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18 14:03

택배노조, CJ대한통운 불법 점거 농성…노사 갈등 최고조

노조 “대화거부 상황 해결 위한 것”
사측 “불법행위에 관한 법적책임 물겠다”


최근 전국택배노동조합이 CJ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하면서 노사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 중인 택배노조는 “21일까지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전 택배사 파업을 불사하겠다”며 배수진을 쳤고, 회사 측은 불법 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맞섰다.

택배노조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CJ대한통운은 거짓 주장, 대화 거부, 노조 죽이기를 중단하고 즉각 대화에 나서라”는 입장을 표명하며, 이번 주부터 끝장 투쟁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특히 노조 측은 조만간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 전원이 상경해 서울 도심 집회 등 무기한 투쟁에 본격 나선다. 21일엔 전국택배노조 조합원 7000여 명이 상경해 택배 노동자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1시 20분경 택배노조원 200여 명이 CJ대한통운 본사 건물에 난입해, 로비 및 일부 사무실을 기습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난입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유리문 등 회사 기물을 파손하고, 보안요원 및 임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CJ대한통운 측은 “택배노조의 불법적인 점거와 집단적 폭력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즉각 퇴거와 책임자 사퇴 등을 요구한다”며 “당사 관련한 비관용 원칙에 따라 관련자 모두에 대한 형사적, 민사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렵게 만들어진 사회적 합의를 자신의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며 “CJ대한통운의 부당한 돈벌이를 막고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이번 노조 파업으로 불편을 겪는 국민과 소상공인께 죄송하다”며 “이런 극단적 방법을 택한 것도 파업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노조의 고심 어린 방법이었다는 것을 이해해달라”며 사측에 파업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진 위원장은 “시간을 끌어서 생계에 지친 조합원들의 탈퇴를 유도해 노조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가 명백해지고 있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파업사태를 종결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택배기사들도 폭력집회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비노조 택배연합은 “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 본사 침입 및 점거는 노동운동이 아닌 폭력적이고 시대와 맞지 않는 야만적 행위”라고 규탄했다. 택배연합은 “노조의 즉각적 철수와 택배노조 지도부의 총사퇴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이번 노조의 결정으로 다른 비노조 택배기사들의 일자리와 택배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CJ대한통운은 11일 택배 노조를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일부 점거자들이 마스크를 벗고 건물 안에서 흡연을 하는 등 정부의 방역수칙 준수 여부에 대한 점검도 요청했다. 경찰은 노사 간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노조의 자진 퇴거를 설득하는 한편 불법 행위에 대해선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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