배 이상으로 급증하였다. 이는, 소매점들의 대형화에 따른 구매력 및 협상력의 제고에 따라, 소매단계의 재고는 대폭 감소하나 공급체인 상류(upstream)의 재고는 증가하는 소위 월마트 효과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공급자(벤더) 주도 재고관리(VMI), 벤더에 의한 매장 직배송(DSD) 연계 사업의 필요성을 보여주었다.
과거 컴퓨터 산업의 재고 변화추세를 보면, 원자재 재고를 포함한 전체 재고 그리고 특히 재공재고와 완제품 재고가 급격히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소위 델 효과로서, 과거 델 컴퓨터가 온라인 주문시스템을 통해, 원자재 공급-생산-글로벌 유통-배송을 신속대응(QR) 시스템에 포함함으로써, 주문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기반으로 모든 단계의 재고 수준을 감소하였으며, 이러한 방식이 여러 산업으로 확대된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물류비 실태조사·분석 활용 개선 방안
물류비는 간접비 성격이 크므로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점, 산업·기업별로 물류비에 대한 정의 및 파악 현황이 다른 점,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물류 회계 시스템 구축이 미흡한 점, 조사 및 조사원의 한계 등으로 인해 물류비 실태조사가 어려우며, 따라서 정확하지 않은 수치들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이는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하는 점이다.
또한, 앞에서 본 것처럼, 미국의 물류비 조사 자료가 국가·산업의 물류 관련 환경 변화, 당면한 핵심 이슈, 국가 정책 및 기업 전략을 위한 세부적인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 실태조사는 이러한 시사점 제공을 위한 세부적인 자료 제공이 미흡한 편이다. 따라서 실질적이고 세부적인 분석을 위한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 경우 보다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활용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교통연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같은 연구기관에서, 연구자 및 산업 사용자 대상 조사 및 해외 물류비 조사체계와의 비교분석에 기반을 두고, 종합적인 재정비를 할 필요가 있으며, 물류 환경 및 산업계의 니즈(needs) 변화에 따라 지속적인 조정 및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래는 개선 방안에 대한 예시이다. 첫째, 배송비에 대비한 수송비와 관련하여, 통계청 통계설명자료 및 물류비실태조사 설문 용어 설명에 따르면, ‘기업의 필요에 따라 물자를 물류거점까지 이동시키는 물류비’라는 식으로 되어 있으므로, 기업들이 설문에 답하고, 이용자들이 결과를 해석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따라서 ‘원자재 공급자, 공장, 판매시설, 물류시설 등 재고유지 위치 간의 대량(간선) 운송비’ 등으로 보다 구체적으로 정의 및 설명하여야 한다.
둘째, 보관비와 관련하여, 물류비 중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재고관리비인데, 조사 응답 기업에 따라 보관비에 포함되었는지 물류관리비에 포함되었는지 불확실하며, 이는 향후 조사 설계 시에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현재의 통계설명자료에는 ‘물자를 창고(물류센터) 등에 보관하는 활동에 소비된 비용’으로만 되어 있으므로, 향후 ‘재고관리비(이자, 세금, 보험, 감가상각, 진부화 등)’와 ‘창고비’를 분리하여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재고자산 현황은, 설문지에는 관련 문항이 포함되어 있으나, 원자재, 재공품, 완제품 별 재고자산 통계자료가 없으며, 앞의 월마트 효과 및 델 효과 사례에서 본 것처럼, 이러한 각 단계별 재고 수준 변화 추이 분석이 매우 중요하므로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셋째, 하역비에 유통가공비가 포함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물류가공비이므로 수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따라서 물류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가공은 물류가공비, 물류·유통 과정에서 실제 가공(즉 로컬라이제이션·지연전략 등으로 인한 가공)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유통물류비로 분리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경우, 유통물류비는 물류비에는 포함되지 않으나, 중요한 물류 활동에 포함되고 있으므로 별도 파악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 하역비 혹은 기타 비용 요소 설명에 유통가공비 및 물류가공비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현재의 설명에는, ‘유통가공 및 운송, 보관, 포장 등의 업무에 수반하여 상차 및 하차, 피킹, 분류 등 물자를 상하좌우로 이동시키는 물류비’라고만 되어 있다. 또한 하역비는 운송 및 보관과 연계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 경우 운송 및 보관비에 포함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이와 관련하여 조사 대상 기업에게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주어야 보다 신뢰할 수 있는 통계자료가 도출될 수 있다.
넷째, 조달물류비는, 현재의 통계설명자료에 의하면, ‘물자(원자재, 부품, 제품 등을 포함)의 조달처로부터 운송되어 매입자의 보관창고에 입고, 관리되어 생산공정(또는 공장)에 투입되기 직전까지의 물류 활동에 따른 물류비’라고 되어 있으나, 조사 대상이 제조 및 유통업체를 모두 포함하므로, ‘생산공정에 투입되기 직전까지의 물류 활동에 따른 물류비’ 대신 ‘공장 및 원자재창고 혹은 판매시설 및 판매제품 창고에 투입되기까지의 운송비, 선적·하역비, 검수비, 보관비를 포함한다’라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사내물류비에 대한 현재의 설명자료에는, ‘매입물자의 보관창고에서 완제품 등의 판매를 위한 장소까지의 물류 활동에 따른 비용’으로 되어 있으나, 판매업체의 창고 및 판매를 위한 장소(점포 등)까지의 물류비는 판매물류비에 포함될 뿐 아니라 설명이 부족하므로, ‘생산시설, 완제품 보관창고 등 사내 시설 간의 원자재, 재공재고, 완제품의 운송 및 보관과 관련된 포장비, 운송비, 선적·하역비, 선별비, 보관비, 재고관리비를 포함한다’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판매물류비에 대한 현재의 설명자료에는, ‘생산된 완제품 또는 매입한 상품을 판매창고에서 보관하는 활동부터 고객에게 인도될 때까지의 물류비’라고 되어 있으나, 판매창고까지의 물류비도 포함되어야 하며, 역시 설명이 부족하므로, ‘완제품을 보관하는 공장 창고 및 판매업체 창고 이후 단계의 각 완제품 보관시설로의 운송, 보관, 유통업체 및 고객으로의 배송과 관련된, 피킹, 배송, 선적·하역 비용을 포함한다’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일곱째, 기업물류비 증가 원인과 관련하여, 매출액 증가로 인한 물류비 증가는 당연한 건데 여기 답이 다 몰리고 다른 요인 파악이 제약되는 느낌이 있으며, 물류 시설 및 기기 투자는 비용으로 안 잡히고, 오히려 비용을 감소시키는 원인이므로, 감소 원인에 포함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기업물류비 감소요인에는 ‘물류 정보화·자동화·공동화·프로세스 개선’ 등 기업의 물류 혁신 및 개선 활동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문항들이 포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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