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05 11:25

택배종사자 이제는 보호해야 할 때

대형택배사들 차례로 인력증원
롯데택배 노동자 총파업 돌입




택배 노동자들의 비극적 소식이 계속해서 전해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택배 노동자들의 죽음을 추모하며 연대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제는 정말 변해야 한다. 

가장 먼저 CJ대한통운이 최근 발생한 택배기사 사망에 대해 사과하고 기사들의 작업시간과 강도를 대폭 낮추는 내용의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상품인수에 별도 인력 4000명을 투입하기로 했고, 전체 집배점을 전수조사해 택배기사들의 산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자동화시설을 확대해 작업강도를 낮추고, 상생협력기금을 마련해 택배기사들의 복지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어 한진은 11월 1일부터 심야배송을 중단하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당일 미배송한 물량은 다음날 배송하기로 했다. 또한 택배기사의 업무를 줄여줄 수 있는 분류 지원 인력은 전국의 사업장과 대리점 환경에 맞게 11월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투입인원은 약 1천명 규모로 추산되며, 이에 따른 비용은 회사가 부담한다. 이를 통해 앞으로 택배기사의 분류작업 부담을 경감하여 배송에 전념하도록 지원체계를 갖춰나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터미널 자동화를 위해 택배부문에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CJ대한통운과 마찬가지로 택배기사들의 복지에도 힘쓸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택배기사와 사측의 갈등이 깊어지는 모습도 포착된다. 롯데택배의 노동자들은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10월 27일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에서 ‘롯데택배 전국 총파업 돌입 출정식’을 열고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앞서 10월 25일 전국택배연대노조 조합원들의 배송 구역에 집하를 금지했다가 택배기사들이 ‘불법 직장폐쇄’라고 항의하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택배노조는 “코로나로 택배 물량이 늘어난 덕분에 롯데택배는 엄청난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택배 노동자의 처우는 악화하고 있다”며 “모든 책임과 권한을 가진 회사가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삭감된 택배 노동자의 배송 수수료 원상회복과 분류작업 시스템의 개선, 노동조합 인정과 활동 보장 등 6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번 총파업에는 서울과 경기 광주 울산 경남 등 전국 각지에서 약 250명이 참여한다고 택배노조는 밝혔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10월 25일 저녁에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 경기도 성남시와 울산 광주 창원 등 일부 지점에 택배 접수 중단조치를 내렸다. 해당 지점들은 택배연대노조 롯데택배 조합원들이 근무하는 곳이다. 

진경호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노조에 소속된 2백여 명의 택배 노동자들은 전산이 막혀 물건을 받지도 못했다”며 “본격적인 파업을 하지도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택배접수를 중단한 것은 명백히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또 진 수석부위원장은 “1년에 두세 차례 수수료를 깎는 택배회사가 어디 있느냐”며 “수수료를 인상해 달라는 게 아니라 올해 또는 작년에 깎았던 수수료라도 원상회복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은 “파업을 대비해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일부 전산을 조정한 것”이라며 “현재는 제한 없이 정상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미 분류인력 1000명을 투입하기로 했고 상하차비와 페널티제도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며 “수당 삭감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 박재형 기자 j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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