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 수출화물 운송 수요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강세를 띠던 수입항로 운임도 크게 꺾였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5월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9만9200TEU를 기록, 1년 전의 28만8300TEU에서 4% 성장했다.
이로써 한중항로 실적은 두 달 만에 30만TEU 아래로 떨어졌고 두 자릿수 성장률도 멈췄다. 지난 3월 14% 늘어난 31만800TEU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뒤 4월에도 11% 늘어난 30만5100TEU를 기록한 바 있다.
수출물동량은 5% 감소한 10만1000TEU에 머문 반면 수입물동량은 13% 성장한 17만8000TEU를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다. 피더화물은 17%나 빠진 2만200TEU에 그쳤다. 수출화물이 감소세를 띤건 지난 연말 이후 5개월 만이다.
지난해 12월 9%의 감소를 보인 뒤 올해 들어 반등에 성공한 수출화물은 1월 28%, 2월 2%, 3월 16%, 4월 16% 등 2월 한 달을 제외하고 모두 두 자릿수 성장하는 괄목할 만한 행보를 보였다.
중국 항구별로 보면, 상하이 톈진(신강) 칭다오는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다롄과 닝보는 마이너스 성장을 신고했다. 상하이는 3% 늘어난 8만TEU, 톈진은 8% 늘어난 4만700TEU, 칭다오는 4% 늘어난 4만4300TEU를 냈다. 하지만 닝보는 18% 감소한 2만8400TEU, 다롄은 1% 감소한 1만9200TEU를 각각 처리하는 데 그쳤다.
합성수지(레진) 수출은 4월에 이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 한 달 동안 중국으로 수출된 석유화학제품은 53만9700t을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80만5900t에서 무려 33% 감소했다. 이 가운데 합성수지는 28% 감소한 41만6600t이었다. 석유화학제품은 2월과 3월 성장한 뒤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감소 폭을 보였다.
다만 수출금액은 25%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제품 단가 상승이 물동량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점쳐진다. 선사 관계자는 “5월 이후 수출화물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전통적인 강세 품목인 레진도 실종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운임은 하락세를 탔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6월18일자 상하이발 부산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31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의 319달러에서 28% 하락했다.
수입운임은 전 세계적인 컨테이너장비난에 힘입어 지난 2월 사상 최초로 300달러를 돌파한 뒤 3월을 제외하고 이달 초까지 300달러대를 유지하다 갑작스럽게 200달러대로 내려 앉았다.
수출항로 운임은 바닥권을 유지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재 부산발 상하이행 컨테이너 운임은 1달러에 머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일 하파크로이트와 대만 TS라인이 7월1일부터 각각 455달러 50달러를 받는다고 신고해 눈길을 끈다. 앞서 덴마크 머스크도 500달러를 공표한 바 있다.
선사 관계자는 “수출 물동량이 크게 빠지다 보니 운임을 인상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THC(터미널조작료) 같은 부대운임이라도 착실히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천경해운과 팬오션이 남중국 노선 강화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천경해운은 친저우를 거점으로 철도로 충칭 쿤밍 청두 같은 중국 서부내륙을 연결하는 물류망을 구축해 서비스에 들어갔다. 팬오션은 800TEU급 선박 1척을 추가 투입해 중국 광저우지역과 인천을 연결하는 해상항로를 격주에서 주간 체제로 강화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