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에서 해운 분야 탄소세 도입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16일 발트국제해운협의회(BIMCO)와 외신 등에 따르면 해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등 8개국은 국제해사기구(IMO)에 50억달러(약 5조6700억원) 규모의 IMO해사연구기금(IMRF)을 설립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했다.
IMRF 창설은 지난해 11월 열린 IMO 제75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75)에서 처음 제기됐다. 국제해사연구개발위원회(IMRB)를 설립해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기금을 조성해 재정적으로 IMRB를 지원하도록 하자는 내용이었다.
8개국은 제안서에서 기금 조성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선박 연료를 사용하면 그에 대응하는 출연금을 의무적으로 내도록 하고 이를 재원으로 50억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는 내용을 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 부속서VI에 명문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 국가는 또 선박연료의 종류에 따라 탄소세 규모도 차등화할 것을 요청했다. 기존 벙커유(중유)는 1t당 2달러,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LNG(액화천연가스)는 1.7달러를 걷는 게 합리적이란 의견이다.
8개국은 제안서에서 IMO해사연구기금이 설립되면 유럽연합에서 자체적으로 도입한 배출권거래제(EU-ETS)는 이중 징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안서엔 그리스 일본 싱가포르 스위스 라이베리아 몰타 나이지리아 조지아 등 8개국이 참여했다. 빔코와 국제해운회의소(ICS) 세계선사협의회(WSC) 국제유조선주협회(인터탱코) 국제독립유조선주협회(IPTA) 국제크루즈선사협회(CLIA) 국제해양계약자협회(IMCA) 국제벌크선주협회(인터카고) 국제페리선사협회(인터페리) 등 국제 해운단체가 지원한다.
오는 6월 열리는 IMO 76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에 제안서를 상정해 11월 열리는 77차 회의에서 승인을 얻는다는 목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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