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2-27 09:22
세계 향해 두팔 벌리는 인천국제공항, 안고 있는 문제점도 많아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일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동북아 허브공항을 기치로 내걸고 92년 첫 발을 내딘 인천공항이 드디어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총공사비 7조8천억원이 투입된 인천국제공항은 규모만큼이나 건설초기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인천공항은 이처럼 선진 공항 수준의 시설과 운영체계를 갖췄지만 개항 후 국제선을 전담하게 되고, 김포공항은 국내선만을 맡게 됨에 따라 여객들이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인천공항이 어떠한 모습으로 드러낼지, 문제점은 무엇인지 점검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21세기 동북아시아의 관문을 목표로 지난 1992년 11월 착공한 인천국제공항이 3월 29일 세계를 향해 문을 연다.
인천의 서쪽 끝에서 3Km 남짓 떨어진 영종도와 인근 섬 용유도 사이 바다를 메워 조성한 인천공항은 개항후 자전거 바퀴살의 중심처럼 동북아 하늘의 교통축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 94년 ~ 99년 앞다퉈 개항한 일본 간사이, 홍콩 첵랍콕, 중국 푸둥 등 주변 경쟁공항을 제치고 인천공항이 동북아 하늘의 패권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인천공항은 인구 2천만명의 수도권을 배후에 두고 있고, 비행거리 3.5시간 반경 내에 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를 43개나 보유하고 있다는 지정학적 장점을 지니고 있다.
개항 첫해 인천공항의 시설사용료는 간사이(8천844달러)나 첵랍콕(5천63달러), 푸둥(5천807달러) 등 주변 공항보다 훨씬 저렴한 2천800달러로 잠정 결정됐다.
이처럼 사용료가 낮게 책정된 것은 개항 초기 외국 항공사를 적극 유치하기 위한 영업전략과 함께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측의 요구 등이 작용한 것도 사실이지만 다른 경쟁공항에 비해 공항건설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갔기 때문에 가능했다.
인천공항의 공사비(49억달러)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푸둥공항을 제외할 때 간사이(139억달러)나 첵랍콕(120억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비교적 얕은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인천공항 부지는 여의도 면적의 18배인 1천700만평에 달하며, 완만하게 휜 활 모양의 여객터미널(지상 4층, 지하 2층) 연면적은 축구장 60개를 합쳐 놓은 것과 비슷한 15만평이나 된다.
길이가 1천66m인 여객터미널은 시간당 6천400명의 여객과 3만2천개의 수하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출발층인 3층에는 김포공항에 비해 67개 많은 252개의 체크인 카운터가 마련됐다.
공항 한 가운데는 세계에서 3번째로 높으면서(100.4m) 진도 7의 강진에도 안전하도록 내진 설계된 관제탑이 첨단시스템으로 중무장한 채 위용을 자랑하고 있으며 그 옆에는 자주 부는 바람의 방향을 따라 남북으로 배치된 길이 3천750m의 활주로 2개가 항공기의 이 착륙을 기다리고 있다.
활주로 동쪽에는 연간 205만톤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화물터미널(항공기 24대 수용 가능)이 있고 여객터미널 앞쪽에는 5천대의 차량을 동시 주차시킬 수 있는 교통센터(지상 2층, 지하 4층)가 자리잡고 있다.
세계 선진 공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인천공항은 개항 초기 초래될 수 있는 운영상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종합시운전을 하고 있다.
실제와 유사한 상황을 부여해 테스트하는 시험운영은 첵랍콕 공항 등의 개항 준비에 참여했던 독일계 공항운영 컨설팅회사인 'DLIA사가 작성한 150여가지의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공항 업무의 핵심인 출입국 수속 등 여행자 관련 사항은 자원봉사자들의 참여속에 실시되고 있다.
하루에 동원되는 자원봉사자 수는 그날 실행되는 시나리오에 따라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1천명 이상되며, 특히 여객터미널 시설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오는 27일에는 인력 1만5천명과 항공기 2대가 한꺼번에 동원될 예정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마지막 남은 한달동안 철저한 준비로 성공적인 개항을 이뤄 연간 2천700만명의 여객과 170만톤의 화물을 처리, 간사이공항(2천500만명)이나 푸둥공항(2천만명)을 압도한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한 관계자는 "남은 기간동안 공항공사 직원은 물론 항공사, 지상조업사, 출입국 관련기관을 모두 동원하고 반복 훈련을 통해 순조로운 개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동안 제기된 문제점의 일부는 개항을 한달 남짓 앞둔 현재까지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 인천공항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비싼 이용료- 인천공항을 이용하려면 시민들은 적잖은 주머니돈을 준비해야 하며 화물운송에 따른 수출입업자, 복합운송 관계자들 역시 높은 수송료를 지불해야 한다. 먼저 유일한 접근수단인 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해 자가용으로 공항에 가려면 왕복 통행료 1만2천원, 공항이용료 1만5천원, 출국세 9천원, 주차비, 기름값 등 6만-7만원이 들어 김포공항 이용때보다 갑절의 비용이 소요된다.
시내외 버스와 리무진의 요금도 5천원-1만5천원선에서 결정될 예정이어서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된다.
더욱이 올해 착공되는 공항철도와 제2 연육교는 공항고속도로와 마찬가지로 민자를 유치해 건설될 예정이어서 철도나 다리가 놓이더라도 요금이 낮아질 가능성은 적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국제공항 진입로를 민간사업자에게 투자를 준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시설사용료 김포 대비 19.7% 인상
인천국제공항의 시설사용료(Turnaround charge)가 김포공항(2천339달러) 대비 19.7% 인상된 2천800달러(336만원)로 확정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6일 항공기의 시설사용료를 최종 확정,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인천공항 사용료는 주변 경쟁공항인 일본 간사이(關西)공항(8천910달러), 중국 푸둥(浦東)공항(5천388달러)의 31∼52% 수준이다. 시설사용료는 B747-400항공기가 활주로에 착륙해서 2시간 동안 공항을 이용한뒤 이륙할 때까지 들어가는 각종 요금을 총괄한 것이다.
여기에는 착륙료와 조명료, 소음부담금, 정류료, 수하물처리시설사용료, 탑승교사용료 등이 포함된다.
공항공사는 작년 1월부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7차례에 걸친 공식회의와 수십차례의 서신교환을 통해 사용료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착륙료와 정류료 등 2가지 항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때문에 공항공사는 IATA와의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공항당국이 최종적으로 사용료를 결정해 통보한다는 국제 관례를 따랐다.
한편 해외여행자가 인천공항에 납부해야 하는 여객이용료는 김포공항(9천원)에 비해 66.7% 인상된 1만5천원으로 확정됐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사용료는 공항공사의 재무분석 결과를 고려할 때 5천달러 수준이 적정하지만 항공사들의 이전 비용과 외국 항공사 유치 전략 등을 감안, 2천800달러로 정했다"고 말했다.
▲접근도로 부족- 현재로서 인천공항에 진입하는 방법은 지난해 개통된 신공항 고속도로가 유일하다. 월미도-영종도, 율도-영종도를 오가는 해상노선이 있긴 하지만 공항이용객의 대부분이 수도구권 시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접근방법이 태부족인 상태다.
신공항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나 화재, 차량집중에 따른 정체현상이 발생할 경우 항공기가 예정된 시간에 뜨고 내리는 정시성 확보에 문제가 된다.
이 같은 교통문제는 올해 착공되는 공항철도 1단계 사업(인천공항-김포공항, 38.7KM)이 끝나는 2005년이나 2단계 사업(인천공항-김포공항-서울역,61.5KM)이 완공되는 2007년에야 해소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공항이용료도 김포공항(9천원)에 비해 66.7% 오른 1만5천원으로 정해졌으며, 주차요금은 김포공항(기본 30분 1천원에 15분마다 500원 추가) 보다 다소 높게 책정될 전망이다.
이에 승용차 편으로 인천공항을 찾는 여행객은 공항고속도로 통행료(소형차 6천100원)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적잖은 부담을 안게될 것으로 보인다.
공항철도가 가설되지 않은 인천공항에는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을 연결하는 42개 노선버스와 공항버스가 운행될 예정이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 건설과정에 IMF사태가 터져 공항철도 개설 등이 늦어지는 바람에 여객들이 공항 접근에 다소 어려움을 겪게 된 게 안타깝다"며 "그러나 인천공항은 국제항공운송협회가 매년 세계 주요 공항을 대상으로 매기는 순위에서 개항과 동시에 상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의 경영난- 인천국제공항에 투입된 사업비는 공항고속도로 건설비용을 제외하고도 5조9천838억원(1월말 기준)에 달한다. 이중 정부가 출자한 것은 2조5천23억원이며 국내 금융기관과 해외 펀드를 통해 차입한 돈은 전체 사업비중 62%인 3조4천815억원이며 올해 갚아야 할 이자부담만 최소 3천400억원이다.
더욱이 개항 첫해 영업손실이 2천8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어 당분간 공항운영에 따른 재정난은 불가피하다.
최근 시중은행의 금리가 인하됐지만 공항이용료가 당초 계획(5천달러)의 절반인 2천300달러 수준에서 결정돼 단기적으로 공항내 시설임대료, 승객들의 공항이용료 등의 연차적 인상외에는 재정난을 해소할 방법이 없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공항사측은 인천공항의 국고보조금 비율(385)이 말레이시아의 세팡공항(93%), 홍콩 첵랍콕공항(77%)에 비해 떨어진다며 정부의 추가 출자를 희망하고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자연재해의 가능성- 인천공항에는 최근 50M 앞도 분간하기 힘든 짙은 안개가 4시간 동안 낀 적이 있다. 개항했다면 당연히 공항마비가 불가피했을 법한 이번 안개는 "영종도의 시정 200M이하 안개일수는 김포공항의 절반인 연평균 19일"이라는 공사측의 기존 주장을 무색케 했다.
공사측은 "폭설로 쌓인 눈이 녹으면서 해무와 결합해 안개가 전례없이 짙게 발생했다면서 2~3년내에 정밀접근계기 비행절차를 시정 50M에서도 착륙을 유도할 수 있는 카테고리로 채택할 경우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립 등 인위적인 자연환경 변경에 따른 공항과 영종대교의 해무는 당분간 공항이용객들을 괴롭히는 요인일 수 밖에 없다.
▲기타- 이외에도 인천공항을 불편하게 하는 요인으로는 숙박시설 등 편익시설 부족과 지방승객들의 국제선 연계 부족 등이 꼽힌다.
현재 대한항공의 칼호텔과 메리어트호텔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2002년에나 준공될 예정이어서 이용객들은 당분간 시내까지 나와서 호텔에 묶얻야 하며 지방승객들은 국내선 항공기를 통해 김포공항에 오더라도 버스를 타고 다시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국제선을 이용하는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
인천국제공항의 캐치프레이즈는 'Winged City(나는 도시)'
국제공항은 고유 업무인 항공운송뿐 아니라 비즈니스와 레저, 상업, 숙박 등의 복합기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시대적 요청에 맞게 붙여진 별칭이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중앙홀(그레이트 홀) 2층에는 비즈니스센터 2개와 정보통신센터가 개설된다. 중앙홀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설치된 2개의 비즈니스센터에는 4∼15인용 회의실이 각각 4개씩 들어서고 효율적인 회의진행을 위한 시청각 도구들이 준비된다.
이곳에서는 통역이나 번역서비스, 비서업무 지원 등은 물론 호텔과 항공권, 렌터카 예약 등 비즈니스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가 제공되며 인근 정보통신센터에는 공항이용자가 인터넷이나 팩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컴퓨터와 팩시밀리가 갖춰진다.
여객터미널 4층 보세구역에는 인천공항에 내려 중국 등 다른 나라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대기시간에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89실 짜리 미니 환승호텔이 들어선다. 터미널 내에는 이밖에도 260평 규모의 볼링장과 360평 규모의 헬스. 사우나시설, 면세점, 패스트푸드점, 유아휴게실 등 각종 편의시설이 곳곳에 설치된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노약자, 연결편 탑승이 촉박한 환승객들을 위해 실내전동차(Battery Car) 서비스도 제공된다.
특히 인천공항에서는 입국장의 X-레이 투시기가 없어지고 휴대품신고서 작성도 400달러 이상의 물품 취득 여행자로 축소되며, 지난해 5월부터 김포공항에서 시행된 해외단체여행객 사전심사제도 계속 적용된다. 출입국 절차의 간소화로 여행자들의 출.입국 소요시간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권고하는 45분 이내로 단축될 것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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