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기업의 부당 공동행위 여부를 결정짓는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해운사 단체인 한국해운조합이 과징금 부과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해운조합은 공정위가 국적컨테이너 선사들에게 과도한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제2의 한진해운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11일 밝혔다.
해운사를 대상으로 한 과징금 부과는 201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해운재건 정책에도 배치되는 데다 중소선사에 큰 타격을 줘 기업은 물론 해운산업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 경쟁당국이 사상 초유의 해운사 제재에 나설 경우 해외 경쟁당국의 보복 제재가 잇따르고 외국선사들이 국내 항만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과징금 부과를 반대하는 이유다.
나아가 항만근로자의 대량 실직사태와 각종 항만부대산업의 붕괴라는 부정적 연쇄효과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과징금 부과로 국적선사들은 도산하고 중국이나 대만 등의 아시아 경쟁 선사들이 그 자리를 차지해 동북아 거점항만으로 도약한 부산항은 지역항만으로 전락하고 국내 화주들은 선복을 구하지 못해 피해를 볼 거라고 조합은 목소리를 높였다.
공정위는 지난해 5월 동남아항로에서 운임 담합을 한 혐의를 받는 국내외 23개 해운사에 최대 80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심사보고서를 냈고, 제재 여부는 12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심판정에서 열리는 전원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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