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컨테이너 항만의 혼잡이 심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태풍이 원인이다.
13일 해운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중국 메이산섬에 위치한 닝보·저우산항 메이둥(梅東) 컨테이너터미널이 현장에서 일하던 34세 남성의 코로나19 확진으로 긴급 폐쇄됐다.
메이둥부두는 확진자가 발생한 11일 오전 3시30분부터 운영을 중단했고 닝보항 내 다른 부두는 인원 출입과 화물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245명의 부두 노동자도 격리된 상태다. 확진자는 메이산섬 내 회사 기숙사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부두가 폐쇄됐다는 점은 지난 5월 발생한 중국 선전 옌톈항 사태와 유사하다. 특히 세계 3위 항만의 부두 폐쇄가 해운시장 최성수기에 일어나 선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독일 선사인 하파크로이트는 이번 사태로 선박 운항이 지연될 거라고 예상했다.
다만 메이둥부두 화물 처리량이 옌톈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다 선사들의 학습효과로 하역 중단 사태가 닝보항 전체로 확대되지 않는 한 후유증은 크지 않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닝보항은 지난해 컨테이너 2800만TEU를 처리한 세계 3위 컨테이너항만이다. 전체 화물 처리량에선 12년 연속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메이둥부두는 닝보항 처리량의 20%인 540만TEU를 담당했다. 이와 비교해 옌톈항은 지난해 선전항 물동량의 절반인 1330만TEU를 처리했다.
선사들은 닝보항 입항을 생략하는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 선사 CMA CGM은 12일 닝보·저우산항 입항을 건너뛰고 상하이항으로 우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MA CGM이 소속된 오션얼라이언스의 중국-미동안 노선을 취항 중인 4250TEU급 컨테이너선 <코스코베니스>(Cosco Venice)호가 지난 11일 상하이를 출항한 뒤 닝보항을 지나치고 남중국으로 직행했다. 이 선박의 당초 일정은 중국 내 상하이 닝보 샤먼 옌톈을 기항한 뒤 파나마운하로 항해하는 것이었다.
우려스러운 점은 선사들의 상하이항 이전 전략이 쉽지만은 않을 거란 점이다. 지난달 말 6호 태풍 ‘인파’의 상륙으로 세계 1위 컨테이너항만인 상하이항도 며칠 동안 폐쇄되며 심한 적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닝보항 화물까지 상하이로 몰려들 경우 적체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해운조사기관인 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상하이항과 닝보항 모두 8월 들어 일주일 안팎의 물류 지연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1일 정도였던 상하이항의 평균 선박 대기시간은 8월 들어 6일로 크게 확대돼 한 달 새 3일에서 7일로 대기 시간이 늘어난 닝보항보다 가파른 증가율을 보였다.
영국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현재 두 항구에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은 전 세계 컨테이너선단의 3%인 140척 75만TEU에 달한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고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있지만 감염력이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지난달 말 난징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12개 지역으로 빠르게 퍼져 중국 항만의 추가적인 폐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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