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선박에 실려 있던 컨테이너가 바다에 떨어지는 사고가 또 일어났다. 지난해 11월 말 이후 세 번째 비슷한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2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선사 머스크의 1만3490TEU급 컨테이너선 <머스크에센>(Maersk Essen)은 지난 16일 북태평양을 횡단하다 컨테이너 750개를 유실했다.
지난달 26일 중국 샤먼을 출발한 이 선박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가다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북동쪽으로 690km 떨어진 해상에서 악천후를 만나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해운조사기관인 영국 로이즈리스트인텔리전스와 독일 플리트몬에 따르면 선박은 당시 항속 10노트로 운항하다 강한 풍랑이 몰아치자 제 항로로 가지 못하고 남동쪽으로 급격히 선회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컨테이너가 바다로 빠졌다. 플리트몬은 사고 해상에 100개 안팎의 컨테이너가 표류하는 장면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선박은 사고 이후에도 항해를 계속하면서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목적지는 적체가 심하고 혼잡한 LA가 아닌 멕시코 라사로카르데나스로 바꿨다. 현재 LA항이 있는 미국 산페드로만엔 현재 45척의 선박이 입항을 기다리며 정박 중이다.
<머스크에센>호는 멕시코 항만에 오는 29일 도착해 약 17일 정도 머물며 수리와 화물 재선적 등 사고 수습을 한 뒤 2월15일 LA로 향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선박은 지난 2010년 현대중공업에서 지어졌으며 영국선급협회(LR)에서 선급증서를 취득했다. 선주배상책임보험(P&I)은 영국 브리태니어스팀십에 가입해 있다.
머스크 측은 “피해를 입은 고객을 대상으로 클레임 절차가 진행된다”며 “선박에 타고 있던 선원은 모두 안전하다”고 전했다.
최근 컨테이너선박이 항해를 하다 컨테이너를 잃어버리는 사고가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11월30일 원의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원에이퍼스>(ONE APUS)가 하와이 북서부 해상에서 악천후를 만나 컨테이너 1816개를 유실했다.
한 달 후인 12월30일 대만선사 에버그린의 8452TEU급 컨테이너선 <에버리버럴>(Ever Liberal)호가 일본 가고시마현 시모코시키(下甑)섬 남서쪽 해상에서 40피트 컨테이너(FEU) 36개를 바다로 떨어뜨리는 사고를 냈다.
사고 원인은 모두 기상 악화였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지난해 사고를 낸 두 척의 선박은 모항인 일본 고베와 대만 타이베이로 회항한 반면 머스크 선박은 항로를 유지하며 사고를 수습할 계획이란 점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말 <머스크에센>과 동급 선박인 <머스크엘바>(Maersk Elba)호가 이집트 수에즈운하를 지나 영국 펠릭스토로 가다 엔진룸에서 불이 나는 사고를 입기도 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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