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머스크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에 메틸알코올(메탄올) 연료를 사용하는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머스크와 1만6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4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8월 동형선 8척을 발주한 데 이어 올 들어 계약서에 포함돼 있던 4척의 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에 머스크가 발주한 컨테이너선은 이중연료 추진엔진이 탑재돼 친환경 원료와 디젤을 모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선박들은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5년까지 상반기까지 선주사에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머스크는 당초 2030년부터 탈탄소선박을 운항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가 일정을 7년이나 앞당겼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유에 비해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어 탄소중립 시대의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머스크는 이번 메탄올 선박 발주로 기존에 운영하던 노후 컨테이너선을 일부 대체해 연간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을 100만t 가량 저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10일 유럽 및 중남미 소재 선사 등 3곳과 1만6000TEU급 이중연료 추진 대형 컨테이너선 4척, 17만4000입방미터(㎥)급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척, 2500TEU급 컨테이너선 4척 등 총 9척에 대한 선박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유럽 소재 발주처는 로이즈리스트가 보도한 머스크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앞서 지난 4일 1만5000TEU급 LNG추진 대형 컨테이너선 6척, 17만4000입방미터급 LNG 운반선 1척, 1800TEU급 컨테이너선 3척 등 1조6700억원 규모의 선박 10척을 새해 마수걸이로 수주한 바 있다. 이번 수주를 포함해 새해 일주일 새 약 3조원 상당의 선박을 수주하게 됐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든 3600만CGT(수정환산톤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LNG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중심의 발주가 늘어나고 신조선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 발주 문의가 연초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친환경 선박 분야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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